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만큼 냉혹했던 예쁜누나의 '미투'
현실에서 가장 먼저 미투를 폭로했던 서지현 검사는 어떠한가? 2018년 1월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게시하고 JTBC 뉴스에 나와 인터뷰를 했었다. 2010년 10월 그녀 역시 성추행 사건 직후 상관에 해당 사실을 보고했고, 사과를 받아 주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조직은 덮기만 하였고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는 게 팩트였다. 그녀는 자신은 잘못이 없었음을 이해받고 싶었지만 세상은 가혹했던 것 같다. 네티즌로 부터 2차 가해를 받았고, 진상 조사는 속 시원하지 않았으며 최근 있었던 1차 재판에서 해당 사건 상대자였던 안태근 전 검사장은 "성추행 기억이 없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다" 고 말했다고 한다.
사기업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희롱 사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한 여직원이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해 인사팀에 메일을 썼다고 하자. 인사팀장은 우선 덮고 싶을 것이다. 못 읽은 척을 몇 번 하거나 아니면 알아보겠다고만 회신하고 시간이 흐르길 기다린다. 그러다 여직원이 동료들의 증언과 증거를 모아 다시 한번 인사팀에 메일을 보낸다. 더 이상 조치가 없을 경우 인권위에 의견을 보내겠다고 말이다. 그러면 황급히 인사팀장이 그녀를 부를 것이고 가해자는 사과를 한다. 물론 사과의 내용은 이러하다. " 난 아무 의미 없이 한 거였는데 그렇게 오해했다니 미안해." 가해자는 사실 자체를 부정해 버린다. 그 이후 상사나 인사팀은 그 여직원을 온갖 트집을 잡아 인사 불이익이 자행된다. 처음에는 버티기로 맘먹은 여직원도 결국엔 개인 사유로 회사를 관둔다.
이게 현실 팩트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내부고발로 취급한다. 남자든 여자든 내부고발자로 낙인찍혀서 조직 내에서 오래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뿐만 아니라 친하게 지내던 동료조차도 등을 돌릴 수 있고 몰지각한 일부는 왕따를 시켜버릴 수도 있다.
이 모든 내용들이 현실과 예쁜 누나에서 동일선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씁쓸하기만 하다. 이제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미투에 모두가 귀 기울이고 인식을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10년쯤 뒤에는 이런 내용이 사회적 이슈였고, 드라마 소재였다는 것도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