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우체국들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조회수 2018. 2. 26. 08:1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부동산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반영합니다. 트렌드나 기술 발전, 정책, 경제상황 등 다양한 변수들이 부동산의 흥망성쇠를 이끌곤 하는데요. 시대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부동산들을 살펴봤습니다.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자동차 전용극장’

얼마 전 아내와 함께 남산자동차극장을 찾은 김 모씨(45세)는 영화 상영시간이 임박하도록 차지 않는 주차장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입장하는 데에만 기본 30분이 걸리던 20여 년 전과 비교해 격세지감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김 씨가 젊었을 때만 해도 자동차전용극장은 트렌디한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도심지 땅값 상승과 더불어 복합 쇼핑몰과 함께 들어서는 대형영화관(멀티플렉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자동차전용극장은 외면을 받게 됐죠. 실제로 지난 2016년, 부산에서 유일한 자동차극장이던 을숙도 부산시네마가 폐관했으며 전국 자동차극장은 26곳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그 많던 여인숙들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또 다른 부동산은 여인숙입니다. 요즘 세대에겐 생소한 여인숙은 값이 싸고 공용 욕실을 쓰는 소규모 숙박시설을 말하는데요. 모텔과 호텔, 펜션 등 우수한 품질의 다양한 숙박시설이 늘면서 상당수가 문을 닫았습니다.


한편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해 살아남는 여인숙들도 있습니다. 관광지 속초에선 20여개의 낙후된 여인숙들이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해 각광받았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혼자 여행하는 이들이 부담 없이 묵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일부 여인숙들이 트렌드에 맞춰 불황을 타개하고자 게스트하우스로 전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색다른 장소로 변모한 여인숙들도 있습니다. 군산의 ‘삼봉여인숙’은 2010년 갤러리와 입주작가 작업실로 재탄생했고요. 울산 남구는 45년 된 옛 여인숙을 새로운 문화거점공간으로 조성해 청년 창작자들의 다양한 예술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죠.

기술발전으로 통폐합되는 우체국과 전화국

상당수의 자동차극장이나 여인숙이 트렌드에 밀려 사라졌다면 기술이 발달하면서 없어지는 부동산들도 많습니다. 우체국과 전화국이 대표적인 경우죠.


인터넷의 발달로 이메일이 보편화되자 우편물이 감소해 문을 닫는 우체국들이 늘었는데요.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016년 전국 우체국은 3,497곳으로 10년 전인 2006년 3,664곳보다 167곳 줄었습니다.


전화국도 마찬가지로 통신기술 발달에 의해 통폐합되는 부동산입니다. 90년대 말부터 모바일폰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유선전화를 없애는 가구들이 늘었고 자연히 전화국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춘 것이죠.

사라진 우체국과 전화국 알짜부지들은 어떻게 활용될까?

이렇게 사라진 우체국과 전화국 부지들은 대부분 도심 내 알짜배기 입지여서 그 활용도가 다양한데요.


KT그룹의 부동산종합회사 KT에스테이트는 도심 요지에 자리하고 있는 기존 전화국 부지를 활용해 아파트, 호텔, 임대주택(리마크빌) 등을 짓고 있습니다. 올해 오픈 예정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도 동대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인근의 과거 KT을지지사 자리에 들어서는 것이죠.


우체국들도 재건축, 리모델링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서울 영동우체국은 오피스텔, 여의도우체국은 사무실 건물로, 마포우체국은 업무복합시설로 재탄생하게 되죠.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공간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우체국 공간 일부를 임대하거나 사업성이 있는 우체국을 중심으로 임대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나올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부동산 판도가 크게 바뀐다?

이같이 부동산의 생성과 소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온 기술 발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된다면 부동산시장도 현격하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지금은 대중교통 여건이 좋은 역세권을 선호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운전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교통약자(장애인, 노약자)들도 편하게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어 역세권이 크게 주목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흔한 주차장 나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워질 수도

또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게 될 텐데요. 그렇다 보니 앞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중 하나가 주차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차량 보유기간 중 95% 이상은 주차장이나 길가에 세워두고 정말로 차를 사용하는 시간은 5%에 내외에 불과하다고 말하는데요.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오랜 시간 차량을 세워두지 않고 계속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차장이 필요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라지는 부동산을 오히려 새로운 캐쉬플로의 기회로

생활의 편의를 높이는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인해 주차장은 물론 사라지는 부동산들이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기존 부지를 활용해 임대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고 기존의 건물에 기술을 결합한 프롭테크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사라지는 부동산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주목 받지 못하던 곳이 나중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사라지는 부동산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