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을 달고 살아서, 10일간 채식을 해보았다
조회수 2017. 12. 16. 13:00 수정
BY. MAXIM 박소현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장염이란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1인.
하지만 언제부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게 배탈과 장염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많은 업무량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에 치닫자 굉장히 심한 장염에 걸렸죠. 추석 연휴 10일 내내 편히 쉬지 못하고 배만 잡고 아파했거든요.
여튼 이렇게 되니 '내 장에 진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대장내시경을 받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대장내시경 그거 뭐 금식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가볍게 생각했던 저 자신을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반성합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검사 전 장을 비워내는 일. 위 내시경과 다르게 금식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거의 4L에 해당하는 대장을 비워내는 약을 물에 섞어 먹는 게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약간 포카리스웨트 맛이 나기는 하는데 굉장히 짰거든요. '비눗물을 마시는 게 나을까? 이게 나을까' 뭐 이런 이상한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네, 정신이 가출하게 만드는 마법의 약이었습니다. 장이 비워짐과 함께 제 멘탈도 비워진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검사 전 장을 비워내는 일. 위 내시경과 다르게 금식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거의 4L에 해당하는 대장을 비워내는 약을 물에 섞어 먹는 게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약간 포카리스웨트 맛이 나기는 하는데 굉장히 짰거든요. '비눗물을 마시는 게 나을까? 이게 나을까' 뭐 이런 이상한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네, 정신이 가출하게 만드는 마법의 약이었습니다. 장이 비워짐과 함께 제 멘탈도 비워진 것 같아요.
그렇게 장을 비워내고 수면 내시경을 했습니다. 다행히 내시경을 하는 동안은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약 먹는 거만 빼면 그렇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배에 가스도 많이 찼던 게 고민 중 하나였던 기자는 복부 엑스레이 사진도 찍어봤습니다.
배에 가스도 많이 찼던 게 고민 중 하나였던 기자는 복부 엑스레이 사진도 찍어봤습니다.
혹시 모른다며 변 검사도 해야 한다고 해서 분변검사도 의뢰했습니다. 글에서 응아 냄새가 난다고요? 에이, 그러지 마세요. 저도 지금 기사에서 처음으로 장, 응아 이야기 하는거라 굉장히 부끄럽거든요.
모든 검사를 받고 난 후 의사 선생님을 만났죠. 다행히 대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왜 그렇게 장염에 자주 걸렸냐고요?
이를 두고 의사 선생님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처방도 해주셨죠. 청천벽력같은 소리였습니다. 평소 고기를 사랑하는 육식주의 식단을 가진 제게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다 끊고 채식을 10일간 해보라는 처방을 내려주셨거든요.
술, 커피 등 자극이 가는 음식도 모두 금지였습니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채소 반찬과 삶은 계란, 생선구이 정도였습니다. 비건 식당도 자주 갔어요.
그리고 덤으로 매일 아침 100% 케일을 간 녹즙을 먹으라고 지시를 하셨습니다. 녹즙,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굉장히 굉장히 건강한 맛입니다. 사과나 당근 등 다른 것을 섞으면 맛은 좀 더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것 섞지 않은 상품을 배송시켜 먹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장에 유익한 균이 별로 없다고 해서 유산균도 매일 3끼 빼먹지 않고 먹었습니다.
커피로 하루하루 살아가던 사람인데 커피 없이 버티기는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처음 3일은 거의 병든 닭처럼 힘이 없었고 신기하게 4일부터는 커피를 안 먹어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0일간 체험을 하고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조금 더 건강해진 장을 위해서요.
복부 엑스레이 사진을 찍고, 분변 검사를 또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응아한 이야기를 왜 기사에 쓰고 있는지 1도 모르겠네요.)
복부 엑스레이 사진을 찍고, 분변 검사를 또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응아한 이야기를 왜 기사에 쓰고 있는지 1도 모르겠네요.)
그 결과가 어땠냐고요? 채식을 하고 카페인, 술 등을 먹지 않고 유산균, 녹즙도 매일 섭취를 했더니!! 복부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배에 차는 가스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왼쪽 사진이 채식 전, 오른쪽 사진이 채식 후입니다. 사진에서 동글동글한 기포 보이시죠? 그게 몸 안에 들어있는 가스입니다. (이젠 하다 하다 방귀 이야기도 하는군요.)
분변검사에서도 유해균은 줄고 유익균은 늘어나는 그런 기적을 맞이했습니다. 당연히 이 10일간은 배탈이나 장염은 없었고요.
분변검사에서도 유해균은 줄고 유익균은 늘어나는 그런 기적을 맞이했습니다. 당연히 이 10일간은 배탈이나 장염은 없었고요.
하.지.만. 그런 식단만을 먹고 도저히 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10일이 지난 후 다시 원래 식단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나의 장도 건강해질 수 있구나를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 매일 커피를 달고 사는 경우 커피를 잠깐 끊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몸이 더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거든요. 예전에는 하루에 커피를 2~3잔 마셔도 효과가 없었는데 요즘은 작은 커피 한잔만 마셔도 바로 효과가 있습니다. 심지어 밤에 잠이 잘 안 올 정도더라구요.
기자의 채식 식단 체험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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