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7년 부동산시장 트렌드
건설산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45년의 전국 총 가구수는 2015년(1901만) 대비 약 330만 가구 늘어난 2231가구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반면 가구당 구성원 수는 오히려 감소해 1~2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71.3%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이처럼 1~2인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초소형’이 주택시장의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초소형 주택의 거래도 증가하는 추세이고요.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전용 40㎡이하 초소형 주택의 매매 거래비율은 2013년 11.1%, 2014년 11.5%, 2015년 11.6%, 2016년 12.5%로 늘었습니다. 2017년의 경우, 10월까지 거래된 초소형 주택은 총10만3094건으로 전체 80만310건의 12.9%에 달하죠.
분양시장에서도 초소형 아파트는 남다른 인기를 자랑합니다. 일례로 지난 11월 현대건설이 신길뉴타운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전용 42㎡는 평균 청약경쟁률 12대 1의 12배가 넘는 14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죠.
1인가구 증가세는 대도시, 2030세대에서 두드러집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서울의 2030세대 비중은 46.5%로 전국 2030세대 비중(34.8%)보다 높게 나타났는데요.
경제적 기반이 안정된 4050세대에 비해 소득이 낮은 2030세대의 주거공간은 옥탑, 고시원, 원룸 등으로 열악한 편입니다.
이들 젊은 층에게 셰어하우스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양질의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주거형태로 꼽힙니다. 집 한 채를 여러 사람들이 공동 사용하는 형태로 주거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임대인 입장에서는 다수의 임차인들에게 월세를 받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셰어하우스 플랫폼 컴앤스테이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은 셰어하우스의 타입은 아파트(38%)라고 하는데요. 앞으로는 선호도가 떨어지는 중대형 아파트를 셰어하우스로 활용하는 임대인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연립, 다가구 등 일반 주택에 비해 보안과 관리가 우수한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면서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한 집에 별도의 출입문을 내 독립된 주거활동이 가능한 구조로 돼 있는데요. 다 큰 자녀와 부모가 분리해 거주하는 형태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1세대 1주택으로 세금 부담 없이 임대수익을 누릴 수 있고, 임차인 관리가 수월한 장점이 있죠.
“집 한 채로 거주와 임대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최근 인기를 모으면서 건설사들도 분양 시 세대분리형 가구를 포함시키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독특한 구조로 분양가가 다소 높은 반면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
세대분리형이나 알파룸, 테라스 등 특화설계를 넘어서 첨단 주거서비스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내노라하는 분양 아파트에는 IoT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홈시스템이 빠지지 않을 정도죠.
스마트홈시스템이란 TV, 에어컨, 냉장고 등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연결해 세대 안팎에서 원격 제어 가능한 기술을 말합니다. 한 예로 KT에스테이트와 롯데건설의 합작품 부산 영도 롯데캐슬 블루오션은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아파트인데요. 모든 세대에 인공지능 서비스인 ‘기가지니’가 적용돼 음성명령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난방, 조명, 가전기기 등을 제어할 수 있어 생활이 편리합니다.
그런가 하면 여유롭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블록형 단독주택, 일명 타운하우스의 인기가 치솟는 추세입니다.
일례로 지난 3월 GS건설이 한강신도시에서 선 보인 ‘자이 더 빌리지’는 33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분양에 성공한 후 6개월 만에 1000~7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을 형성했다고 하죠.
블록형 단독주택이란 2~3층짜리 단독주택이 여러 개 모여 있는 단지 형태로,단독주택에 거주하면서도 아파트의 보안,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구조가 동일한 아파트와는 달리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재배치할 수 있으며 층간 소음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주로 교통이 좋고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수도권에 공급되는 특징이 있어서 도시생활에 지친 3040세대나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에게 인기를 끌 전망입니다.
올해 부동산시장의 트렌드를 강타한 키워드들은 사회구조의 변동과 상당 부분 연관이 있습니다. 1인가구의 증가나 산업 곳곳에 뿌리를 내린 공유경제가 셰어하우스 같은 독특한 주거형태를 발전시켰고요. 4차산업혁명의 발전으로 스마트폰이나 음성으로 집안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이 나타났습니다.
또 욜로를 추구하는 현대인이 늘면서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타운하우스도 인기인데요. 내년 부동산시장의 키워드를 유추하려면 우선 우리 사회구조의 흐름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