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음식 얼만큼 먹어야 하나
[칼로리의 재구성]
추석을 앞두고 고칼로리, 고칼로리 하도 겁을 줘서 명절음식 중에 뭘 먹을 수 있을지, 얼마나 먹어도 되는 건지 고민이 많다.
그렇다면 별 수 있나. 직접 나서는 수 밖에!
추석에도 열일하는 저울이 등장이다. 뭔가 점점 누렇게 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오늘도 영점 맞춰주고 (쓱싹쓱싹 손바닥을 비비며) 한 번 시작해볼까.
밥 반찬으로 또는 맛만 한 입 본다는 생각으로 음식 별 측정 열량을 50kcal로 잡았다.
# 잡채
큰 그릇에 넣고 뒤적뒤적할 때 옆에 앉아서 한 입 얻어 먹는 재미가 있는 잡채다. 만들자마자 먹어도 맛있고, 흰 쌀밥에 올려 먹어도 맛있고, 매콤하게 고추기름 넣어 먹어도 맛있고, 무조건 맛있는 잡채다.
때깔이 참 곱디 고와서 잉여롭게 근접샷 한 번 찍어봤다.
식품안전정보포털에 따르면(이하 동일),
잡채 100g에 136.21kcal
36.70824g에 50kcal다.
그렇다면 36g을 찾아볼까.
자, 너무나 야속해서 눈물이 나겠지만 딱 이만큼이 36g이다. 너무 든 게 없어서 얼만큼인지 모르겠다면 이렇게 보여드리리.
젓가락질 한 번에 끝날 양이다. "음~ 어디보자. 이거 간이 맞나?"하고 젓가락질을 하는 순간! 우리는 50kcal를 섭취하게 된다.
참고로 '난 136.21kcal(100g)를 먹어볼테야!' 한다면 종이컵 한 컵 가득 채워 먹으면 된다.
단, 꾹꾹 누르기 없음. 고기만 골라먹기 없음. 당면만 먹기 없음. 채소도 같이 먹기다. 랜덤플레이를 해야 한다.
# 전
자고로 기름칠한 것들 치고 맛 없는 것이 없는 법이다. 그냥 기름칠만 해도 맛있는데 달걀옷까지 입히니 맛이 더더더더 있을 수밖에!
먼저 호박전이다.
호박전 100g에 139kcal
35.97g에 50kcal다.
0.23g이 없어 36g이 되지 못한 50kcal를 위로하며 36g 먹어보자.
놀랍게도 두께 1.5cm, 지름 5cm 인 호박전 두개의 무게가 딱 36g이다. 단, 한쪽 면의 달걀옷을 벗겨 두 조각을 낸 후 이 중 하나만 먹어야 한다.
풀어놓으면 이렇게. 저 호박전 두 개 중 한 개의 한 쪽 면에는 달걀옷이 없다.
동그랑땡 차례다. 거짓말 안하고 하루종일 먹을 수 있는 마성의 음식이다.
동그랑땡 100g에 206.13kcal
24.2565g이 50kcal다.
그렇다면 24g만 먹겠다.
가로 4.5cm, 세로 5.5cm로 타원형인 동그랑땡 1개를 먹으면 딱 50kcal다. 6개 먹으면 밥 한 공기. 얏호!
마지막 동태전이다.
동태전 100g에 178.697kcal .
27.98g에 50kcal다.
27g을 먹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 맘....?....은 농담이고 다이어트 중이니까!
구입한 동태전 2개를 저울에 올렸더니 27g이 됐다. 그 2개가 얼마나 하냐면.
손가락 두개 정도 크기다. 다른 하나는 손가락 두마디 정도 길이. 참고로 매우 얇았다.
# 송편
먹을 때마다 몸에 착착 가서 붙는다는 떡이다. 그 중에서도 추석하면 역시 송편! 개인적으로 깨가 들어간 송편을 좋아해서 열량 역시 그 기준으로 했다. 후후.
송편 100g에 224kcal
.
22.32g이 50kcal다.
그렇다면 22g을 먹어주마.
허무하다. 송편 하나를 올렸는데 이미 24g이다.
1개만 먹으면 얼추 50kcal이지만, 불현듯 시작된 나 자신과의 싸움. 영혼을 담아 2g을 분리해본다.
정말이지 쉽지 않았던 작업.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
아무튼 저 손톱만큼의 양을 떼어내면 50kcal가 된다.
# 실험을 끝내고
이왕 산 거 버릴수도 없고 어디 보관할 마땅한 곳도 없고 해서 그래! 밥 대신 이거나 먹자 했는데...먹고보니...밀려오는 잠만보급 후회. 추석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망했다!
이렇게 저는 또 비밀스럽게 다이어트를 이어갑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