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의 난도 400m 레이스 포기? 완주? 스키점프 역주행 도전기 下

조회수 2019. 10. 5.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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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XIM 박상예
출처: 맥심
"신발끈 꽉매!"

안녕하세요!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뛰어오르는 역주행 레이스에 참여한 박상예 에디터입니다. 



이번 화는 출발점에서 시작합니다.

※이 글은 하편이니, 상편을 보시고 오시면 이해가 빠르답니다.

이전 화 요약: 박상예 에디터
자기소개와(?)
이상한 대회 소개와 준비,
대회 당일 저의
폭풍
긴장감
(후덜덜)

드디어 달려보겠습니다!!!

출처: 맥심
<0~100m>
첫구간은 '워밍업! 탄탄한 평지'입니다. 땅은 평탄해도 마음은 두근두근, 왔다갔다, 평탄하지 않아요.
긴장되는 그 시작~ 10분 전, 5분 전, 하면서 마구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전문 MC 두분.
출처: 맥심
그저 달렸습니다. 초반부에 자신감 있게 뛰자는 게 저의 전략이었습니다. 뒤에 가서 페이스 와장창 해버릴 지도 몰라서 이게 좋은 전략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모두들 저를 추월할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뛰다보니 제가 선두인 거 있죠! (흐악)
제가 꼭짓점의 제일 가운데 있는군요 ㅋㅋ
찾기 힘드시죠?
제일 앞 세 명 중 가장 왼쪽이 접니다. 보통 마라톤 대회처럼 차근차근 뛴 게 아니라 이왕하는 거! 전속력 달리기로 뜁니다. 한 90% 전속력으로 뛰었답니다.
출처: 맥심
<100m~200m>
'언제까지 네가 두발로 걸어가나 보자' 구간입니다.
출처: 맥심
저 언덕(슬로프)이 시작되는 선부터 100m가 끝납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저 모든 슬로프를 걸어갈 순 없겠죠?

뛸래? 걸을래? 길래? 아직은 뛸 수 있어요.
점차 뛰기를 포기하고 걷는 구간...


뒤뚱뒤뚱 걷는 저입니다. 하나둘씩 저를 추월하지만 상대를 신경쓰거나 앞을 볼 여력 따윈 하.나.도 없습니다. 본인한테 집중하는 것이 더 필요한 순간이거든요! 왜 마라톤이 본인과의 싸움이라고 하는지 깨달음....
겨우 200m 도달했을 때 우리 모두는 기기 시작합니다. 걸을 수도 없어요!
일단 경사가 무척 심하고요.
걸을 힘이 없기 때문이죠.
어떡하죠... 아직 200m나 남았는데... (ㅠ_ㅠ)
출처: 맥심
<200m~300m>
'넌 뒤졌다ㅋㅋㅋㅋ' 구간입니다.
더이상 말이 필요하지 않아....
이 글을 쓰면서도 무서운 구간...
저 레드불 400 로고가 끝나는 순간부터 200m의 시작입니다. 당연히 '기승전결'의 '전'을 맡은 부분만큼 빡셉니다. 고비입니다. 모두가 4족보행을 시작합니다.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무지 들어요.
왜 하고 있을까?(사고포기)
옆으로 가야하나?(중도포기)
굴러 떨어지면 되나?(인생포기)
(남성 참가자들의 사진입니다)


태양이 가장 뜨거운 시간...2~3시....
남중고도 어쩌구저쩌구... 지열도 뜨거워지고...

아...주 덥습니다. 저의 출발 시간이 3시 15분이었나 그랬거든요.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200m 위에 서 부는 바람♬ 끔찍한 바람♩
찍어주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정신 없는 공간.
그저 저세상에 가까워집니다.




'아부지 엄무니....... !!!!!!!! 할머니......! 증조 할아버지!!!!!!!!'
속으론 그들을 생각하고 입 밖으론 옆 참가자들에게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저는 응원을 할 때 더 힘나는 사람인가봅니다 ㅋ_ㅋ
위에서 보면 이런 뷰일 정도로 정말...
엄청난 고도에요.
출처: 맥심
<300m~350m>
'조상신 만나기 100M 전, 악마의 마지막 배려' 구간입니다.
출처: 레드불
(남성 참가자들의 사진입니다)
저기 레드불 아치부터 계단 전까지가 350m인데요.

어느새.... 우리들은 400m 정상점의 코앞,
건물 40층 높이 바로 아래입니다.

고도도 높아서 너무 무섭지만 낙장 불입이죠. 이미 체력은 다 소진했습니다. 그래도 여기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남성 참가자들의 사진입니다)
악마의 마지막 배려라고 볼 수 있는 이 곳은 최소 2족 보행이 가능합니다. 물론 4족 보행스럽긴 합니다만....
하아아... 전 여기서도 기었던 것 같습니다...
전 이 배려의(?) 구간이 없었으면
중도 포기
했을 거에요.
서서 걸어가긴 하는데
영 서서 걷는 것 같지가 않네요...
토할 거 같아요.
왜냐고요?
출처: 맥심
이게 박상예 에디터의 시야기 때문이지요^^....
(지금 봐도 우웩)
출처: 맥심
<350m~400m>
'황천길로 올라가는 마지막 코스, 죽음의 존'.........!

