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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집을 바꿔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조회수 2017. 7. 27. 15: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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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평대 / 아파트 / 북유럽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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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들 하나를 둔 결혼 5년차 주부이자, 건축을 전공한 주현진이라고 합니다. :D

원래 이것저것 만들기를 좋아하는 데, 작년부터 셀프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져서 리폼과 함께 조금씩 꾸며보고 있어요. 시간 나는 대로 여긴 어떻게 바꾸어보면 좋을까 고민하곤 하는데, 최근에는 그런 고민이나 일상을 담아 블로그랑 인스타도 시작하게 되어서 틈틈이 취미생활로 즐기고 있답니다.
저희는 이사하면서 공사를 한 게 아니라 살던 중에 새롭게 인테리어를 했어요. 당시 사정 상 저희가 이사 들어오는 날과 기존 입주자분이 나가시는 날이 같아서 정말 집을 하나도 손 보지 못 하고 들어가게 됐어요.

벽지나 바닥 같은 건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지만 연식이 꽤 된 아파트이다 보니 아무래도 곳곳에 숨길 수 없는 문제가 많았죠. 처음에는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어서 그냥 그대로 7-8개월을 보냈는데, 그러다 보니 이 환경에 익숙해져 꾸미는 것도 포기하고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집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바로 '불편함' 때문이었어요. 전등이 오래 되어서 나중엔 형광등을 바꿔도 깜빡거려 불편했고, 살림이 늘어가는데 수납이 부족해 불펴했고, 아이 장난감들로 인해 모호해진 거실 때문에 손님 초대하기도 애매해졌고, 욕조가 고장 나서 씻기가 불편했고, 그로 인해 바닥에 늘 물기가 많아 아이가 화장실 갈 때마다 조마조마 했죠.

이런 것들이 수도 없이 쌓였을 무렵, 드디어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하나씩 해결하기 시작했어요. 시작이 힘들지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로 진행 되더라고요. 이 집에서 몇 년 더 살 계획이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잘 한 일 같아요.
원래는 안방에서 세가족이 함께 자고, 작은 방은 작업실 겸 드레스룸으로 썼었는데 아이가 조금 크면서 작은 방을 아이방으로 따로 만들었어요.

다음에 다시 인테리어를 한다면 그 땐 꼭 짐이 들어오기 전에 해결을 볼거에요! (웃음) 이번엔 그러지 못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디든 제약이 많았거든요.

욕실이 하나인지라, 생활하면서 욕실 리모델링이 불가능 했기 때문에 (아이도 있는데 물을 며칠 동안 안 쓴다는 게 불가능 하기에) '있는 그대로에서 최대한 좋게 바꾸어보자' 식이었거든요. 그리고 다른 공간도 역시 어떤 작업이든간에 생활 중에 해야하는 것이기에, 최대한 빨리 끝내버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죠. 그래서 다음번에는 꼭 이사 전에 여유롭게 바꾸고 싶어요.
전에는 거실에 아이용품이 많았었어서 거실다운 거실로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가 본격적으로 아이용품을 옮겨주면서 그제서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다른 벽면은 깨끗한데 유독 거실 벽만 자주 기대셨는지 얼룩이 심하더라고요. 그걸 가려주기 위해 처음으로 셀프페인팅에 도전하게 됐어요.

작은 집이라 밝은 색으로 모두 칠하는 게 제일이지만, 그렇게 되면 등이 자주 닿는 부분은 또 오염되기 쉬워서 선택한 방법이 분할 페인팅이에요.

