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옆 트랜드 1.복잡한 세상_ 딱딱한 현실 vs. 말랑 말랑한 먹거리

조회수 2018. 1. 28. 1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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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콘텐츠는 과거의 것과 형태가 다르다. 텍스트가 전부인 시대에서 그림으로 이동했고 이제는 동영상으로 급격하게 전환 중이다. 모바일 앱 사용시간을 보면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난다. 10대의 경우 Youtube의 사용시간은 압도적이다. 2위부터 6위까지를 차지한 앱의 사용시간을 모두 합쳐도 Youtube의 사용시간을 넘지 못한다. 30대, 40대의 경우는 Youtube, 네이버, 카카오톡을 비슷하게 사용했다. 심지어 50대 에게도 Youtube는 많이 사용하는 앱 2위를 차지하고 있다. http://platum.kr/archives/92762




미래의 고객이 될 10대는 현재 30대 이상과 검색의 프로세스도 다르다. 검색도 Youtube가 먼저다. 검색으로 알고자 하는 것을 이해하는데 영상이 더 친근하기 때문이다. 이제 초등학생인 나의 아이도 대부분의 정보를 Youtube에서 얻는다. 이는 과거의 라디오와 비슷하다. 마치 지금의 30대 중반 이상이 라디오를 켜고 감정을 느끼고 손으로 엽서를 쓰며 공감하는 것과 비슷하다. 젊은 친구들은 Youtube를 켜 놓고 생활을 한다. 좋아하는 유튜버의 채널을 구독함은 물론이고 정치기사에는 미동도 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유튜버의 콘텐츠에는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면서 소통을 한다. 심지어 선물을 보내며 유튜버가 만든 선물 개봉기 영상을 설레는 마음으로 즐긴다.



출처: http://platum.kr/archives/92762
<2017년 11월 한국 안드로이드폰 분석, 와이즈앱, 10대의 앱 사용시간>



동영상을 제외한 콘텐츠의 대부분은 리스티클 (Listicle) 콘텐츠 혹은 축약 콘텐츠다.

리스티클은 List + Article의 합성어로 리스트를 만드는 것과 같이 짧고 쉽게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소개팅에서 피해야 할 5가지 음식, 교토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베스트 5 장소, 신입사원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5권> 등이 리스티클 콘텐츠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회사는 리스티클의 내용에 자신이 팔아야 할 것을 하나 슬쩍 끼워 넣으며 거부감 없이 자신의 상품을 알린다.



축약 콘텐츠는 말 그대로 긴 내용을 짧게 요약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책을 5분 만에 요약하거나 키워드를 중심으로 내용을 간결하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그저 영상을 보며 듣거나 손가락을 튕기며 카드 뉴스를 훑어볼 뿐이다. 이런 리스티클 콘텐츠나 축약 콘텐츠도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튜브에 책을 요약, 설명해 주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콘텐츠가 매우 많다. 딱딱한 뉴스도 재미있는 영상들을 삽입하면서 자신의 주관을 조금 덧붙여 설명하는 채널도 인기가 많다.







이렇듯 쉽고 단순한 것을 선호하는 것은 이미 대세다. 누군가 써 놓은 길지만 중요한 듯한 글에는 ‘누가 요약 좀..’이라는 댓글이 꼭 달린다. 그럼 누군가는 짧게 요약해 준다. 그 요약만 보고는 내용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네이버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니즈를 참조하여 베타 서비스로 '요약 봇'을 시작했다. 긴 신문기사의 내용을 컴퓨터가 자동 추출 기술로 요약하여 알려주는 것이다. 사실 이런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내용이 얕다. 콘텐츠를 보고 숙고하며 곱씹을 것이 별로 없다. 콘텐츠 자체가 오로지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럴 되어 자신의 회사나 상품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홍보 대행사에게 바이럴을 의뢰한 의뢰인에게 조회수, 좋아요, 공유는 중요한 지표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숫자를 얻기 위해 콘텐츠는 자극적이고 또 먹기 쉬운 달고 말랑말랑한 것들로만 채우게 된다.





2013년이었다. 새로 부임한 본부장은 직원들과 미니 워크숍을 했다. 우리 본부에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개선하거나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것이 주제였다. 본부장은 아마도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해 개선할 프로세스 등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듣기 원했을 것이다. 직원들 모두 아무 말이 없다가 한 직원이 ‘사무실 공기가 안 좋으니 공기 청정기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적막이 흐르던 장소에 갑자기 청량한 바람이 불었다. 고개만 숙이고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연달아 나온 의견은 ‘아침에 빵을 먹을 수 있게 토스트기 설치’, ‘냉동 기능이 있는 냉장고 설치’ 등이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의견보다는 환경 개선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나 버렸다. 그 이후 현재까지 이런 미팅은 다시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회사에서도 딱딱하고 심각한 이야기는 선호하지 않는다. 현재에서 변하지 않기를 원하고 누군가를 침범하는 것도 또, 침범을 당하는 것도 크게 원치 않는다.



회사 게시판을 보면 ‘2018 환율 전망과 원자래 가격동향’이나 ‘아마존의 변화_물류 시스템의 적용 법’이런 글보다는 ‘3분기 휴양소 신청’ 같은 글만 조회수가 월등히 높다. 꼭 알아야 하지만 딱딱해서 먹기 힘든 음식보다는 말랑말랑하며 입에 달고 먹기 좋은 음식만을 원하는 것이다.






사실 위에 언급한 영상, 리스티클 콘텐츠, 카드 뉴스의 범람은 모든 쉽고 재미있는 정보만을 선호하는 대중들과 더 많이 소비됨으로 더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서로 만들어낸 현상이다. 단순히 어느 한쪽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앞으로 우리가 접하게 될 콘텐츠 들은 어떻게 변화할까? 더욱 야들야들하고 말랑말랑한 것들로 넘치게 될까? 아니면 현재에 대한 반대급부로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한 심도 있는 인사이트를 찾게 될까? 우리 자신이 어떤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지 또 우리가 접하는 기사나 콘텐츠들을 어떻게 변화하는지 의식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펴보자.





직장생활연구소 kickthecompany.com written by 손박사

본 내용은 PFIN 세미나를 듣고 영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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