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잘해, 글도 잘써, 부러운 4명의 능력자들!

조회수 2016. 9. 27. 14: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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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읽으면 더 놀라운 4권의 책

의사, 판사, 교수, 컴퓨터프로그래머.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글까지 잘 쓰는 능력자 4명이 있다. 

이들의 책은 모두 반응이 뜨거웠다. 

직업의 영향일까?+_+


자신의 일은 물론 글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인기를 끈 4권의 책을 소개해본다.   

응급실은 많이 들어봤을 테지만 응급의학과라고 하면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24시간 불을 밝히며 환자와, 자살자와, 시신을 만나는 일이 일상인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관할의 공간이다. 응급실 문을 열면 바로 뛰어나오는 의사들이 바로 응급의학과 의사들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응급의학과 의사이다. 응급의학과 의사이다 보니 그가 맞아야 하는 환자들은 모두 촌각을 다투는 응급 환자들이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을 위해 의술을 펼친다.

『만약은 없다』는 지옥을 넘나드는 상황을 견디고 수많은 생명을 살려낸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이 써내려간 수많은 ‘선택’과 ‘만약’의 기록이다. 저자는 병원에서 겪었던 급박한 상황들을 때론 의사로, 때론 인간으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들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책을 펼치자마자 저자는 고백한다.
자신은 ‘사람’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하철 양옆에 사람이 앉는 게 싫어 구석자리를 찾아 이동하고, 산에 올라가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는 순간 곧바로 발길을 돌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간다. 사람들을 싫어해 피하는 건 아니다. 혼자 즐기는 게 더 좋을 뿐이다. 오롯이 내 공간과 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개인주의자’는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만약 내가 직장 동료들에게 개인주의자라고 얘기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 생각할 것이다. 부장님이 던지는 “오늘은 회식!” 사인에 “싫습니다!”라고 받아칠 수 있는 사원이 과연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온몸에 소오름이 돋는다. 술 먹는 게 싫어서, 그날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혹은 몸이 좋지 않아서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집단주의 문화는 사람들에게 조직에 충성을 다하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을 받아둔 상태라 개개인의 여유를 허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 우리 문화의 일부를 꺼내어 솔직하게 재단한다. 한국사회의 집단주의적 사회 문화를 때론 신랄하게 비판하고, 때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손석희 앵커의 말이 불현 듯 떠올랐다.

‘이 책이 그냥 그런 많은 책들 속에 묻히지 않기를 바란다.’

범상치 않은 외모, 웃긴 표정, 재밌는 말솜씨까지. 서민 교수를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이덴티티를 마구 뿜어내는 독특한 외모로 일단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서민의 이름 뒤에 붙는 수식어를 살펴보면 기생충학과 교수, 칼럼니스트, 방송인, 그리고 작가다. 서민 작가가 쓴 『서민적 글쓰기』를 읽다 보면이 모든 것이 모두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아주 잘, 알게 된다. 서민 교수는 자신의 외모에 절망한 나머지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서울대 의대에 진학해서도 마음 놓을 수 없었는지 유머와 글쓰기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글이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잘 읽히는 건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쉬지 않고 노력한 결과, 그는 지금과 같은 여러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글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지만 글 속에 스며든 그의 삶이 책 읽는 재미를 배가한다. 결과가 아닌 과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한 권이라고 할까.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마션>은 관객수 488만 명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영화보다 화제가 된 것은 바로 원작소설이었다. 그 이유는 책을 넘기자마자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전문 작가가 아니라 컴퓨터프로그래머이며 이 책은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놀랍게도 일 끝나고 취미 삼아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이란다. 화성에 발을 디딘 첫 번째 인류이자 화성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첫번째 인간이 된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의 생존 기록을 담은 소설 『마션』은 마치 잘 짜인 BBC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하다. 전문 지식이나 과학적 서술이 난무한 이야기지만 워낙 서사가 뛰어나다보니 그런 것쯤 가볍게 넘길 수 있을 정도다.


『마션』으로 작가라는 직업군까지 섭렵하게 된 앤디 위어는 그야말로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인물이다. 열다섯 살에 국립연구소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한 그는 블리자드 사에서 워크래프트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러 연구소 및 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개인 블로그를 통해 20대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 『마션』은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자비로 전자책을 냈고, 전자책의 인기로 출판사와 정식 계약해 책으로 출간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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