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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오프닝 재상영, 넷플릭스 영화라서 야유했다고?

조회수 2017. 5. 22. 13: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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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관객의 야유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5월 19일(현지 시각) 오전 8시 30분에 시작된 <옥자>의 뤼미에르 대극장 스크리닝에서 오프닝이 두 번 상영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일부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관객의 야유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영화를 ‘제대로’ 보겠다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었다. 칸=박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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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짝!” <옥자>가 상영을 시작한 뒤 8분 가까이, 뤼미에르 대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이 박자를 맞춰 박수를 쳐댔다. 휘파람과 함성도 함께였다. 이제 막 시작한 영화에 반해서 보내는 환호는 아니었다. 상영 시스템 문제를 바로잡고, 영화를 제대로 보여 달라는 항의의 퍼포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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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30분 정각 <옥자> 상영이 시작됐지만, 상단 마스킹 천막이 채 다 올라가지 않아, 검은 막이 전체 스크린의 1/5 가량을 가린 상태에서 영화가 시작됐다. 명백한 상영 사고. 하지만 오프닝 시퀀스가 끝나고 ‘Okja’라는 타이틀이 오를 때까지 그 상태로 영화가 계속 상영됐다. 이미 상영 시작부터 관객들은 휘파람과 환호, 박자를 맞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70년 역사의 칸국제영화제지만, 상영 관련 사고가 없는 건 아니다. 부분 조명이 제대로 꺼지지 않는다거나, 사운드나 영상에 문제가 있다거나, 이번처럼 마스킹 천막이나 커튼이 스크린을 가리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있을 때면, 칸의 관객들은 이처럼 ‘박수와 환호’로 상영 시스템 점검을 요구하곤 한다. 일종의 ‘칸 버전 컴플레인’인 셈이다.

박수와 환호는 “영화 제대로 보여달라”는 칸 버전 컴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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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가량 항의가 계속됐지만, 마스킹 천막이 정비되지 않자,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특히 스크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옥자>의 주인공인 ‘옥자’의 모습이 공개되자 객석의 항의가 거세졌다. “상영을 멈춰라” “오프닝을 다시 상영해라” “시스템을 체크해라” 등 관객들의 고함소리에 뤼미에르 대극장의 불이 다시 켜졌다.


영화제 측이 관객에게 직접 해명과 사과를 하진 않았지만, 전체 커튼과 마스킹 천막을 처음부터 다시 조정하고 영화제 리드 필름부터 <옥자>를 다시 상영했다.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고 재상영하기까지 약 12분 정도 걸렸다. 그제야 <옥자>를 향한 진짜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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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경쟁부문 초청작이자 아마존 스투디오가 제작한 토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 상영 때도 ‘스트리밍 플랫폼 영화’에 대한 의사 표현이 있었다. 일부 관객이 아마존 스튜디오 로고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자, 일부에선 ‘우~’하는 야유로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옥자>가 처음 상영됐을 때도, 넷플릭스 로고에 대한 반응이 있었다. <옥자>의 경우엔 환호가 더 우세했고 그에 반하는 야유도 섞여 들어갔지만, 넷플릭스 로고가 잠시 비췄을 때의 반응일 뿐이다.


정상적으로 상영된 <옥자>를 향한 관객 반응은 전체적으로 호의적이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상황 코미디에 큰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들이 많았고, 미자(안서현)와 옥자의 액션 신에선 박수도 나왔다. 영화의 엔딩 부분에서 “울었다”라는 해외 기자들도 눈에 띄었다.

봉준호 감독 “오프닝을 두 번 보여주다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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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상영 직후 11시부터 진행된 <옥자>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상영 사고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것이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칸의 반발이라는 루머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먼저 폴 다노가 “AFL(동물 해방 전선, 영화 <옥자> 속 동물 보호 단체)의 소행이다!”라며 농담으로 화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소와 여유, 유머를 담아 이렇게 답했다.


“영화제를 많이 다녀보셨겠지만, 어디서든 이런 일(상영 사고)는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인 해프닝이다. 나는 오늘 아침(오프닝 재상영 소식)에 매우 행복했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오프닝을 기자들이 두 번 본 셈이니, <옥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겠나?”


봉준호 감독의 말이 맞다. <옥자>의 오프닝은 미란도 코퍼레이션과 ‘슈퍼 돼지’ 프로젝트의 시작에 대한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기자들에겐 한 번 보면 놓쳤을지도 모른 정보들을 다시 챙기는 운 좋은 기회였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 영화계에는 믿거나 말거나 징크스가 있다. 기자 시사에서 영사 사고가 나면 ‘흥행 대박’ 난다는 속설이다. 자식 같은 영화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서 생긴 사고에 속상했을 영화 관계자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얘기일 테지만, 한번 믿어본들 어떤가. 한국 시사도 아닌 전 세계 기자 대상 시사 해프닝이니 ‘대박’의 차원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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