위에는 밝은 색, 등이 자주 닿는 아랫부분은 어두운색, 이렇게 투톤으로 페인팅했더니 실용적이기도 하고 더 넓어보여서 좋은 것 같아요. 원래 하얀색이었던 플라스틱수납장도 같은 색으로 페인팅해주고 소품을 올려줬더니 딱이더라고요.
그리고 신경 많이 썼던 부분이 거실의 필수템, 소파에요. 작은 평수의 집에서 일반 소파를 두는 것은 정말 더 좁아 보이는 방식인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좌식소파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두 세트를 ㄱ자형으로 배치했더니 아주 편하게 사용 중이에요. 그리고 앞에는 좌탁을 두었는데,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형태라서 평소에는 넣어두었다가 필요시에 꺼내면 넓게 쓸 수 있어서 공간 활용도도 좋고 아주 유용해요.

전면에 TV를 올려둔 시스템장은 이전 집에서부터 사용하던건데 무엇보다 수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저희 집에서는 아주 효자가 따로 없어요. 원래는 책장이 양옆에 대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쪽은 다른 방에 두고 거기서 또 다른 수납을 담당하고 있어요.
저희 집 베란다는 오래된 연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데다 굉장히 좁은 편이라 처음엔 세탁, 건조, 기타 수납용도 외에는 활용하기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햇살 잘 드는 남향집에서, 햇살이 가장 잘 드는 저 공간이 버려지는 게 아쉽더라고요. 기능은 살리되, 각각을 분리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음 편히 나갈 수 있도록 바닥에 데크도 깔아주고, 압축봉과 커튼을 이용해서 공간을 나눠주었죠. 흰 커튼이 관리하기 어려울 수 도 있겠지만 저는 밝은 공간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어요.
블라인드도 화이트로 하고 벽장의 문도 화이트로 리폼하게 되었죠. 새로 생긴 가운데 공간에는 슬림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폭신한 러그를 깔아줬더니 작지만 소소한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었어요. 요즘처럼 따뜻한 날씨에는 저기서 커피도 한잔 하고, 책도 읽고, 노트북 올려놓고 작업도 하곤 하는데 햇살과 함께 기분도 덩달아 밝아지는 기분이에요.
저희 집은 작은 평형이라서 문을 열면 바로 주방공간이 나오고, 각 실을 가려면 꼭 이 곳을 지나가야 해요. 그래서 렌지대 겸 식탁을 기준으로 현관 쪽은 복도의 역할인거고, 그 반대쪽은 음식을 요리하는 공간, 그리고 렌지대 뒤편의 자투리공간은 이것저것 수납도 하고 식료품도 보관해두는 팬트리로 쓰고 있어요.
팬트리 쪽의 수납장은 전에 사시던 분께서 두고 가신 거실 붙박이장인데, 떼어다 위 아래로 쌓아서 너무나 잘 쓰고 있답니다.
싱크대 쪽은 기존에도 깔끔한 편이어서 크게 손대지 않고 손잡이만 바꾸어주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인상이 확 바뀌어서 만족중이에요. 오래되어 변색된 타일 줄눈은 줄눈 마카로 간편히 뽀얗게 바꿔줬답니다!
(살짝 투척해보는 주방 비포모습)
조리대가 좁은 편인데, 바로 앞의 렌지대 겸 식탁을 활용해서 11자형 주방처럼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이 식탁 역시 줄었다 늘렸다 할 수 있는 형태라 공간 활용에 좋아요.
현관 앞의 복도 공간에는 누~런 인터폰과 오래 된 조명이 있는 벽이 있었는데 이 곳 만큼은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페인팅도 하고, 정체모를 조명은 떼어버리고, 누런 인터폰은 집에 있던 재료로 가리개를 만들어주었어요.

여전히 수납이 필요했기 때문에 공간박스를 두게 되었지만, 위에 상판도 따로 만들어주고 맘에 드는 소품으로 꾸며주었더니 전혀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 옆에는 직접 만든 플랜트박스에 좋아하는 식물들도 넣어 기르고 있어요. 저희 집은 이렇게 직접 만들거나 리폼 한 것들이 많은데, 덕분에 집을 꾸미면서 드는 비용도 많이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존에는 안방을 침실 겸 아이 놀이공간으로 사용했었고, 작은 방엔 드레스룸 겸 작업실로 쓰고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 아이 방을 만들어주면서 안방으로 부부 침실+드레스룸+작업실을 겸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가구가 다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하다가, CAD로 직접 도면을 쳐 가구배치를 이리저리 바꾸어 보면서, 실제로 각각의 영역을 나누어줄 수 있도록 조정하게 되었어요.

