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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도 처음엔 망할 뻔했다?

애니메이션과 만화, 고가의 '건프라'와 게임까지.. 건담의 변천사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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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필 작성일자2018.02.14. | 9,699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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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덕후' 에도 여러 가지 덕후가 있지만 그중 빼놓을 수 없는 덕후는 바로 건덕후(건담 덕후)다. 건담은 밀리터리 요소가 많다 보니 특히 매니악한 취미로 거론되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건담에 관심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 건덕후를 바라보면 범접할 수 없는 오라가 뿜어져 나온다. 한편으로는 '건담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매력적인걸까?'하는 호기심이 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건담의 변천사를 가볍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가볍게 정리했기 때문에 그저 눈요깃거리로 살펴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최초의 건담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1979)
천하의 건담도 처음엔 망할 뻔 했다

- 1979년 방영된 최초의 건담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 스토리는 지온 공국군 총수가 지구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면서 시작된다.

- 지온 공국군은 양산형 건담(모빌슈츠) '자쿠'를 중심으로 지구 연방을 급습했고

- 다른 멀티(콜로니)에게 독가스를 무차별적으로 남용했고, 일년전쟁으로 인해 수십억명이 희생당했다.

- 당시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샤아 아즈나블. 다른 로봇물과는 달리 사실적이고 정치적인 전개가 많았다.

건담 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최초의 건담 애니메이션은 1979년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기동전사 건담'이다. 기동전사 건담은 기존에 있었던 몇몇 로봇 만화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기동전사 건담의 중심 스토리가 되는 사건인 '1년 전쟁'을 들 수 있다. 1년 전쟁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지구인은 지구에 모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인구가 늘어나자 우주에 멀티(?)를 지었다. 하지만 멀티 기지 중 하나가 스스로를 '지온 공국'이라 부르며 '지구 연방'에 대해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본진이 아닌 멀티에 있다는 이유로 정치적, 경제적 차별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온 공국군이 독립 선언과 동시에 지구를 급습하면서 발발한 전쟁이 1년 전쟁(지온 독립전쟁)이다.


이처럼 지구 연방군과 지온 공국군의 전쟁을 다루는 과정에서 인물 간 얽혀있는 관계도 복잡했고, 선과 악의 경계도 불분명했다. 아마 시청자 입장에선 '누굴 응원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게다가 건담은 기존 로봇물처럼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기보단 실제 '전쟁 병기'처럼 사실적인 전투를 보여줬다. 분위기도 어둡고 비극적인 전개도 많아서 당시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엔 다소 난해했다고 한다.


사실 그게 매력이었지만 그때 당시 '그 회사'처럼 기동전사 건담의 매력을 떡잎부터 알아본 자는 얼마 없었다. 시청률도 날이 갈수록 떨어졌다.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만든 프라모델
밀리터리에서 건담까지 확장

- 나무 형태의 장난감부터

- 1930년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플라스틱 장난감 'Frog'

- 일본에 수입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됐다.

한편 장난감 시장에는 '프라모델'이 있었다. 옛날 장난감이라고 한다면 서양 귀족들이 나무, 천 따위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후 '플라스틱'이 등장하면서 군 교육용 플라스틱 모형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나중에 대중적인 장난감인 '프라모델'로 진화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부터 밀리터리 장난감을 수입한 일본은 '이거다!'싶었을 것이다. 신이나서 프라모델을 재가공하기 시작했는데 범선, 밀리터리 등의 소재에서 나중에는 만화, 애니메이션까지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때 우리나라 게이머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반다이'는 당시 밀리터리 소재 프라모델 사업이 번번이 실패한 이후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었다.

- 기동전사 건담을 본 반다이의 반응

- 그리하여 만들어진 최초의 건프라

출처 : 건담인포

그러던 와중에 낮은 시청률로 고통받고 있던 '기동전사 건담'을 발견했다. '운명'과 마주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다. 반다이는 건담에 프라모델을 접목시키면 큰 사업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고 건담의 상품화 권리를 사들여 '건프라'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앞서 말한 '기동전사 건담의 매력을 떡잎부터 알아본 자'는 반다이였다.


