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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있는 그대로 살아도

조회수 2018. 5. 25. 10: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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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한 현실에서의 '어른살이'

# 1.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민들레가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 때문이다. 야생초가 만발한 들판이 아름다운 이유도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온갖 꽃과 풀들이 서로 어울려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 사회도 야생초 화단처럼 평화롭고 아름답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타고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의 힘으로 남을 사랑해야 한다. 민들레는 결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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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 속에서 장미를 꿈꾸며 살아간다. 세상 모든 사람이 오로지 자기만 바라보고 싶어 하는 것 같고, 자기만을 위해서 살아갈 것만 같은 삶. 그런 장미를 꿈꾼다. 그렇다면 민들레는 어떠한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아스팔트 한구석.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민들레는 피어난다. 햇빛도 적고 물도 충분치 않은 그런 구석에서. 아무도 모르게 민들레는 피어나고 그렇게 또 다른 민들레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씨앗을 퍼뜨린다. 화려함과 단조로움. 이 두 극단적인 모습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나는 민들레인가? 장미인가? 아니면, 장미가 되고 싶은 민들레인가? 민들레가 되고 싶은 장미인가?

#2.
야생초... 엄마 민들레의 당부

‘민들레’(한희철, 동화작가)라는 동화가 있다. 머잖아 엄마 품을 떠나게 될 까만 씨앗들에게 엄마가 마지막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한다. 먼저 몸이 가벼워야 바람을 탈 수 있으니 욕심을 버리라고 한다. 목이 마르더라도 몸에 묻은 이슬을 털어버려야 바람을 탈 수 있고, 그래야 자기 땅을 찾아갈 수 있다고 당부한다. 자기 땅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 묻는 씨앗들에게 엄마는 바람을 믿으라 한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자리라도 바람이 태우면 떠나야 하고, 아무리 싫은 자리라도 바람이 멈추면 내려야 한다고, 바람만 믿으면 각자의 자리는 분명 알 수 있다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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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일러주는 것은 ‘땅내’에 관한 것이다. 땅에서 나는 냄새인 땅내를 잘 맡으라고 한다. 씨앗이 뿌리를 내릴 곳은 흙밖엔 없다는 것을 엄마는 잘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점점 흙이 사라질수록, 콘크리트라고 하는 이상한 것들로 뒤덮여 갈수록 흙냄새를 잘 맡는 일이 씨앗에겐 더욱 중요한 일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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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떨어진 곳과 관련이 있다. 엄마는 씨앗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어느 곳에 떨어지든지 그곳을 사랑해야 한단다. 너희들 중에는 꽃밭과 같이 좋은 곳에 떨어질 씨앗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씨앗이 더 많을 거야. 자갈밭에 떨어지기도 할 거구, 갈라진 벽돌담 틈새로 떨어지기도 할 거야. 빈 들판 논둑이나 밭둑일 수도 있고, 무덤가일 수도 있어. 빈집 뜰일 수도 있고, 더러는 진흙탕 속이나, 심지어 똥 위에 떨어지는 씨앗도 있을 거야. 길 위에 떨어져 사람들에게 밟힐 수도 있을 거구. 그렇게 너희들이 떨어지는 곳이 어디라 할지라도, 그곳을 사랑하렴. 왜 하필 나만 나쁜 곳에 떨어졌냐고 원망일랑 하지 말고. 원망은 살아 있는 것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 내가 내린 그곳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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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간절한 말에 씨앗들이

내가 내린 그곳을 사랑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엄마?

하고 물었을 때 엄마는 이렇게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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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주 쉬운 일이란다. 내가 내린 그곳에 뿌리를 깊숙이 뻗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는 일이지. 그러면 되는 거야. 그것밖엔 없단다.”

그리고 뿌리가 땅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고 뿌리를 뻗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3.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모두 괜찮은 척하는 건 아닐까. 사실은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건 아닐까? 애매한 나이, 애매한 경력, 애매한 실력, 애매한 어른으로 자란 우리는 모두 어른을 연기하고 있다. 그 나이면 이 정도는 해야 하고 이만큼은 해내야 한다는, 사회가 만든 분위기 속에서 우린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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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로 ‘자존감’을 뽑을 수 있다. 과거에는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 관한 책들이 시대를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사회가 아닌 개인에 집중한 내면의 이야기들에 주목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남’처럼 사는 법이 아닌 ‘나’로 살아가기 위한 삶이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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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 때문에 참는 ‘을’이 된 것에 자책하지 말자. SNS 속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지 말자. 그들과 내가 다르다고 함부로 평가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자. 누구나 어린 시절엔 지구를 지키는 슈퍼히어로가 되길 꿈꿨다. 슈퍼맨이 될 수 있을 줄 알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젠 세상이 아니라 나를 구하는 것이 먼저인 평범한 어른이 되었다. 비록 어린 시절 꿈꾸던 모습의 어른은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똑바로 보고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와 타인이 바라는 모습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워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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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열

[참고도서]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 황대권 | 열림원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 마음의숲

※ 머니플러스 2018년 05월호(www.fnkorea.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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