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0일 아니면 25일일까? 당신 월급날에 숨겨진 비밀

조회수 2020. 9. 23. 16: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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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이 25일인 이유
월급날이 25일인 이유
일본, 급여 즉시 지급 서비스 도입
반면 미국 직장인은 주급

“난 매일 손꼽아 기다려~한 달에 한번 그댈 보는 날♪

가난한 내 마음을 가득히 채워 줘 눈 깜짝하면 사라지지만~”


가수 스텔라장의 노래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직장인의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그대’는 바로 월급입니다. 월세, 휴대전화요금, 카드값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면 수중에 남는 돈은 얼마 없기도 합니다. 그래도 직장인은 매월 10일 혹은 25일을 기다립니다. 대부분 회사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날 월급을 주기 때문이죠. 딱히 법으로 정한 것은 아닙니다. 1800년대 후반에 정착한 하나의 문화입니다. 도대체 왜 대부분의 한국 기업은 월급을 25일에 주는 것일까요. 

출처: 유튜브 Stone Music Entertainment
스텔라장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뮤직비디오

한국은 왜 25일에 월급을 받을까


1899년 문을 연 대한천일은행(현 우리은행)은 일본 은행의 관행을 따라 25일을 월급날로 정했습니다. 당시엔 현금을 노란 월급봉투에 담아 줬기 때문에 이날 은행 현금 보유량이 상당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월급 지급일을 현금을 찾기 편한 25일로 정한 것입니다.


이 경우 근로자가 25일 치 일한 것에 대한 후급이고 나머지 5일 치는 선급으로 주는 것입니다. 보통 선지급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 25일을 월급날로 합니다. 그러나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10일 월급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10일이 월급날일 땐 한 달하고도 10일 치를 늦게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소기업이 물건을 납품하고 돈을 받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0일과 15일 말고도 17일과 20일에 월급을 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공무원입니다. 공무원은 직군별 월급날이 다릅니다. 전체 공무원 보수를 한꺼번에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 나눈 것이라고 합니다. 먼저 국방부 및 소속기관의 월급날은 10일입니다. 국방부 소속 공무원과 군인은 매월 10일에 월급을 받죠.


교육부 및 각급 교육행정기관과 교육기관을 포함한 소속기관은 17일입니다. 대법원과 법무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방자치단체, 경찰관·소방관 및 각 소속기관 등은 20일입니다. 이 밖에 다른 기관 소속 공무원의 월급날은 25일입니다. 한꺼번에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은 것입니다. 

출처: 방송화면 캡처
응답하라 1988에서 월급봉투에 월급을 받아 온 성동일

0이나 5로 끝나는 날이 월급날인 일본


우리나라가 월급날을 25일로 정한 것이 일본의 관행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 일본은 왜 월급을 25일에 주기 시작한 것일까요.


옛날에는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0이나 5로 끊을 경우 계산이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매달 10일쯤에 그 전달 결산이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후 회사는 10일 동안 직원들의 급여를 계산합니다. 추가로 5일 동안 검토와 수정을 마치고 25일에 월급을 주는 곳이 많았다고 합니다. 한국은 이를 따른 것이죠.


전에는 거의 모든 일본 기업이 25일에 맞춰 월급을 줬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꼭 25일이 아니더라도 5일·10일·25일 등 0이나 5로 끝나는 날로 맞춰 줍니다. 지금은 아르바이트생 월급날이 25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은 월급날이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 돈을 찾아 쓸 수 있는 '급여 즉시 지급'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필요할 때 자신이 일한 만큼의 급여를 미리 받는 것입니다. 타임리코더가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면 연동된 시스템이 그때까지 일한 급여액을 계산합니다. 그 액수에서 사회보험료와 세금 등을 제하고 각종 수당을 추가해 수령액을 알려주는 것이죠.

출처: / 조선DB, VEVO

2주에 한 번씩 급여 받는 미국


미국에서는 보통 월급이 아닌 주급으로 줍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격주(Bi-Weekly)와 월 2회(Bi-Monthly) 지급이죠. 격주일 때는 1년에 총 26번에 걸쳐 월급이 나갑니다. 1년은 52주기 때문이죠. 보통 금요일에 줍니다. 월 2회 월급을 줄 경우 1년에 24번 급여가 나갑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매월 1일과 15일에 주거나 15일과 30일에 줍니다.


예를 들어 A 회사는 월급을 격주로 B 회사는 월 2회에 걸쳐서 지급합니다. 이곳에 각각 연봉이 5만2000달러인 직장인 C가 다닌다면 A회사에서는 한 번에 2000달러씩, B회사에서는 약 2166달러씩 받는 것이죠.


주급제가 아닌 연봉제를 적용받는 직군도 있습니다. 바로 전문기술직이나 기업의 임원 관리·감독자 등 고위직입니다. 이때 연봉은 직무평가를 토대로 책정합니다. 다른 기업의 같은 직군 임금 수준과 근로자의 난이도 및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연봉이 결정되면 한국처럼 12개월로 나누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지급합니다.


서구 기업에서 일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주급을 주는 기업도 생기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라엘 백양희 대표는 미국 디즈니 본사에서 일할 때 격주로 급여를 받았습니다. 창업 후 그는 직원들에게 미국처럼 격주로 급여를 줍니다. 현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월급보다 주급이 편리하지만 씀씀이가 커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 직원들은 월급보다는 나눠서 받는 것을 좋아하더군요. 기업 입장에서는 28일, 30일, 31일 매월 다르게 월급을 처리하는 것보다 ‘연봉/52주’로 계산해 지급하는 것이 깔끔합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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