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정치라는 정글에서 이 남자가 사는 법

조회수 2017. 4. 21.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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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을 앞둔 지금, 결국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책임감만큼은 가득 안고 극장을 나서게 될 것이다.

5월 9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4월 26일(수) 개봉하는 <특별시민>이 대한민국 선거판을 낱낱이 보여준다.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를 포함한 시장 후보들의 공방전보다, 탁월한 배우들 하나 하나에 눈길이 먼저 간다.

출처: 최민식, 곽도원 두 배우 덕분에 장미대선을 앞둔 지금, 결국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책임감만큼은 가득 안고 극장을 나서게 될 것이다. 사진 쇼박스

산만한 판을 제압하는 최민식, 곽도원 명연기



<특별시민>은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와 그를 돕는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 그리고 광고전문가 박경(심은경) 등 서울시장 선거판에 발 딛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 이불 덮고 다른 꿈꾸는 천태만상에 기반을 둔다. 후보들 간의 치열한 머리싸움이라는 사건 자체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높은 감투를 노리는 권력욕, 그로 인해 복잡해지는 인간관계를 보여주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선거 공작’이라는 소재의 신선함을 느낄 새 없이 캐릭터에 더 눈길이 간다.



다만 그 숫자가 너무 많은데다가 최민식, 곽도원의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인물을 얕게 훑는 수준이라 인물의 감정선, 입장 변화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소리, 라미란, 류혜영 등 뛰어난 여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캐릭터 분량은 적은 편이라 아쉽다. 특히 라미란과 류혜영의 경우 최민식의 반대 진영이라는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스토리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할리우드 스타 이기홍은 특별출연 정도의 분량과 역할을 기대하면 된다. 이 수많은 캐릭터들이 조화롭게 융화되지 못해서 전반적으로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와중에 몰입을 높이는 건 단연 최민식과 곽도원의 존재감이다. 두 배우의 섬세하고 노련한 연기가 빚어내는 긴장이 관람 포인트. 청와대를 노리는 오랜 경력의 베테랑 국회의원과 신분 상승의 야망으로 가득 찬 선거 공작 전문가의 애매한 관계가 극의 강약을 책임진다. 두 배우 덕분에 장미대선을 앞둔 지금, 그래서 결국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책임감만큼은 가득 안고 극장을 나서게 될 것이다. 차지수

출처: <특별시민>은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질문 자체가 갈팡질팡하다가 어느샌가 흐지부지해졌다. 사진 쇼박스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답을 얻는다



영화는 시작부터 많은 인물이 등장하며 두서없이 이야길 펼친다.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 그를 돕는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까지. 그러나 정치가의 권력욕이란 설명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본능’이라고 여긴 탓일까. 왜 이들이 이렇게 선거판에 뛰어들어 당락에 목을 매는지 공감하게 만들 어떤 노력도 없이 그저 영화는 흘러간다.



상대 진영을 꾸린 모양새도 마찬가지다. 변종구를 위협하는 상대 후보 양진주(라미란)와 그를 돕는 ‘워싱턴’ 출신 선거 전문가 임민선(류혜영) 그리고 양진주의 당락을 좌우하게 된 그의 아들 스티브(이기홍)까지 캐릭터 설정은 흥미롭지만, 그 뿐이다. 전체적인 흐름의 키를 쥔 인물들이 힘이 없으니, 몰입감도 떨어지고 어느 샌가 이야기의 개연성조차 사라져 버린다.



대체 선거가, 권력이 무엇이기에 저들은 왜 저런 선택을 하는가? 영화는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질문 자체가 갈팡질팡하다가 어느샌가 흐지부지해졌다. 그 탓에 이토록 근사한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촬영, 편집마저 엉성하게 느껴진다.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예상할 순 있지만 납득시키진 못했다. 현실에서도 큰 투표를 앞두고 있는 관객에게 마음의 무게만 남기고 끝맺을 뿐이다. 이인국

출처: <특별시민>은 정치라는 정글에서 변종구(최민식)이 살아남는 법을 보여준다. 최민식이라는 거대한 배우가 빈 공간을 적절하게 메워주는 것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는 수밖에 없다. 사진 쇼박스

영화와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특별시민>은 헌정 사상 최초로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를 따라간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벌이는 양 진영의 정치싸움이라는 <특별시민>의 소재는 조지 클루니 감독의 <킹메이커>(2011)를 떠오르게 하지만 그만큼 치밀하지도, 정치를 깊이 찌르는 것도 아니다. 최민식, 곽도원, 문소리, 심은경, 라미란 등 탄탄한 배우진이 총출동했지만, 존재감은 기대 이하다. 배우들의 연기를 따지기에는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인 탓이다. 최민식이라는 거대한 배우가 빈 공간을 적절하게 메워주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영화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시작해 유권자의 입장으로 끝나지만, 결국 이야기의 핵심은 정치라는 정글에서 변종구라는 인물이 살아남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 변종구를 향한 충성과 배신으로 흔들리는 심리 변화는 <특별시민>에서 유심히 지켜볼만한 점이다. 하지만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불분명한 인과 관계 속에 계속 터지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흔들어놓는다. 정치와 정치가 맞붙는 한판 승부를 기대했다면 시원섭섭할 수밖에. 박경희

출처: 대한민국 선거의 민낯과 정치인 변종구의 인간적인 고뇌를 동시에 보여주려는 시도가 영화의 주제를 모호하게 만드는 양날의 검이 됐다. 사진 쇼박스

소재와 시도는 특별했지만



당선을 꿈꾸는 정치인, 광고 전문가, 선거 전문가, 언론인, 정치인의 가족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얼키고설킨 대한민국 선거판의 민낯을 보여주려 했던 <특별시민>의 시도는 특별하고 신선했다. 영화는 ‘정치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면서 호기롭게 시작한다. 정치와 연관된 여러 직종의 인물들이 각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특별한 사건에 집중하기보다는 많은 인물의 면면을 담아내 ‘선거’를 휴먼 드라마 장르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엿보이지만, 그 답이 어떤 교훈이나 메시지, 공감을 이끌어내긴 어려워 보인다.



가장 아쉬운 것은 캐릭터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선거 과정에 참여하는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영화는 없었다. 하지만 주인공 변종구(최민식)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평면적이고, 기능적인 캐릭터에 머문다. 또한 정치판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정치인 변종구의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주려는 시도가 영화를 모호하게 만드는 양날의 검이 됐다. 그의 양면성은 분명 매력적이다. 직접 힙합 공연을 할 만큼 쇼맨십으로 지지세력을 키워가는 야심가이자, 자기 야망에 짓눌려 일그러지는 인간이기도 하다. <특별시민>은 점차 후자의 변종구에게 집중하는데, 그에게 이입하던 감정까지도 허망해진다. 채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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