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왜 떠나고 싶어하는가?

조회수 2017. 2. 21. 19: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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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트렌드 설명회에 참석했을 때 본 내용이 기억난다. 미국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왜 일을 하는가?” 라는 질문을 했고, 2위의 답이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매우 놀랬다. ‘먹고 살기 위해서’ 같은 뻔한 답을 생각했던 터라 더욱 그러했다. 많은 사람들이 매년 해외로 여행을 간다. 때로는 “회사 월급으로 매년 그렇게 여행을 가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직장인들은 왜 그렇게 여행을 하고 싶어 할까?’ ‘여행이 나를 키우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라는 우리가 흔히 듣는 말이 아닌 다른 좀더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해졌다. 직장인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근거한 이유 말이다.

 


여행은 완벽하고 주체적인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이 불만족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옷도 내 맘대로 고르고, 저녁 시간에 먹는 밥, 만날 친구, 사고 싶은 물건들 모두 내 맘대로 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누군가가 만든 질서와 누군가의 시킴에 따라야 한다. 나보다 더 일을 모르는 상사의 궁금증 때문에 자료를 만들기 위해 밤을 세워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험이 적은 신입사원 일수록 스스로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런 내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없는 ‘주체성의 결여’가 바로 직장인들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유감을 만끽하다가 들어온 회사이기에 ‘스스로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의 부재’는 더 큰 충격이 된다.


하지만 여행은 다르다. 모두 내 맘대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나라로 갈지, 누구랑 갈 건지, 어느 곳에 묵을 건지, 어떤 일정으로 하루를 보낼 것인지. 모두 오롯이 내가 원하는 데로 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회사에서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다. 모든 것을 나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고 결과까지 맛보는 주체적인 행동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여행은 매일 일정한 공간에 갇혀서 남이 시키는 일만 하던 직장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시키는 일만 하는 노예가 주인이 되는 경험이 곧 여행이기 때문이다.





원해서 하는 공부를 하게 만든다.


나이 별로 가장 후회하는 것을 물어본 설문이 기억난다. 상위권에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그 때 공부를 더 할걸.” 이었다. 사실 어지간한 사람들은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않는다. 어떤 벽에 부딪히고 나서야 비로소 갖게 되는 생각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전문 분야에 지식이 부족해서 후배에게 창피를 당했다거나, 나보다 휠씬 지혜 있는 사람의 인사이트에 감명을 받거나, 때로는 승진을 위해 공부를 한다. 이렇게 공부의 필요성은 어찌 보면 연차가 늘어나면서 더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대부분은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행은? 나라를 정했다면 그 나라에 대해 공부를 한다. 비록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심도 있는 공부는 아니더라도, 내가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공부를 한다. 기꺼이, 스스로, 제 발로 서점에 찾아가 여행 가이드북을 산다. 그리고는 스벅으로 가서 한 손엔 커피, 한 손엔 여행 책을 들고 공부를 한다. 공부를 하는데 그 공부가 즐겁고 유쾌하기 까지 하다. 더군다나 이 공부는 ‘재미있는 여행’ 이라는 결과가 바로 나오는 즉각적인 공부의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다른 일을 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직장인은 매일 거의 비슷한 일을 한다. 같은 일을 루틴하게 하는 데서 오는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 늘 “야, 뭐 재미난 거 없나?”하고 묻는다. 이렇듯 똑같은 일을 하는 데서 오는 피로를 여행은 한 순간에 날려준다. 우선 시간을 완전 다르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무조건 회사로 향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만으로도 쾌감을 느낀다. 따듯한 이불속에 누워서 ‘평소라면 지금쯤 9호선 안에 끼어서 괴로워하고 있겠지’ 하며 즐거워한다. 집에만 있어도 이렇게 즐거울 터인데,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 있다면 그 즐거운 느낌은 열 배 이상 증폭된다. 


또 하루의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 내가 원하는 곳에 스스로 찾아가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늦게 까지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것들을 마구 향유하며 자유에 젖는다. 게다가 내일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기에 그 자유는 상상할 수도 없이 커진다. 똑같은 24시간 이지만 새로움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가득찬 24시간을 만든다는 것. 그 매력이상의 매력에 직장인은 여행을 즐길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없다.


여행이 직장인에게 주는 행복 중 하나는 바로 ‘No Stress’이다. 책임도 없고 의무도 없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시키는 사람도 없고 ‘왜 이거 안 해?’라고 다그치는 사람도 없다. 외부적인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기껏해야 약간의 말이 통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러면 어떠하랴, 그것마저 또 다른 경험이다. 그저 현재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상황을 즐긴다는 것은 웬만한 성인군자 아니고서는 쉽지 않다. 여행지로 유명한 장소에 회사 출장을 가더라도 스트레스는 늘 함께 한다. 해야 할 일이라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은 눈을 떠서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철저히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를 만끽할 수 있다.


 


 

남에게 보여줄 거리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SNS의 특징이라고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 있다. 페이스북은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 블로그는 ‘내가 이렇게 전문적이다.’ 반면 요즘 가장 핫한 인스타그램은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잘 돌아 다닌다.’ 고 할 정도로 비주얼이 중요하다. 여행은 직장인에게 인스타에 올릴 먹거리를 만들어 준다. 여행은 직장인에게 새로운 인스타그램의 Feeding이다. 매일 똑같은 삶 속에서는 기껏해야 주말에 새로운 곳에 간 사진, 퇴근 후 맛집에 간 사진 뿐이다. 하지만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배경 속에서의 사진은 인스타를 하트로 채울 만한 먹거리가 된다.

 



행동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다.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행동이다. 움직여야 한다. 새로운 장소에 간다. 새로운 먹거리를 먹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움을 즐긴다. 물론 여행지에서 편안히 포근한 호텔 침대에서 쉴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여행의 키워드는 움직임, 즉 행동이다. ‘비싼 비행기 값 내고 여기까지 왔는데 최대한 많이 다녀봐야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말로만 머릿속으로만 꿈꿔왔던 모든 것들을 여행지에서는 행동으로 옮긴다. 그리고 그 행동은 낯선 여행지에서 더 과감해 진다. 평소에 입지 못하는 옷을 입고 동경하기만 했던 곳에 가서 자유의 행동을 만끽한다.


사실 사람들이 가장 변하지 않는 이유는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환경은 사람을 행동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렇듯 행동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여행이다.

 






직장인에게 여행은 로망이다. 어떤 이는 ‘걸어서 세상속으로’의 PD가 되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1박 2일처럼 여행하면서 돈 벌기를 원한다. 또 실제로 회사를 그만둔 사람이 가장 먼저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여행이다. 그 안에는 직장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설레임과 자유로움 그리고 행동하는 기쁨이 있다. 아, 나도 떠나고 싶다.




참석하면 후회없는 강연. 직장인을 위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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