산소도 없는 것 같아요... 태양계로 치면 열권...(아무말)
출처: 맥심
누구는 걷고 누구는 기고한답니다. 박가(밀양 朴씨)네 조상분들을 오래간만에 다 뵐 수 있습니다.

걸으면 체력 소모는 덜 될 수 있지만 발을 헛디디면 곧바로 죽겠지 싶어서 그냥 기어갔습니다.

일단 저는 고소공포증도 있다 했잖아요. 엉엉 엉엉....
걷는 사람 반,
기는 사람 반,


20m...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카메라를 보는 자 당신이 챔피온...

우와 드디어 완주!

'산소 부족(?)'

아찔한 높이에 호흡 곤란이 오는 것 같습니다.

남성 참가자들이 왜! 아직도! 200m 지점, 300m 지점에 누워있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아까 달리면서 보니 중도에 몇몇 분들이 포기하고 누워있던 게 생각이 납니다.

솔직히 힘든 것도 무지막지하게 힘든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숨을 고르고 세상을 둘러보니 제가 40층 높이에 와있더라고요.


"와! 내가 완주했다!"

그 기쁨은 저를 매트리스에 누워있지 못하게 했습니다. 전 신나서 마구 날뛰었습니다. 흥이 절로 납니다. 위에선 노래도 틀어주고~ 같이 완주한 분들이랑 이 감격의 시간도 공유하고~ 지상 140m 위에선 친목이 쉽더라고요ㅋㅋ... 전우애(?)


음... 그 체력으로 좀 더 기록을 단축시킬 걸 그랬나요? 




놀랍게도 예선에 참여한 여자 참가자분들 중에 중도 포기하신 분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정말 멋있네요!!!

출처: 맥심
어느 신문에서 나왔다는 모 기자님이랑 인터뷰도 했습니다.

"어휴 뭐 이런 건 기사 쓰는 것에 비해 일도 아닙니다,
기자님도 한번 해보십죠" (허세 작렬)
출처: 맥심
아래로 내려가서 기록칩을 반환하니 주최측이 준비한 메달까지 받고요. 개운합니다 정말로!

전광판에 뜬 저의 결과는 두구두구?

출처: 맥심
숨은 박상예 찾기.jpg

찾으셨나요? 놀랍게도 전광판에 뜬 결승 진출자에는 제 이름이 있었습니다. 저건 무슨 순서냐고요?

1. 예쁜 순서
2. 가나다순
3. 무작위
4. 기록순(오름차순)


정답은 당연히 1은 아니고(...????...) 4!
즉 저는 75명 중에서 24등을 했네요...



기뻐서 냉큼 사진을 찍긴 했지만 저의 이때 상태는
출처: 맥심
나는 여기? 누군 어디?


..............
위에서는 완주의 기쁨에 행복했고
아래서는 결선에 나가야한다는(=한번 더 저짓을 해야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이런걸 금상첨화라고 하죠...

완주의 징표인 메달 목에 걸고서 결선 진출이라는 기쁜(?) 소식에 말잇못 상황인 에디터... (허벅지도 더 부어보입니다)

참가자분들~ 다들 허벅지 불은 안나셨는지....
기운
넘치는 상예: "야 ㅋㅋㅋㅋ 한번 더 해봐!!"
이성
의 끈을 잡은 상예: "아니 뭘 또 해;;;
기사거리 다 나왔어 정신 차려 집에는 가야지"
이런 두 상예가 싸우고 있었습니다.

30분 정도 지났나?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또 출발선 앞에 있더라고요. 그것도 신나게....ㅋㅋㅋㅋ

아, 두번은 못할 이 경기를 두번 쳐 해내버렸죠.
또 못간다고 하겠지만 또 내년에 기회가 주어지면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침대에서 정말 못 일어났다고 전한ㄷ....

반ㅋ전ㅋ

가 아니라 애프터파티도 가고 아까처럼 또 신나게
자축 댄스를 하고 왔습니다. (이 체력 아껴서 기록이나 만들걸.... ㅎㅎㅎ)
이날 남녀 개인 경기 이외에 2019 고성-속초 산불 화재를 진압하느라 수고하신 소방관들의 특별 경기도 있었고
뜨거운 전우애를 볼 수 있던 릴레이 경기도 있었지요.
"나이 따위 무슨 상관?"
어린이 참가자도 있었어요. 어린데도 정말 대단하지요?
아~
정말 죽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결국 두 번 뛰고!
(끝나고 바로 가족에게
통화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헥헥 거리며....)
<소소한 에피소드...>
상예: 어무니.....
엄마: 왜???
상예: 나 완주했어요....
엄마: 오~
상예: (기대)
엄마: 이따 통화하자 지금 운전중
[툭]
네...
마치 철인 3종 경기처럼
본인의 한계에 도전해 본, 뜻깊은 레이스였습니다.
내년에 나갈지는 심히 고민이 되지만(..............)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회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닌 얼마나 잘 싸우는 것이냐다.

(The most important thing in the Olympic Games is not winning but taking part; the essential thing in life is not conquering but fighting well.)

-피에르 드 쿠배르탱
뭐 맞습니다. 결과가 중요하겠습니까?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만) 과정이 중요합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제가 3등 안에 못들어서 하는 말은 아니고ㅠㅋㅋㅋ)
내년에 저랑 함께 나가실 분 구해봅니다... ㅎㅎㅎ

박상예 에디터 press@maxim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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