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늘면 돈 걱정이 줄어들까?
[특별연재] 20년 경력의 금융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1억의 벽 』 저자 맹재원이 재테크 왕초보들을 위한 돈과 투자에 대한 안내서 『1억 모을래? 그냥 살래?』를 펴냈습니다.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일단 1억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누구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는 책의 일부 내용을 6회에 걸쳐 특별 연재합니다.
‘만약 100억짜리
복권에 당첨된다면…’
평소 복권 따위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은 있을 것이다. 골치 아픈 직장을 때려치우고 세계 일주를 떠나거나, 서울 시내에 번듯한 건물을 사는 등 꿈같은 일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간 어깨를 짓누르던 골치 아픈 문제들이 일순간 해결되는 건 물론, 세상 부러울 게 없는 삶이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감과 함께.
그런데 실제로 복권에 당첨되거나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는 등 예기치 않게 큰돈을 얻게 된 사람이 일순간에 빈털터리로 길거리에 나앉거나 사기죄로 감옥에 가게 됐다는 이야기가 종종 우리 귀에 들린다. ‘정신이 나간 사람이나 그렇지, 나라면 절대 안 그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겪기 전엔 모르는 일이다.
돈을 버는 능력과 돈을 유지·관리하는 능력은 완전히 별개 문제다. 이 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풍요로움의 기준을 ‘수입’과 ‘연봉’으로만 판단하게 된다. 수입이 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 착각하며 내 손에 얼마가 있느냐만 골몰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돈을 계속 유지·관리하고 키우는 능력이 없으면 오히려 돈 때문에 화를 입게 된다. 내 고객 중에도 젊었을 때 돈 때문에 고생한 사람이 있다. 첫 직장의 연봉은 하잘것없었지만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승진과 이직을 거듭해 고액 연봉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월급이 오를수록 예기치 않은 금전 문제가 생기더니, 어느 순간에는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돈 문제는 ‘돈이 없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돈이 없을 때는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가 고민이었는데, 수입이 느니 단순하던 소비 습관이 복잡해지면서 생각지도 않던 문제들이 생기더라고요. 세금 문제는 또 얼마나 골치 아프던지…. 없을 땐 없어서 문제고 있을 땐 있어서 문제인 게 돈이라는 걸 뼈아프게 깨달았습니다.”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정신을 차려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하나씩 모색하다 보니 기본적인 금융지식은 물론 돈이 돌아가는 원리까지 깨치게 되었다는 그는 수십억 자산을 이룬 지금도 하루 한두 시간은 수중의 돈이 잘 운용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자산과 관련한 정보를 살핀다고 한다.
문제는 돈이 있고 없고가 아니다
돈이 없으면 갖고 싶은 물건을 쉽게 사지 못하고 여행 한 번 못가는 것이 문제고, 돈을 조금 벌면 이 돈으로 언제 내 집 한 칸 마련할 수 있을지, 가진 돈을 조금이라도 불릴 방법이 없는지가 고민이다. 설혹 원하는 만큼 돈을 많이 벌었더라도 그 돈을 어떻게 유지할지, 어디에 투자하면 손실 없이 수익을 낼 수 있을지를 두고 머리를 싸맨다. 박봉이면 박봉인 대로, 자산가면 자산가대로 수입에 상관없이 돈 문제를 안고 사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돈 문제에서 완벽히 해방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내가 가진 돈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이다. 아무리 많이 번다고 해도 돈을 계속 가지고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돈은 계속 우리 곁에서 도망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돈과 관련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수록, 인생과 관련한 문제도 깊이 있게 고찰해보게 된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겪는 많은 문제가 상당 부분 돈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몇 살에 결혼할지, 이직하는 게 맞는지, 아이는 몇 명을 낳을지, 꿈을 좇아 창업할지 등 인생을 살면서 고비고비마다 맞게 되는 문제들을 잘 들여다보면 그 기저에는 돈 문제가 필연적으로 숨어 있다. 그래서 돈을 잘 다루는 사람 치고 허튼 인생을 사는 사람이 없다.
돈과 관련한 문제는 어차피 평생 안고 가야 할 고민이다. 그러니 돈 걱정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을 꿈꾸는 대신 끼니때 맛있는 음식을 골라 먹듯 돈을 친구처럼 대하며 잘 다루자고 생각을 바꿔보자. 돈을 잘 다루게 될수록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도 잘 다루게 될 것이다.
글 맹재원 『1억 모을래? 그냥 살래?』 저자
※ 머니플러스 2018년 3월호(www.fnkorea.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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