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소유할 수 있는가

조회수 2017. 12. 17. 19: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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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고 있는, 모든 이를 위한 이야기.
나는 당신을 사랑해라는 말은 나는 너를 소유하겠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사랑이 소유할 수 있는 거라면 아마도 사랑은 립스틱이나 청바지처럼 획득하고 소유할 수 있는 물건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랑이라는 사물은 없다. 지금껏 그것을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존재할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소유하려고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존재를 잃어버리게 된다.
“식당에서 음식 하나 주문할 때도 제 의견을 묻지 않는
오빠를 따르면서도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 좋은 게 좋은거야,애써 넘겼어요”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나니 이제야 제 모습이 보이더군요. 내 인생이 내 뜻과 무관하게 흘러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조남주<현남 오빠에게>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주체적인 생산 활동이다. 나는 상대를 배려하고 알고자 하며 상대에게 몰입하고 존재를 입증하며 상대를 보고 즐거워한다. 그것은 나를 소생시키며 나의 생동감을 증대시킨다.
사랑은 나의 소생과 생장을 낳는 과정이지 소유할 수 있는 어떤 결과물이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상대를 소유화할까
내가 주체적이지 못할 때, 존재를 잃어갈 때, 상대는 나를 구속하고 가두며 지배한다.
이런 종류의 사랑은 생명감을 불러일으키기는커녕 목을 조여서 마비시키고 질식시켜서 죽이는 행위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애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특히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오빠가 결혼 얘끼를 꺼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나더라고요
오빠와 결혼해서, 우리가 가족이 되고 모든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법적으로도 서로에게 의무와 권리가 생긴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조남주<현남 오빠에게>
한쪽이 다른 한쪽을 소유하는 연애를 하던 커플이 결혼을 이르게 된다면 소유는 더 확연히 드러나게 마련이다.
결혼의 약속은 쌍방에게 상대방의 육체, 감정, 관심을 독점할 권리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 어느 편도 상대방의 마음을 사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이제 사랑은 소유하고 있는 무엇 하나의 재산이 된 것이다.
서로를 소유한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을 일꺠우려는 노력도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려는 노력도 수그러든다.
그들은 권태로워지고 각자 지녔던 아름다움도 소멸된다
그리고 환멸을 느끼며 어쩔 줄 몰라한다.
그들은 흔히 변해버린 관계의 원인을 상대방에게서 찾으려고 들며 자신은 속았다는 느낌에 젖는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점은 두 사람 모두 서로 사랑에 빠졌던 그때와는 이미 같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랑을 소유할 수 있으리라는 그릇된 기대감이 결국 사랑을 정지시켰다는 사실이다.
사랑,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로서 존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상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상대를 빛나게 하는 사람으로 존재하게 된다.
사랑을 소유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집착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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