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유닛' 나가는 중고 아이돌의 속마음
또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오는 28일 첫 방송을 앞둔 KBS ‘더 유닛’이다.
이전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지망생들 위주였다면 이번엔 완전히 프로들의 싸움이다.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들이 모여 경쟁 끝에 새로운 유닛으로의 재데뷔를 노리고 있다.
언뜻 보면 좋은 기회 같지만 기획사들 입장에서는 계륵 같은 프로그램이다. 출연 결정만으로 감당해야하는 분명한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들이 다시 모인다는 것이 전제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함으로써 덧씌워지는 실패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큰 부담이다.
‘이 프로그램 아니면 답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면 좋은 기회지만, 꽤 많은 출연진들이 얼마 전 까지 활동을 펼치던 그룹이다. 잃을 게 있는 입장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경쟁에서 최종 선발 멤버에 들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잘 해서 상위권에 올라가면 좋겠지만, 여기서마저 시청자들에게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탈락한다면, 연습생들과는 달리 추후 활동 기회도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출연자들 전부 이미 연습생 시절부터 경쟁을 거쳐 어렵게 데뷔에 성공했고, 일부는 인기의 맛을 본 그룹도 있다.
어떤 연습생들에게는 롤모델이었던 팀인데, 다시 데뷔를 위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한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
상위권에 올라서면 새로운 유닛으로 데뷔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데뷔야 기쁘지만 막상 반가운 상황은 아닐 지도 모른다.
이미 방송 활동을 함께 했던 선·후배·동료들과 뒤섞여 완전히 새로운 그룹으로 활동을 하게 되는 거다. 전례가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몇몇 참가자들은 솔로가수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그룹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게 더 힘들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소속사 관계자들은 “이런 부담감은 있지만 감안하고라도 도전해볼만한 무대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 A)
당연히 이런 리스크를 뒤로 하고라도 출연을 결심하는 이유는 역시 인지도가 가장 크다. 썩 내키지 않겠지만 우선 살고 봐야한다는 것.
몇몇 인기 그룹이 아니라면 웬만한 인지도로는 팀의 지속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쨌든 노출이 되어서 어떻게든 화제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 B)
또한 ‘우리 애들이 실력은 참 좋은데, 그걸 보여주질 못 했네’ 하는 경우도 있다. 경쟁 프로그램에서라면 이런 실력이 더 돋보이기 때문에 자신 있다는 계산이다. 최종 데뷔 멤버에 들지는 못하더라도 프로그램에서 숨겨져 있던 실력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 C)
반면 지상파 방송사의 출연 요청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방송사 측에서 실제로 강요하지 않았다고 해도, 기획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라는 귀띔이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 D)
이미 촬영을 시작한 더 유닛. 이미 꽤 많은 탈락자가 발생해서 우울한 팀들도 있고, 결과가 좋아 기대가 커지는 팀들도 있다고 한다.
많은 기획사들도 이왕 나간 거 잘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과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누가 재조명될까?
(가요 기획사 관계자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