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인테리어의 완성은 음악이에요"

조회수 2017. 5. 17. 21: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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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대 / 아파트 / 유니크 스타일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눈도 못 뜬 채 음악을 들으려고 오디오를 켜요. 하루를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는거죠. by 인스타@maison_de_yy

안녕하세요, 화성시에 살고 있는 하쿠엄마입니다. 유통회사에서 10년간 바이어로 일하다가 1년 전부터 직접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집에 있을때는 주로 음악을 많이 듣고 시간이 나면 카페나 쇼핑몰, 갤러리 등 이곳저곳으로 눈요기를 다닌답니다.

우리 하쿠는 올해 9살 된 말티즈구요. 애교도 엄~청 많고 붙임성도 엄~청 좋지만 밝은 엉뚱함이 있달까요? 한 번 그 매력에 빠지면 그 누구도 빠져나오기 힘들거에요 힛 :)
지금 집에 산지는 약 두 달 정도 됐어요.

특별히 컨셉을 정한 건 없었지만 몇 해 전에 읽은 도예가 권대섭님의 가족과 공간을 소개한 글이 계속 뇌리에 남아 있었어요.
그 기사의 서론이 ‘집은 사는 이의 인생 철학을 담는다. 가구는 집주인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사물은 취향을 말해준다’였어요. 수첩에 메모해 둔 이 글귀를 이번 집 인테리어 할 때 늘 되뇌였던 것 같아요. 어떤 ‘컨셉’ 보다 어떤게 ‘나’다운가에 대해 집중해서 꾸몄습니다. (인테리어 업체 없이 반장님 3분 모시고 하다 보니 한 건 별로 없는데 시간은 꽤 걸렸네요.)
저희 집은 이 사진 한장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디자이너 '디터람스'를 좋아해서 그의 오디오를 하나둘씩 모으고 있어요. 참 신기한 게 오디오마다 내는 음색이 전부 다르답니다. 그래서 같은 곡을 들어도 다른 느낌이고 심지어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에요.
TV를 없앤 이유도 디터람스의 오디오와 스피커 설치 때문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음악 듣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해요. 그렇다보니 집에서 있는 시간에는 주로 음악을 들어요.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눈도 못 뜬 채 음악을 들으려고 오디오를 키죠. 그 잠깐의 순간에 기분전환이 된달까요? 하루를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는거죠.
그리고 천장은 이런 느낌으로 연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원래 설치 되어있던 형광등 등박스를 철거하고 천정까지 직사각형으로 파내어 마감해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처음부터 식물을 위한 자리였던거죠. 다품종으로 더 풍성하게 연출할 생각이에요.
대신 소파와 스크린 위에 LED조명을 설치했어요.
스테인레스 선반은 무인양품 제품인데 우리나라에는 스테인레스로 된 선반이 없어서 직구했어요. 스테인레스 제품이 관리가 어려워요. 기스도 잘 생기고 전용 클리너 제품도 사용해야하구요. 하지만.. 예뻐서 만족합니다!
루이스폴센 플로어스탠드인데 제가 갖고 있는 가구들이랑 무난하게 잘 어우러져요. 조명을 켜면 집 전체가 따스하고 은은한 분위기가 돼요.
소파 옆에는 얼마 전에 구입한 빈티지 네스팅 테이블이 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구에요. 작은 테이블 3개가 한 세트인데 작고 가벼워 쪼르륵 나열해 사용하기도 하고, 장소를 옮겨 하나씩 가지고 다니며 필요에 따라 사용하기도 하는 재미가 있어요.
주방 하부장은 스테인레스로 했어요. 리스퀘어산업에서 맞췄었는데 아무래도 생산만 하는 업체이다 보니 디테일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야할까요? 서랍장 사이즈며 갯수며 손잡이까지 디자인해서 제작한건데 전부 다르게 나왔어요. 하나하나 QC하느라 시간도 엄청 오래걸리고 -_ㅜ. 너무너무 힘들었답니다. 하지만 스테인레스 하부장 자체는 만족스러워요.
스테인레스 하부장이 깔끔하지만 차가운 느낌이 강해 상부장은 나무 선반으로 달았어요. 마감이 깨끗한 시제품 대신 인도네시아에서 온 빈티지 철도목을 선택했는데 주방의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만족합니다.

