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님?..이젠 '김OO님'
삼성전자가 임직원간 호칭을 'ㅇㅇㅇ님'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직적 계층의식이 드러나는 대리·과장·차장·부장과 같은 직급 대신 수평적인 호칭을 통해 조직문화를 바꿔나가겠다는 뜻입니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프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담당'으로 직원 호칭을 바꾼 상태입니다.
제일기획도 2010년부터 전 직원을 '프로'로 부르고 있습니다.
삼성그룹 외에도 이처럼 '호칭 파괴'에 앞장서는 그룹들이 또 있습니다.
LG전자는 올해 초 '우리 틉시다'라는 사내 온라인 활동을 통해 나온 의견을 토대로 파트장, 팀장, 프로젝트 리더 등 역할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실 호칭파괴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CJ그룹입니다.
CJ는 2000년 1월 '님' 호칭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부장 과장 대리 같은 직급 호칭을 없애고 상급자나 하급자 구분 없이 '님'자를 붙여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호칭파괴 문화는 사업 확장에도 효과적이었습니다.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한 뒤 영어 닉네임을 공식 호칭으로 쓰고 있습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도 영어 이름인 '브라이언'으로 부른다는 게 카카오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아직 절반의 시행에 그친 사례도 있습니다.
'리더'와 '매니저'로 호칭을 단순화한 포스코는 외부에서 정확한 직급을 알지 못해 혼란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매니저를 '시니어매니저-매니저-주니어매니저' 3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차장-과장-대리'를 나누고 있는 셈입니다.
실패한 경우도 있습니다.
KT는 2010년 1월 직급제를 전격 폐지하며 부장이나 차장을 '~씨'로 불렀습니다. 2012년 2월에는 아예 호칭을 매니저로 완전히 통일했습니다.
하지만 승진 의욕이 떨어지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자 2014년부터는 원상태로 다시 복구했습니다.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호칭파괴가 조직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