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인사고과를 당구로 결정했다①

조회수 2017. 10. 16. 17: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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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모든 게 경제입니다.

땡볕은 어디 갔는지 어느새 아침저녁 찬바람이 느껴지는 가을...


낭만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직장인들에게는 인사고과의 찬바람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도 같이 스며드는 시기.

오늘도 유체이탈 화법으로 사무실 의자와 한 몸이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김대리(38세·미혼).

김대리로 말씀드리자면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유머면 유머....


회사에서 자랑할만한 만능 프로 직장인으로 회사의 대소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물이며 상사들의 시시콜콜한 고민 해결과 후배들의 인생 플랜까지 짜주는 정말 좋.은.사.람. 

수많은 회사 직원 중 군계일학을 뽐내는 그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바로....'일'을 못한다는 것 ㅠㅠ

똑똑한 김대리도 본인이 일을 못한다는걸 잘 알고 있다. 아니 못하는게 아니라 안한다고 자위한다.


취업규칙에 도장을 찍었는지 안찍었는지도 가물가물해질만큼 먼 옛날.


수습 딱지를 떼자마자 그는 직장 생활을 함에 있어 마음속에 큰 다짐을 한다. 

난 이 조직에 부속품이 되지 않겠어!


한번뿐인 인생, 빡빡한 조직에서

부속품들이 잘 돌아갈 수 있게 

'윤활유' 같은 존재가 되겠다!!

입사 동기들이 자기 계발을 위해 영어학원을 다니고 엑셀을 배울 때 김대리는 최신 가요를 섭렵하고 춤을 연습하고 술잔을 능수능란하게 돌릴 수 있는 손목 힘을 단련했다. 

조직에는 항상 10~20%의 월급 루팡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루팡에도 급이 있다. 나는 구내식당 밥만 축내는 하류 루팡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피땀흘려 노력하는 동료들을 (회사 밖에서_밤에) 도와주는 다크나이트와 같은 일류 루팡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회사를 다녔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건 '만년 대리'라는 꼬리표와 그와 더불어 줄어드는 소개팅 건수....

생애 처음으로 '가을'을 느낀 김대리.


나는 누구며 여긴 어디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사무실 책상과 의자와 함께 하며 멍 때리고 있는 그에게 나타난 강부장 (aka. 다크사이드 절친)

추석 연휴 전 회식 자리에서 김대리는 강부장에게 조심스럽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후배의 진지한 물음에 돌아온 그의 따뜻한 한마디.

야 빨리빨리 병원 가봐.
너 죽을 병 걸린거야.
이거 훅 갈 놈일쎄.

그날....김대리는 집에서 소주 한병을 더 마시고 잠이 들었다ㅠㅠ


사회 생활에 내 편은 개미 한 마리도 없다는걸 새삼 깨닫게 해준 강부장(aka. 이젠 개XX)이 내 자리로 온 것이다. 

어이 김대리야. 
이 판을 한번에 뒤엎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왔다!

매경 전국 직장대항 당구대회!!??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찌라시여?


- to be continued (꼭 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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