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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고 눈물나고 반성하게 만드는 영화

조회수 2017. 7. 12. 00: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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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이혜린

[소중한 9000원]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말이다. 

뜨끔한 사람 많을 것이다. 


중립이 가장 편하니까, 먹고 사는 게 우선이니까, 

우리는 한발짝 물러서서 "쯧쯧"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출처: 쇼박스
가는 길은 참 예쁘다.

150억원을 들인 영화 '택시운전사'는 

이런 우리들을 실제 지옥 가장 뜨거운 곳으로 끌고 들어가

이래도 그렇게 쿨할거야? 하고 묻는다. 


배경은 1980년 5월 광주. 

주인공은 평범한 서울 소시민. 

모티브는 광주 사태를 취재한 독일 기자의 실화. 


출처: 쇼박스
'응팔' 아님.

그렇다, 실화다!! 


얼마나 화날지, 얼마나 슬플지

영화를 안봐도 벌써 알 것 같은 기분이지만,

이 배경에 이 주연배우에 이 예산으로

천만을 동원 못하면 오히려 머쓱하겠지만,


그래도

대작 쏟아지는 한여름 극장가,

우리의 선택은 중요하니까. 9000원도 소중하니까! 


9일 언론 시사에 먼저 다녀온 편집장이

예매 전 체크포인트 몇가지를 소개하겠다.  

출처: 쇼박스
옆골목에서 이요원이 "기억해주세요!"라고 외칠 것 같다.(Feat.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간략 소개 


줄거리   


월세 밀린 서울 택시 기사가 

10만원 준다는 말에 혹해 

독일 기자를 광주까지 태워갔다가 

5.18 한가운데 현장으로 휩쓸린다. 


제대로 된 뉴스가 없어 답답하던 광주 사람들은

독일 기자와 택시 기사를 도와 

외부에 이 진실이 제대로 보도되길 기원한다. 


장르  


드라마. 

아주 슬픔. 매우 슬픔.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금지.  


출연배우


송강호(서울 기사), 유해진(광주 기사), 류준열(광주 학생), 토마스 크레취만(독일 기자) 


개봉일


8월 2일!  


출처: 쇼박스
볼수록 귀여운 브리사 택시.

<예매 전 체크포인트> 


1. 5.18을 어떻게 다뤄냈어? 


무엇이 문제였고, 누가 잘못을 했는지, 아직도 많은 연구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사건이다. 그래서 영화는 이 사태와 아무 관계가 없는, 서울의 한 시민을 화자로 내세운다. 


사건의 본질보다는 그 사건에 우연히 휘말린 '사람'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광주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일 수록, 평소 정치에 아무 관심이 없었을 수록, 오히려 기득권의 논리에 젖어있는 사람일 수록 좋다. 


그런 사람이 진실에 눈뜨고 점차 변해가는 게 더 울림이 클테니까. 감정의 진폭이, 변화의 크기가 확 눈에 띄니까. 

출처: 쇼박스
"대학 가서 공부는 안하고 데모나 하고 말이야. 사우디로 확 보내버려야.."

김대중, 김영삼 이름은 나와도 정작 그 대통령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등장인물 중 이 사태가 왜 일어난 건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민주주의를 엄청나게 열망하던 사람도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영화는 보편성을 확보해낸다. 


뭐 특별한 곳에서 특이한 사람들이 겪은 남의 일이 아니라니까. 그냥 우리 같은 사람이었다니까, 라고 영화는 자주 주지시킨다.  


행여나 '그들만의 이야기'로 보일까봐 걱정을 많이 한듯하다. 

출처: 쇼박스
"저 빨갱이 아니에요."

2.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영화보다 많이 나아?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데에 이견을 달기 어렵지만,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변호인'과 플롯이 너무 똑같다. 속물적인 소시민이 매우 우연히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리고 못본 척 해보려 하지만 결국 '착한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정의의 편에 서는 이야기. 


배경만 다르지, 전체적인 뼈대가 굉장히 닮았다. 하물며 주연배우도 송강호로, 똑같다. 


출처: 쇼박스
송우석 아님.

이미 '변호인'을 천만 넘게 본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에 얼마나 화답하느냐는, 메시지가 맘에 든다면 '재탕' 정도는 얼마나 관대하게 봐 줄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물론, 변주나 기발함, 신선함 같은 면에서 영화적인 성취가 아주 대단하진 않다는 것일 뿐, 그 '재탕'이 나쁘지는 않다. 아니, 꽤 훌륭하다.  