신기하게도 날이 갈수록 떨어졌던 기동전사 건담의 시청률은 방영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요즘 말로 '떡상'했다. 마치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듯이 건담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올라갔고 후속작 또한 우후죽순 나오기 시작했다.


최고의 인력과 자본이 결합되어 건담 시리즈의 극장판, 호화스러운 오케스트라 OST, OVA(Original Video Animation: 비디오 전용 애니메이션)등이 쏟아져 나왔다.


반다이도 한때는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지만 '건프라'를 통해 기사회생했다. 지난 2017년 반다이 남코의 연 매출 추정액은 6조 4천억원에 달한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
다양한 파생상품과 콘텐츠들

- 1981년 개봉된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개봉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고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대 흥행작으로 꼽힌다.

- 건담 시리즈는 끝없이 나오는 중이다. 작품이 흥행하면 건프라 판매량도 자연스럽게 급증한다.

건담 프라모델이 지금처럼 어마어마한 인기를 자랑하는 비결은 '막강한 콘텐츠'에 있다. 기존 업체들이 애니메이션 자체를 통해 수익을 추구했다면, 반다이는 애니메이션을 공짜로 제공하고 '건프라' 등 파생상품을 통해 수익을 추구했다. 건담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고 그로부터 창출되는 수익을 노린 것이다.

- 아직까지 많은 건덕들이 그리워하는 '캡파'

- 캡파를 더욱 빛내주었던(?) '건넥'

게임도 마찬가지다. 반다이는 게임회사인 '남코'와 합병하여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가 됐고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개발, 유통했다. 우리나라 게이머에게 건담 게임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SD건담 캡슐파이터 온라인(캡파)'이 대표적이다.


비록 지금은 서비스 종료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건덕분들이 그리워하는 '캡파'는 찰진 조작감과 손맛으로 호평을 받은 게임이다.


다만 '건담'이라는 소재 자체가 우리나라에선 매니악한 소재였다. 게임 난이도도 높은 편이라 신규 유저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적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운영 이슈가 쌓이면서 8년 차에 서비스 종료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후속작인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이 나왔지만 '캡파가 낫다'는 평을 받으며 더 빠르게 서비스 종료했다. 우리나라에서 건담 온라인게임은 종적을 감췄다.

- 지스타 2017에 참여해 게임 설명을 하는 기동전사 건담 리얼전선 PD

- 기동전사 건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 '1년 전쟁'을 배경으로 했다.

출처 : 876TV · [기동전사 건담 리얼전선] 공식 PV 1탄

이제 건담 관련 게임을 하기 위해선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을 사거나 모바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사실 국내에선 선택지가 적다. 지난 지스타 2017에서 공개된 건담 게임은 '기동전사 건담 리얼전선'이 유일하다. 프로듀서가 직접 방한해 게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반다이 남코는 우리나라에 제법 호의적이다.


기동전사건담 리얼전선은 앞서 언급한 '1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쉽게 말해 '클래시로얄의 건담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온공국'과 '지구연방' 중 하나를 선택해 전쟁을 치르게 된다. TPS장르였던 캡파와 비교하면 플랫폼과 장르가 대중적이라는 점이 나름 희망적이다.

- 건프라를 좋아하는 설정의 외계인 캐릭터가 등장할 정도로 건담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 웃음 소재로 활용하기도 하고

- 미소녀와 결합된 형태도 나오며

- 약 천만 원을 호가한다는 건프라 골드 버전도 있다.

이처럼 건담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저 '애들이나 좋아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만화, 애니메이션, 장난감이었지만 이제는 '덕후' 내지는 '키덜트'도 즐기는 문화가 됐다. 애니메이션의 작화나 연출도 수준급으로 올라갔다.


요즘 건덕들은 유튜브를 통해 건담 애니메이션을 보기도 하고 한정판 건프라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건담 게임도 '출시되면 일단 해보는' 해바라기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앞으로 어떤 문화 형태로 진화해 나갈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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