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지나고 보니 어마어마했던 영화
모든 배우들에게는 인생 작품으로 꼽고 싶은 대표작들이 있다. 아마 가장 흥행한 작품일 수도,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일 수도, 가장 마음에 남는 작품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믿음직한 여자 배우 중 한 명인 손예진에게는 어떤 작품이 인생작일까?
고르기 어려운 선택지가 여럿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관객들의 마음에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작품은 아마 그를 국민 첫사랑으로 만들어준 ‘클래식’이 아닐까.
14년 만에 인생작 ‘클래식’과 다시 마주하게 된 손예진과 곽재용 감독을 지난 15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에서 진행된 다음 영화 배우 토크 현장에서 직접 만나봤다.
이날 행사는 영화 ‘클래식’ 관람 후 이어졌는데, 덕분에 팬들과 함께 오랜만에 ‘클래식’을 다시 보게 된 두 사람의 감회가 남달랐다.
(손예진)
(곽재용 감독)
촬영 당시에는 그저 열심히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던 ‘클래식’은 세월이 흐를수록 진한 여운을 남기며 손예진의 마음 한 구석에 스며들었다.
결국 14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본 ‘클래식’은 그에게 지나온 하나의 작품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그때는 과거와 현재 오가면서 하나하나 찍기도 되게 빡빡한 스케줄이었거든요. 너무 못하는 거 같고, ‘어떻게 해야 하지’ 싶고, 예민해져있고, 연기하는 것도 어려웠고, 그 순간을 즐기지 못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분들이 ‘클래식’ 얘기를 해주셔서 그게 저한테 점점 더 크게 자리 잡았고, 여러분들의 첫사랑 이미지가 됐지만 이런 상황이 너무 환상적인 거죠.
(손예진)
‘클래식’에서 손예진은 엄마와 딸, 두 사람을 연기했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두 사람이었지만, 두 배역 모두 마음에 들었던 손예진의 제안으로 1인 2역이 성사됐다.
(손예진)
(곽재용 감독)
어느 덧 믿음직한 선배 배우가 된 손예진은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을까?
그는 “사실 어릴 때는 보이지 않고 얘기해도 잘 몰랐었는데, 저도 후배들이 생기고 나이가 드니까 말해주고 싶은 것도 생긴다”고 운을 뗐다.
그 나이에 느낄 수 있는 연기 외의 다른 것들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되니까 최대한 많은 일상의 것을 경험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손예진)
손예진은 지난 2000년 데뷔 이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해 왔다.
멜로 원톱 여배우로 꼽히지만 의외로 필모그래피 중 정통 멜로 영화를 꼽자면 ‘클래식’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정도뿐인데,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손예진)
요즘 워낙 자극적이고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이런 설레고 따뜻한 이야기, 자극적이지 않은 순수한 이야기를 갈망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손예진)
다행히 차기작은 이런 손예진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정통 멜로영화다. 일본 원작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한국 정서로 각색해 소지섭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물론 ‘해적2’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손예진은 ‘해적’ 촬영 당시의 체력적 고충을 언급하며 단호한 조건부 승낙(?)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 ‘해적2’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어요. 여름 나라로 가지 않는다면, 여름에 찍지 않는다면 과감히 안 찍을 생각이에요. (폭소)
(손예진)
끝으로, 손예진에게 쏟아진 각종 질문들에 대한 답이 이어졌다. 특히 함께 작품을 했던, 할 예정인 배우들의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 차기작에서 만나게 될 소지섭은 “요즘 손예진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여러 가지로 요즘은 좀 많은 것들이 감사하단 생각을 하게 돼요. 촬영 끝나고 집에서 혼자 빈둥대며 TV, 영화 보는 시간도 너무 행복하고요.
(손예진)
마지막은 관객들과의 단체사진! 손예진에게도 특별했던 이날, 함께했던 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듯 그는 나가던 길에 서서 한동안 팬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인을 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손예진)
(곽재용 감독)
(손예진)
(손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