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자화장실은 '볼일' 훤히 다 보이게 만드나요?
"제발 문 좀
설치해주세요."
지난 7월
경인교육대학교 대나무숲에는
'볼일' 훤히 다 보이는
남자화장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익명의 글쓴이는
"학교 학생회관 남자화장실
소변기 3개 중 2개가
밖에서 훤히 보여
학생들이 세 번째 소변기에만
줄을 선다"고 말했는데요.
대학교뿐 아니라
휴게소, 검찰청까지…
남자화장실 구조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문제는
대학교와 지하철역,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중심으로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스위스에서 온
유학생 사이먼 패트릭(25)은
이와 관련된 황당 사건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패트릭은 올해 가을학기부터
경희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는 대학교 내
남자화장실에 갔다가
적잖게 당황했는데요.
소변을 보던 중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린 순간
화장실 입구를 지나던
낯선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입니다.
그는 "외부에서 소변기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설계된 남자화장실 구조는
스위스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선
학생들이 직접 나서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입구가 개방된
남자화장실 구조.
비단 남성들만 불편한 게
아닙니다.
남자화장실 외부 노출 문제로
2004년 화장실문화연대가
서울 시민 150명
(남성 80명·여성 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여성 응답자의 95%가
가림막을 설치하는데
동의했다고 합니다.
여성들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누가 용변을 보고 있는
뒷모습이 보이는 게
지나갈 때마다
민망할 따름"이라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누리꾼들은 계속해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남녀 대소변기를 가릴 것 없이
용변 보는 모습이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화장실을 설계해야 한다'는
규정을 추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