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 <프리즌>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 9

조회수 2017. 3. 23. 17: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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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로케이션, 공간의 색깔까지. 관객을 잔뜩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로 꽉 찼습니다.

<프리즌>(3월 23일 개봉)은 <아수라>(2016) 이후 등장한 또 한 편의 청소년 관람불가 범죄 액션이다. <아수라>가 장례식장에서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줬다면, <프리즌>은 교화의 현장이 아닌 완전범죄의 진원지로 재탄생한 감옥에서 밀도 높은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감옥을 의외의 공간으로 풀어내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프리즌>의 내부를
들여다본다. 

# 한석규 X 김래원 연기 ‘케미’
출처: 사진 (주)쇼박스

한석규와 김래원는 경계하는 관계에서 공생, 협력하는 관계로 변화하며 시너지를 보여준다. 한석규는 교도소를 왕국처럼 군림하며 교도소장도 꼼짝 못 하는 실세 익호를 맡아 묵직하게 악의 끝을 보여준다. 김래원은 ‘익호의’ 교도소에 새로 수감된 전직 형사 유건을 맡아,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더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실제로는 7년 이상 형동생 사이로 친하게 지냈지만 작품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 지금까지 범죄 액션 장르에서 진가를 발휘한 한석규, 김래원의 연기는 <프리즌>에서 더욱 강렬하게 폭발한다.

# ‘청불’ 부른 생생한 공포
출처: 사진 (주)쇼박스

절대 제왕 익호는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범죄에 가담시키며, 악인을 재생산해내는 ‘악의 근원’이다. 익호가 유건을 처음 불러냈을 때 전기톱에 유건의 팔을 가져다 대는 장면을 비롯해 이어지는 잔인한 행동들은 익호의 잔혹함을 드러낸다. 익호를 “왕국의 악한 독재자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한 한석규는 익호의 목덜미부터 이어지는 커다란 흉터 자국을 직접 제안했다. 한석규는 “살아남으려고 끝까지 발버둥 치는 수놈 하이에나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익호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 실제 교도소 촬영
출처: 사진 (주)쇼박스

<프리즌>에서 완전 범죄의 진원지 성안 교도소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다. 제작진이 장장 6개월에 거쳐 찾아낸 실제 교도소 건물에서 촬영한 것도 교도소라는 공간의 현실감을 더한 대목. 제작진은 20여 년 간 실제 재소자들이 생활했던 전남 장흥 교도소의 촬영 허가를 받아,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4개월간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했다.

# 컬러로 구분하는 권력 구도
출처: 사진 (주)쇼박스

<프리즌>의 공간은 인물에 따라 다른 색깔로 개성을 부여했다. 익호의 공간인 원예실과 밀실은 익호만 입는 모범수 죄수복과 같은 갈색 톤으로 연출했고, 유건이 수감 후 처음 들어간 창길(신성록)의 공간은 파란색 톤으로 맞췄다. 익호의 패거리들이 지내는 8사동과 취사장을 회색 톤으로 설정한 이유는 권력에 복종하는 무색무취 캐릭터들의 생활공간을 표현하기 위한 연출이었다. 이내경 미술 감독은 “실제 교도소가 가진 리얼리티를 지키면서, 영화의 톤 앤 매너에 맞는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인물에 따른 미술 연출 의도를 밝혔다.

# 익호의 아방궁, 교도소
출처: 사진 (주)쇼박스

익호가 제왕이라면 교도소는 그의 왕국이다. 제작진이 촬영 단계에 가장 고민했던 장소도 익호의 공간. 일반 죄수들과 같은 감방 생활은 캐릭터 설정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 고민을 거쳤다. 영화나 드라마 속 교도소의 공간은 감방과 운동장 정도가 주로 등장하지만, <프리즌>에서 교도소는 취사장, 목욕탕, 원예실, 폐창고 등 다양한 공간을 볼 수 있다. 그중 제작진이 오랜 고민과 사전 조사에서 찾아낸 공간은 바로 원예실이다. 보통 고위급 경제, 정치 사범이나 재벌들에게 편안한 작업장으로 배속되는 것을 참고하니, 그곳이 익호의 힘을 보여줄 공간으로 적격이라 판단했다고 한다. 취사장에선 익호만을 위한 밥상이 차려지거나, 샤워실 온탕에 혼자 몸을 담근 익호의 모습까지 보면 교도소가 더 이상 익호를 가두는 공간이 아니라 아방궁으로 보인다.

# 유건과 창길의 ‘생존 액션’
출처: 사진 (주)쇼박스

창길은 패거리를 만들고 몰려다니며 익호의 행동대장 홍표(조재윤)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홍표가 모시는 익호의 뒤통수를 호시탐탐 노린다. 창길이 처음 유건의 성질을 건드리거나 익호가 그 둘의 싸움을 부추기는 영화 초반의 장면은 창길의 불같은 성격과 굴욕적인 순간을 보여주는 동시에, 엎치락뒤치락하는 권력의 속성도 보여준다. 나현 감독은 “말 그대로 진짜 같은 액션을 원했다. 길거리에서 실제로 살벌한 싸움을 목격한다면, 당연히 위협을 느끼며 뒤로 물러나거나 피하게 된다. 이런 느낌을 관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액션을 만들고자 했다”며 ‘생존 액션’ 장면을 연출한 이유를 전했다.

# 교도소 감시탑에 오른 죄수들
출처: 사진 (주)쇼박스

익호와 유건이 버젓이 감시탑에 선 모습은 죄수와 교도관의 전세가 역전된 상황을 직접 상징한다. “교도소는 익호가 군림하는 ‘제국’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나현 감독은 감시탑과 그 위에서 보는 ‘ㄷ자 구조’의 외경을 탄생시켰다. 익호의 시선을 통해 죄수들이 생활하는 사동, 기술을 배우는 작업 사동, 소장실과 통제실에 이르는 전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한 것. 감독의 연출 의도에 따라, 제작진은 영화 세트장에서 쓰이는 나무 골조나 컨테이너 박스가 아닌 실제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H빔 철골 구조로 건물을 지어 생생함을 더해 새로운 사동 건물을 지었다.

# 전문직만 들어갈 수 있는 ‘익호파’
출처: 사진 (주)쇼박스

사회에서 활약한 전문가만이 ‘익호파’에 일원이 된다. 행동대장 홍표와 용철(유하준)은 전직 조직 폭력배 출신, 종대(한주완)는 전직 의사다. 지도를 펼치고 기획과 설계를 담당하는 양씨(송경철)은 전직 작전 사령관. 이들은 유건처럼 자신의 전문적 지식을 범죄에 악용하기로 하고 익호의 품 안에서 편한 수감생활을 보장받는다.

# 감옥에서 빛난 ‘특별’ 출연자들
출처: 사진 (주)쇼박스

이경영과 김성균의 존재감은 감옥에서도 빛났다. 이경영은 전국 교도소 관리자 배 국장으로 등장해 익호와 강 소장이 긴밀하게 유착해 범행을 꾸민다는 걸 의심한다. 김성균은 <프리즌>이 1996년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인물이다. 그는 마치 <범죄와의 전쟁>(2012) 박창우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외모로 유일하게 교도소 바깥에서 익호와 통하는 전략 브레인 김 박사 역을 맡았다. 상반된 목적으로 바깥세상에서 감옥을 오가며 깊은 인상을 남긴 두 배우가 특별출연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글 채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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