영역 나누기에서 가장 포인트가 되는 것은 옷장을 리폼 해 만든 가벽부분이에요.
기존의 옷장은 진한 색이었는데, 저는 이 공간에서 비교적 큰 ‘면’으로 읽히는 옷장이 옆의 벽면과 함께 흘렀으면 했어요. 자체로 공간 분할도 하면서, 더 넓어보이도록 하는 거죠.
그래서 두께가 있는 하드보드지로 주변을 둘러주고, 코너몰딩을 붙여 모양을 잡아준 후, 젯소칠과 화이트 페인팅 작업을 진행했어요.
옷장 뒷면 같은 경우에는 넓은 면이 침대 쪽에 바로 노출되기 때문에, 하드보드지의 연결부분을 가려주기 위해서 또 다시 하드보드지로 웨인스코팅을 만들어 주었는데, 덕분에 완성도가 더 높아졌어요. 걸어준 웨딩액자와도 잘 어울리고요.

이 가벽덕분에 옷장이 있는 공간은 방 안의 방이 생긴 듯, 작은 드레스룸이 되었답니다! 침대는 더욱 아늑해지고요. 옆의 초록이도 잘 어울리죠? 제가 식물을 좋아해서 곳곳에 두고 키우는 중인데, 식물만큼 공간에 생기를 넣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침대 앞에는 작업용 책상을 두었어요. 침대에 걸터앉아서 남편이랑 같이 화면 보면서 작업 얘기하기도 좋고, 한 사람이 작업할 때 한 사람은 뒤의 침대에서 다른 것 하고 있기도 좋아요. 얼떨결에 부부의 방이 되긴 했지만, 정말 부부가 같이 있기 좋게 바뀌었으면 했는데 그대로 실현된 것 같아 좋아요.
전체 페인팅 후에 사진에서 보이는 왼쪽, 침대 뒷 편의 벽에는 라인테이프로 그리드를 만들어줬는데, 가구배치를 바꿔도 이 부분은 떼지 않았어요. 덕분에 침대 쪽에서도 포인트가 되고, 옷장과 옷장 사이 벽면에도 거울, 조명과 함께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취향을 많이 탈 수 있는 제스처이지만, 단조로운 색상이 깃든 공간에 유머를 주고 싶었어요.
화장실은 정말 제가 두 팔 걷고 집을 꾸미게 해 준 결정적인 공간이에요. 이사 올 때부터 사용불가 상태였던 욕조, 온갖 곰팡이와 오래되어 변색된 줄눈 등등.. 제가 처음 언급한 ‘불편함’의 비중이 가장 큰 공간이 바로 이 곳이었죠. 욕조를 고치고 나서, 큰 맘 먹고 건식으로 스타일을 바꾸었어요.
벌써 8개월 정도 사용한 것 같은데, 정말 너무나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곰팡이로부터 자유로워져 너무 쾌적하고, 관리도 훨씬 편할 뿐 아니라 아이한테도 안전하거든요.
타일이나 욕조, 세면대, 변기, 하다못해 수건장까지 어느 하나 새로 바꾸지 않았지만 있는 그대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최대한의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아무리 닦아도 깨끗해지지 않는 오래된 줄눈은 줄눈 마카로 뽀얗게 바꾸어주고, 바닥에는 미끄럼방지매트와 발매트를 놓아주고, 곰팡이 핀 거울은 창문격자몰딩으로 테두리를 만들어 깔끔하게 가려주고, 오래된 수건장은 패브릭포스터로 분위기를 바꾸어주고, 건식 생활을 위해서 이중으로 샤워커튼을 달아주고, 부족한 수납을 위해 작은 선반 장을 두고, 제각각이던 디스펜서를 통일해주고, 욕실 분위기를 바꾸어줄 예쁜 선반과 액자, 초록 식물들을 두고 등등.