출처: 쇼박스
봐도 봐도 좋은 송강호의 인간미.

3. 연기는 어때? 


송강호다. 

출처: 쇼박스
'두 말 필요하세요?'

류준열도 인상적이다. '변호인'에서의 임시완, '화려한 휴가'에서의 이준기 연장선상에 있는 역할이라, 사실 아주 메리트가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을텐데. 류준열은 이들과 또 다른 결을 만들어내면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임시완, 이준기가 참 반듯해서 슬펐다면 류준열은 뭔가, 진짜 내 동생 같다고나 할까. 


역할 소개만 봐도 많은 이들이 예상하겠지만, 류준열이 이 영화의 장르 전환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앞서 '더 킹'에서도 그렇더니 류준열은 본격 국면 전환용 배우라 해도 될 듯하다. 아주 잘한다!! (물론 주연도 잘할 것이다 ^-^)


출처: 쇼박스
류준열이 이렇게 귀엽기도 하구나, 하고 처음 느꼈다. ('응팔' 택이파의 고백..)

아, 그리고! 


'옥자'에 최우식이 있다면

'택시 운전사'엔 엄태구가 있다. 


4. 그래서, 어떻게 봤어? 


영화 속 광주는 너무나 참혹하다. 여러 기사와 영상으로 많이 접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볼 때마다 뭔가가 울컥하고 올라온다.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걸로 보자면, 부상 당한 민간인을 향해 총을 쏘는 군인이 뉴욕 빌딩숲을 초토화시키는 외계 괴물보다 더 말이 안된다. 그런데 실화다. 


이런 표현하기 굉장히 송구스럽지만, 광주 택시기사단(?)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어벤져스가 뭉칠 때만큼의 희열을 느꼈다. 


출처: 쇼박스
출동!

수많은 언론 시사회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울음 소리가 많이 난 시사회는 처음이다. 내 옆자리 여성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훌쩍였는데 그 마음도 이해는 된다. 


왜냐하면, 저기 저 해맑고 웃긴 등장인물들이 결국에는 죽거나 크게 다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톤은 밝은데 객석은 벌써 슬픈 독특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출처: 쇼박스
웃지마 ㅠㅠ

후진은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메타포인듯 한데, 영화 초반에 나오는 송강호의 후진이 있고, 후반에 나오는 유해진의 후진이 있다.


살다보면 우리도 후진할 일이 참 많은데, 때때로 당신이 하곤 했던 후진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쇼박스
비지니스! 비지니스라니까!

개봉 시기는 참 묘하다. 매우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다.


개인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결국 시대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래서 이 시대는 과연 똑바로 돌아가고 있는가, 모두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한다는 진리. 


이 영화의 메시지는 우리가 지난해 촛불 정국을 겪었기에 더 와닿을 수도 있는 동시에, 촛불 정국을 겪었기에 '그 메시지 이미 다 알아, 다른 거 볼래'가 될 수도 있다. 


한국 관객의 선택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출처: 쇼박스
'군함도'는 잘 나왔을까?

<주관주의 총평> 


작성자 특징 : 


앞에는 웃기고 뒤에는 울리는 한국영화 공식에 알러지 있음. 

5.18에 대해서는 평균 이하의 상식을 보유함. (반성합니다) 

한때 정치적 냉소주의가 세상 쿨하다고 믿었음.

송강호가 나오면 일단 예매함. 



시나리오의 완성도 : ★★★★☆

(성공적인 플롯을 쓰는 건 좋은데 아주 조금만 더 '다른' 점이 있었으면..) 


주인공 매력 : ★★★★★

(아재 싫어하는데, 송강호가 연기하면 싫어할 수가 없음)


영상 완성도 :  ★★★★☆

(초록 색채를 잘 썼음) 


총평 : ★★★★☆

('변호인'과 '화려한 휴가'의 하이브리드인데, 이 정도면 업그레이드 잘 된 하이브리드임) 



출처: 쇼박스
믿고 보세요.

P.S.

한껏 울든, 울음을 참아보려 하든

영화가 끝나면 진이 다 빠진다.

그래서, 시사가 끝난 후

한동안 끊었던 돼지 고기를 먹고 말았다. (옥자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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