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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할 필요 없는 일도 있다.

조회수 2017. 2. 1. 12: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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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은 사분면을 수없이 봐왔다. 문서로 처음 접한 건 아마도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이라는 책이었던 것 같다. 내용은 간단하다. 급한 일 (Urgent)과 중요한 일 (Important)로 두 가지 축을 세워 일데 대해 사분면을 만든 것이다.

 

사분면 오른쪽 축의 일을 ‘일’ 이라고 부르고 왼쪽의 것을 ‘작업’이라고 할 수 도 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을 일이라 부르고, 생각 없이도 가능한 반복적인 형태를 작업이라고 부른다. 회사에서 ‘이 일은 아르바이트를 뽑아서 하는 것이 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업무는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

  

 

일은 하는 순서는 어떨까?

 

보통은 1번을 먼저 한다. 그리고 4번은 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2번 3번은 솔직히 좀 헷갈린다. 대부분의 경우는 3번에 먼저 손이 간다. 일단 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2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그랬다.



 



이유는 간단하다.


2번은 당장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2번은 누군가 시킨 일이 아니라, 일을 하다가 생기는 자연스러운 필요에 의한 개선 사항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2번은 당장은 필요 없지만 하게 되면 3번의 일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오는 일이다. 내 경험으로 2번 영역은 주로 업무 프로세스 개선, 효율적 일 처리를 위한 RACI 재정립, 새로운 아이디어, 기획방향, 꾸준한 조사 등의 일이다. 또 업무를 쉽게 만들기 위한 복잡한 엑셀업무, 혹은 자료 추출을 쉽게 하기 위한 시스템 세팅 등이 그런 일이었다. 내가 14년간 했던 일에 비춰 보자면 그러했다.



기본적으로 2번 영역은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고, 당장 결과가 가시적이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더 나은 업무력을 갖기 위해서 지금 보다 한 단계 위의 레벨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2는 어찌보면 더 멋진 그림을 그리기 위한 밑그림 같은 것이다. 건축물로 치면 뼈대를 세우는 것과 같다. 2를 하지 않으면 매일 발등에 불이 떨어져 그걸 끄기 위한 일만 해야 될 수도 있다.

당신이 만난 수많은 상사가 지나치게 능력이 없다면, 그들은 주로 2번 업무를 많이 해보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또, 당신의 후배가 얇은 지식이나 능력으로 기고만장 안하무인 이라면 당신은 그에게 2번 영역의 일을 가르치지 않을 수도 있다. 얇은 초박형 회사원이 되는 것이다.

 


사실 2번과 3번의 차이를 먼저 깨닫고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일을 하고 나서,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그 때 내가 했던 일이 2번이구나. 내가 2번을 했기에 지금 이렇게 다른 일을 할 수 있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4번의 일을 압축. 다른 영역으로 확대



그럼, 도대체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은 그럼 누가 하지?


많은 책과 사람들은 급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피하거나 남에게 시키라고 말한다. 급한 일보다는 급하지 않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 자신을 성장 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실무자로 일을 하다보면 분명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임원급 이상은 급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비서에게 일부 서포트를 받기도 한다. 선임 과장이라면 아래 주임들에게 일을 시킬 수도 있다. 신입사원이라면 어쩔 수 없이 급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는 일을 보통은 첫 일로 부여 받는다. 회사의 프로세스에 적응을 하면서 일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조금씩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다. 고로 신입사원들은 4번의 일부터 시작 한다. 트레이닝 차원에서 말이다.

 



잘 할 필요 없는 일이 있다고?



만약 4번의 일을 피할 수도 없고,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리고 남에게 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우선은 그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잘 할 필요는 없다. 잉? 잘 할 필요가 없다고? 그렇다. 못하지만 않으면 된다. 왜냐하면 이런 일들은 하고서 잘 한다고 칭찬을 들을 수 있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해야 하는 당연한 것이기에 잘한다고 칭찬받는 일이 드물다. 단, 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도드라져 보여 욕먹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것이 4번일의 숙명이다. 옛날 양반들이 "내가 너만할 땐 복사하는데도 혼신의 힘을 다했어" 라는 말따위는 그냥 제껴버려도 된다. 그건 태도의 문제지 업무의 중요도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이 일은 효율적으로 빨리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모두가 피하려는 일을 최대한 압축시켜야 한다. 매뉴얼화 시켜야 한다. 그래서 한정된 시간에서 불필요한 일을 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엑셀 까대기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엑셀 단축키를 익혀서 빨리 일을 처리하던가, 반복적인 일이라면 매크로를 만들어서 처리할 수도 있다. 그것이 효율이다. 마치 생선장사가 생선을 꺼내서 칼로 머리를 탁 하고 쳐낸 후 배를 가르고 내장을 빼고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소금을 부려 봉지에 담는 빠른 손놀림처럼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효율화 하고 압축화 해서 남은 시간에 중요하고 급한 일 / 그리고 중요하고 안 급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한마디로 피해야 하는 일을 최대한 압축한 후 중요한 일을 늘려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더 중요한 일을 할 기회를 갖게 되고 일에서 배우며 성장할 환경에 더 많이 노출 된다. 일에서 성장할 토대가 생기게 된다. 당신이 그렇게 더 나은 일을 위해 단순한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을 압축하지 못한다면 다음 들어오는 똑똑한 신입사원에게 따라 잡힐 수도 있다. 요즘 친구들은 어마 무시한 능력을 갖추고 오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이야기가 길어졌다. 결국 귀결은 두 가지다. 더 성장하려면 일하는 프레임을 더 크게 탄탄히 만들 수 있는 중요하고 급하지 않은 일을 꼭 해야 한다는 것. 또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 않은 일을 맡게 되었다면 그 일을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빈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빈 시간에 중요한 일을 채워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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