하부장을 다 서랍장으로 제작했는데 생각보다 수납력이 좋더라구요. 다용도실에도 팬트리를 만들어 두어 불편함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이닝 공간의 플로스 조명은 직구했습니다. 처음엔 크기가 다른 것 두개를 나란히 달면 이쁘겠다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저희집 천정고가 너무 낮고 다이닝테이블이 놓일 면적이 너무 작아 그렇게 하고 보니 답답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작은 것 하나만 설치해서 생활하고 있어요.
불면증이 있는 저와 남편에게 숙면을 위한 제 1처방은 ‘침실에서는 잠만 잘 것’이었어요. 생활공간과 잠자는 곳을 분리하는 것이 불면증 치료를 위해 해야 할 1순위였고 그렇다면 오롯이 잠을 잘 잘 수 있는 침실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어두운 벽면을 연출했어요. 남편과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 초록색인데 그렇게 두 사람의 취향이 반영된 어두운 초록을 골랐습니다.(너무 억지인가요?ㅎㅎ)

침대는 완전 초초초초 비추! 구매한지 한달만에 받았는데 사용 후 일주일만에 매트리스 받침대가 아예 떨어져 나가버렸어요. 본사에서 와서 재조립 해줬는데도 또 떨어졌어요. 진짜, 진짜, 진짜 비추!!!! -_ㅜ

침구는 무인양품 제품인데 하쿠(강아지)랑 함께 자서 세탁을 자주하는 편인엠도 불구하고 튿어지거나 하는 게 없고, 건조기에 돌려도 줄어들거나 변형이 없어요. 가성비 좋은 제품이어서 일년 내내 사용하고 있답니다.
방에 있는 오디오 역시 디터람스구요, 베란다에서 음악 들을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베란다는 순수하게 저만을 위한 아지트로 만들고 싶었어요.

비오는 날이면 빗소리, 음악소리를 들으며 차도 한잔하고 종종 밤에는 퇴근 후 돌아온 남편과 하루를 마무리 하는 맥주도 한잔씩 하는 곳이죠.
따뜻한 몸을 만들기 위해 들인 좌훈기도 있어 남편은 베란다를 ‘안주인 전용 공간’으로 부른답니다.
취미로 그리는 그림과 잘 어울리면서도 어두운 초록색의 침실과 공간적으로 분리 시킬 수 있는 색을 찾다보니 짙고 붉은 색으로 연출했는데 생각보다 발색이 좋아 매우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페인트는 모두 벤자민 무어입니다)
작은 방에는 수집한 여러종류의 디터람스 오디오와 얼마전에 들인 대형 스피커가 있어요. 또 다른 한 쪽엔 실내자전거와 대형거울을 두고 과식한 다음날 가볍게 홈 피트니스를 할 수 있는 장소로 꾸몄습니다.
현관은 반셀프 인테리어의 결과물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어설픈 곳인 것 같아요. 그치만 운동화도 스트랩슈즈도 많은 제겐 꼭 필요한 공간이었어요. 어느 날 외출하려고 이쁘게 화장하고 멋진 원피스를 입고 현관에 쭈그리고 앉아 신발을 신는 제모습이 너무 궁상맞더라구요(?). 그래서 과감히 신발장 한 유닛을 철거했어요. 집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아하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랄까요? (요즘은 이쁘게 앉아 구두를 신습니다.ㅎㅎ)
외출 전 사용하는 향수와 외출 후 돌아오면 늘 켜두는 아로마워머, 캔들도 두고요. 비트라 후크를 달아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걸어놓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올 때, 집에 손님이 오실 때 아로마 워머를 항상 켜두는데 모두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진다고해요. 깔끔하고 상쾌한 현관이 집의 인상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제게 공간(집)은 ‘위로의 시간’이에요. 치열하게 일하고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위로가 시작되는 곳이죠.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향기가 나고, 따뜻한 집밥을 먹고, 그날 그날의 기분을 맞춰주는 음악을 듣고, 하쿠와 함께하는 집에서 보내는 이 모든 시간이 곧 위로가 돼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보고, 사용하고, 즐기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위안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더욱 타인의 취향이 아닌, 저와 남편의 취향이 반영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취향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제 취향이 무엇인지,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많이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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