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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슈퍼카

조회수 2018. 2. 7. 11: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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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blesee
올해 출시 예정인 메르세데스-AMG GT 컨셉.

남자의 로망이란 이런 것이다. 여자친구를 태운 스포츠카를 끌고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 도로를 달리는 것. 신선한 바람과 부서지는 햇살, 온몸을 파고드는 속도감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스포츠카는 멋과 감성으로 타는 차다. 주로 2명이 탈 수 있으며 세단에 비해 편의 기능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지 않다. 낭만을 맛보려면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자존심이 서려 있는 셈이다. 보기에는 멋지지만 아무나 입고 다닐 수 없는 오트쿠튀르 패션 같달까. 여유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기 위해서는 패밀리 카로 세단이나 SUV가 한 대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한 어느 스포츠카 광고는 이런 생각을 뒤집는다. 회의를 마친 4명의 직장인이 같이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서프보드를 싣고 레저를 즐기러 가는 모습, 두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는 친근하고 가족적인 장면도 비친다. 일상과 여행, 가족이 함께 타는 차로 스포츠카를 내세운 것. 물론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스포츠카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페라리 창립자 엔초 페라리는 4인승 모델에도 관심이 많았다. 덕분에 1960년대부터 4명이 탈 수 있는 GT 모델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페라리 330 GT, 365 GT, 400 GT, 612 스칼리에티, FF 등 다양한 모델이 이를 방증한다. 람보르기니 역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4인승 모델을 소개했다. 최초의 4인승 모델 에스파다를 시작으로 창립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가장 좋아한 자라마, 효율적인 스포츠카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개발한 우라코 등을 선보여 람보르기니가 미드십 슈퍼카만 생산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런 차는 스포츠카 브랜드의 신선한 외도로 보였을 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스포츠카 애호가들은 이를 두고 ‘배신’이라 말하며 등을 돌렸고, 세단이나 SUV와 경쟁하기엔 실용성과 효율성 면에서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모터스포츠 전통과 스피드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브랜드에서 왜 4인승 모델을 만드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세그먼트에 대한 도전이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하기 위한 것. 또 남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그 노력은 끝내 결실을 맺었다. 요즘 스포츠카 브랜드에서 과감하게 시트를 늘린 모델은 단점을 보완하고 실용성을 더해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

출처: Noblesee
가족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는 페라리 GTC4루쏘 T.

스포츠카 세단 장르의 일등공신은 단연 포르쉐다. 페리 포르쉐는 4도어 스포츠카에 대한 염원이 있었다. 그는 1950년대부터 4도어 세단 개발을 검토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친 도전은 세단 대신 2002년에 발표한 포르쉐 최초의 SUV 카이엔으로 먼저 빛을 봤다. 모두의 우려를 뒤로한 채 카이엔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덕분에 페리 포르쉐가 그토록 원하는 4도어 스포츠카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그 결과가 파나메라다. 2009년에 처음 등장한 파나메라는 전 세계적으로 15만 대 이상 팔리며 예상 밖의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얼마 전 2세대 모델로 업그레이드했다. 신형은 ‘스포츠’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럭셔리 세단에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다. 뒷좌석을 배려해 차체를 키운 덕분에 이전 모델보다 길고 세련된 실루엣이 도드라진다. 뒷좌석 역시 운전석과 동일한 시트를 적용해 고성능을 발휘할 때도 흔들림 없이 몸을 잡아주며, 센터페시아의 터치 디스플레이가 뒷좌석에 하나 더 있어 작정하고 4인승을 겨냥한 듯 보인다. 파나메라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우아하고 럭셔리한 세단을 만들자고 다짐한 브랜드가 있으니 ‘제임스 본드카’로 유명한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이다.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는 라피드 S는 영국의 귀족적 색채가 묻어나는 4인승 스포츠카다. 6리터 V12 엔진을 품어 최대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64.3kg·m에 달하는 공격적인 주행 능력을 4명이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차.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다가도 차를 세우고 내릴 때면 애스턴 마틴의 트레이드마크인 스완 윙 도어 4개가 비스듬히 위로 열리며 우아하고 고상한 자태를 뽐낸다. 올해는 메르세데스-AMG의 간판 스포츠카인 GT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공공연하게 ‘911 킬러’를 자처해온 AMG GT가 파나메라를 저격하는 4도어 스포츠카를 선보여 이 시장의 경쟁이 한껏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메르세데스-AMG GT 컨셉을 고성능과 친환경을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도어 쿠페로 출시한다. 4.0리터 V형 8기통 가솔린엔진과 고성능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대 600kW(816마력)의 강력한 시스템 출력을 자랑하며 제로백 3초 이내를 주파해 슈퍼카에 버금가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출처: Noblesee
1 럭셔리 세단에 가까운 포르쉐 파나메라 내부. 2 넉넉하게 짐을 실을 수 있는 애스턴 마틴 라피드 S의 트렁크.

이들이 럭셔리 스포츠 세단을 표방했다면 슈퍼카 명문가에서는 가족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는 스포츠카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페라리는 지난해에 런칭한 GTC4루쏘 T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지붕에서 차체 끝까지 유선형 구조로 이루어진 슈팅 브레이크 모델이라는 점이 정말 근사하다. 그것도 ‘패밀리 카’, ‘데일리 카’라는 수식어를 붙인 페라리라니! “전 늘 페라리를 타고 떠나는 여행을 꿈꿨어요. 하지만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을 때 아이가 생겨 모든 일의 중심에 가족이 자리하게 되었죠.” 얼마 전 페라리 GTC4루쏘 T를 구입한 40대 중반의 사업가 A씨는 이 차를 통해 가족과 함께 그 꿈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히며 트렁크 안에 항상 아이의 카시트가 실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넉넉한 트렁크는 뒷좌석을 접으면 800리터까지 늘어나 카시트는 물론 유모차도 너끈히 실을 수 있다. 서프보드와 골프 백도 넣을 수 있어 레저 활동에 동행해도 문제없을 듯하다. 앞서 설명했듯 람보르기니는 꾸준히 4인승 모델을 소개했고 세단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최근 슈퍼 SUV인 우루스를 출시한 람보르기니의 CEO 스테파노 도메니칼리는 한 인터뷰에서 우루스 다음으로 4인승 GT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지 않아 넷이서 함께 스피드를 즐기는 람보르기니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1 럭셔리 세단에 가까운 포르쉐 파나메라 내부. 2 넉넉하게 짐을 실을 수 있는 애스턴 마틴 라피드 S의 트렁크.  

출처: Noblesee
뒷좌석을 배려해 차체를 키운 포르쉐 2세대 파나메라 4S.

스피드에 대한 열망이 있는 스포츠카 애호가들은 여전히 스포츠카와 실용성의 조합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럿이 탈 수 있는 스포츠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가치와 질을 높여주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차를 선택한다. 스포츠카 고유의 감성을 향유하면서 실용적인 차를 찾는 이들. 또 가족을 위한 패밀리 카의 역할과 홀로 즐기는 다이내믹 스포츠 세단의 주행 감각을 동시에 원하는 이들에게는 이만한 차가 없다.

출처: Nobl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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