정말 보기 싫은 공간이었지만 지금 욕실은 제게 힐링이 되는 애증의 공간이에요. 어떤 기사에서 욕실의 컨디션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했는데, 정말 삶의 질이 바뀐 기분이랄까요?
원래 드레스룸 겸 작업실이었던 이 방은 폭 2m남짓에, 깊이 3m정도밖에 안 되는 매우 작은 공간이에요. 그래서 아이 방으로 바꾸면서 걱정했던 것이 바로 ‘놀이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였어요. 침대와 아이용품만으로 가득 차 버릴 수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먼저 깨끗하게 페인팅해준 후 공간활용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벙커침대였어요. 높이가 조금 있다면, 아래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여러 조건을 따져본 끝에, 침대부분은 적당한 가격의 기성품으로 구입했어요. 대신 위험한 사다리부분을 떼고 직접 수납형 계단을 디자인해 만들어주기로 하고요.

원하는 디자인을 구상해 대략 스케치한 후에, 라이노라는 3D모델링 프로그램으로 구체적 형태와 치수를 잡고, 목재를 재단 받아 직접 조립하는 식이었는데, 드릴 없이 드라이버로 한다고 꽤나 고생을(?) 했더랬죠
지금 생각하면 아이를 위하는 마음만으로 시작한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나 싶지만,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만족스러워요 :)

각각의 칸들은 장난감이나 책도 수납하면서 동시에 옷장으로도 기능하니 공간 활용도 면에서도 정말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침대 위는 주 용도가 잠자리이기 때문에 차분하고 아늑하도록 어두운톤의 포인트벽을 선택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무섭거나 칙칙한 공간은 아니었으면 해서 밝게 취침등도 달아주고, 액자와 식물로 분위기를 내 주었어요.
그리고 난간부분은 펜스망으로 보강해서 안전도 확보하고, 아이의 시야도 가리지 않도록 해주었어요.
나름대로 여닫을 수 있는 문도 만들어줬는데, 안전하기도 하고 아이가 놀이로도 활용을 잘하더라고요.
침대 아래 공간은 조명을 달아 밝혀준 후 놀이매트도 깔아주고, 아이의 주방놀이, 책, 장난감 등등을 수납하면서 고스란히 놀이공간으로 사용 중이에요. 그리고 한쪽 벽면에는 칠판시트지, 함석판, MDF로 자석칠판을 만들어주었어요. 낙서도 하고 글자놀이도 하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데에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보통 공간은 제일 먼저 크기로 인식되죠. 하지만 그 크기가 궁극적으로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안을 어떻게 꾸미고, 그 공간 안에서 내가 어떻게 활용하고, 또 어떤 기분을 느끼냐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는 지도요. 그래서 비록 평수는 크지 않다 하더라도, 저는 지금의 저희 집이 참 좋아요. :D 사랑하는 식구들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이 공간이야말로 제 유일한 휴식처이자 삶의 낙이고, 제 세상의 중심이니까요.

바쁜 일상에 치여 이 공간에 소홀했던 제가 다시금 이 공간에 정성과 애정을 쏟으면서 이전보다 밝아지고 또 즐거워졌어요. 공간을 꾸민 것 말고는 한 게 없는데 왜인지 모르게 모든 것이 좋게 변하게 됐죠. 공간이란 이렇듯 끊임없이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는 것을 근래 들어 다시금 느꼈답니다.

지금 마음이 불편하신 분이 계시다면, 당장 내가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바꿔보시는 건 어떨지 권하고 싶어요. 공간에게 받는 충분한 위로와 힘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
by 인스타@hyunjin_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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