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에스테이트

한때 개발호재를 빌미로 기승을 부렸던 기획부동산 투자 사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획부동산이란 허위정보를 이용해 특정 지역의 부동산을 구매하도록 해 금전적인 손해를 입히는 사기 행위를 말합니다. 특정 토지를 여러 명의 투자자에게 지분투자 또는 공동투자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쪼개팔기’가 일반적입니다.

보통 쓸모 없는 땅, 개발이 불가능한 땅을 매입해 고수익 상품이라고 현혹시켜 시세의 수십 배, 최고 수백 배 가격으로 팔아 이득을 취하고 잠적하는 수법이죠.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데요.

예를 들어 작년 10월에는 토지를 팔아 남긴 뒤 등기권리증을 넘기기 직전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17억원을 가로챈 신종 기획부동산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영업수법도 전화로 투자자들을 모집하던 기존과 달리 투자자들에게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하게 하고 수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다단계 방식으로 해서 피해 규모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기획부동산이 주로 노리는 범행대상은 부동산에 어두운 노인들이나 주부들, 그리고 단기에 높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들입니다.

문제는 이들 피해자 상당수가 노후자금으로 쓸 퇴직금 또는 대출을 받아 투자를 했다 사기를 당한 것이란 점입니다.

철저한 준비나 대책 없이 대박의 환상만 쫓으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투자의 불문율이 기획부동산 투자사기를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만 꼭 지켜도 기획부동산 피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나에게 좋은 땅이 있다고 투자를 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그 땅을 사라고 한 업체가 믿을 만한 업체인지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회사 상호와 법인등록번호를 확인하고 대법원 등기소 사이트에서 법인등기부를 열람해 오랫동안 운영된 회사인지 확인해 봅니다.

만약 설립 된지 얼마 안됐거나 회사주소가 수시로 바뀐 회사라면 조심해야 합니다. 솔직히 좋은 투자정보가 있으면 내가 사지 다른 사람에게 소문을 내거나 권유할까요?

따라서 잘 모르는 사람이 투자정보를 알려주거나 설명회까지 개최한다면 일단 의심을 먼저 해봐야 합니다.

투자하라는 땅의 권리분석과 투자가치 여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보통 이들이 파는 수법은 개발지역 인근 지역 토지를 곧 개발되는 토지로 둔갑시킵니다. 맹지(도로와 닿는 부분이 없는 토지)나 개발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토지를 투자가치 높은 땅으로 광고합니다.

따라서 업체 말만 믿을 것이 아니라 토지이용계획확인원, 토지등기부, 토지대장, 지적도, 임야도 등의 서류를 발급받아 현장과의 일치여부, 사용목적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관할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을 통해 해당 지역의 개발 진행 상황을 확인해 볼 수 있고 안되면 그 지역 공인중개사(최소 2곳 이상), 부동산 전문가 등에 자문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기획부동산에 의해 사기 피해를 당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선 사기죄로 형사 고소가 가능합니다. 사기로 판명이 났을 경우 착오에 의한 계약이기 때문에 민사소송으로 매매계약 취소를 통해 매매대금 반환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민사소송에 승리한다 하더라도 추심할 수 없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민사소송 전 가압류 등으로 계약금 회수조치가 필요합니다.

작년 1월 정부는 투기목적의 그린벨트 내 토지 쪼개기를 막기 위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정책이 기획부동산의 사기를 근절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혹자들은 작정을 하고 덤벼드는 사기꾼들을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사기 당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남보다 더 많이 벌고 싶은 욕심, 장미빛 환상에 사로 잡혔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정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판단력이 생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