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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찾기 힘든, 일본의 독특한 엔터테인먼트 사업

조회수 2020. 9. 22. 22: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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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ssul]일본의 '로컬 아이돌'
일본의 '로컬 아이돌'
전국 단위보다는 특정 지역을 주 무대로 활동
아이돌 시장 커지면 한국에도 등장 가능해

지난 2017년 5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일본 야노경제연구소(矢野経済研究所)를 인용해 일본 아이돌 시장 규모가 약 1550억엔(한화 약 1조5404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7음악산업백서’에선 한국의 글로벌 음악산업 규모를 약 9172억원으로 추산했다. 일본 아이돌 시장 크기만도 한국 음악 산업 전체 덩치를 뛰어넘는 셈이다. 참고로 같은 자료에서 밝힌 일본의 글로벌 음악산업 총규모는 약 6조4097억원으로, 한국 대비 약 7배 수준이다.


워낙 시장이 넓다 보니, 일본엔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특이한 사업 개념이 있다. 바로 ‘로컬 아이돌(ローカルアイドル)’이다. 말 그대로 나라 전체보다는 특정 지역구를 주요 무대로 삼아 활동하는 아이돌을 지칭하는 말이다. 한국으로 치면 지방방송이나 지역술 비슷한 개념이다. 즉, 전국 내지 타 지역 활동을 아예 못하거나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주 활동 영역은 특정 지역에 한정해 두는 것이다. 

출처: rainbowpudding 블로그
도카이 지방 로컬 아이돌 'MAG!C☆PRINCE'.

그들의 활동


현재 활동 중인 로컬 아이돌 수는 10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좁은 범위로 움직이는 연예인이다 보니, 한국까지 알려진 로컬 아이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2013년 한 행사에서 굉장히 아름답게 찍힌 사진(아래) 덕에 ‘천 년에 한 번 나올 인재(1000年に1人の逸材)’라며 인기를 얻었던 하시모토 칸나(橋本環奈) 정도가 로컬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나라에서까지 인지도가 있는 편으로 꼽힌다. 그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 후쿠오카 지방 로컬 아이돌 ‘Rev.from DVL’ 멤버로 활동했다.

출처: 2ch
하시모토 칸나가 Rev.from DVL 소속 로컬 아이돌이던 2013년에 찍힌 사진. 그는 이 사진이 화제몰이를 한 덕에 전국적 명성을 얻는다.

보통 아이돌처럼 기획사나 소속사가 운영하는 경우도 많지만, 기업이나 사회단체에서 직접 로컬 아이돌을 결성하는 사례도 있다. 비싼 돈을 주고 연예인을 섭외해 홍보에 동원하느니, 차라리 직접 아이돌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만들어진 아이돌이 있긴 있었다. 롯데그룹 소속 5인조 걸그룹 ‘롯데걸스(LOTTE GIRLS)’다. 중국 시장에 롯데 브랜드를 홍보할 목적으로 만든 그룹으로, 2010년 결성 이래 쭉 중국 현지에서 활동했다. 다만 중국 전역을 무대로 삼았던 통에 로컬 아이돌이라 말하긴 어려웠다.

출처: 조선DB
롯데걸스 멤버. 한국인이 2명, 중국인이 3명이다.

로컬 아이돌은 한국으로 치면 지역 방송 리포터+탤런트+패널 일에 지방 행사 뛰는 연예인 업무를 더한 정도 일을 한다. 지역 기반이다 보니 근거지 특산품이나 관광 명소 홍보를 하는 경우도 아주 흔하다. 물론 근본이 아이돌인 만큼 음반을 팔거나 라이브 공연도 한다. 그러다 인기가 높아지면 전국구 아이돌로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 전국 단위 인기 그룹인 AKB48과 Perfume은 각각 도쿄와 히로시마 로컬 아이돌 출신이다.


우리나라에도?


한국의 아이돌 시장 육성 방향은 국내 지방보다 세계 무대 쪽에 힘을 주는 편이다. 아무래도 국제 수준으로 보면 아직 한국은 시장 규모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내 아이돌 시장이 성장을 꾸준히 거듭하는 만큼, 오래지 않아 한국에도 로컬 아이돌 사업을 펼칠만한 환경이 갖춰질 가능성도 있다.


정반대로 지금은 무주공산 상태인 로컬 아이돌 산업 개척부터 시작해, 이를 기반으로 전체 아이돌 시장 판을 키우는 전략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017년 9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일본 비즈니스 센터가 발간한 ‘일본 콘텐츠 산업동향’엔 “최근 1~2년 동안 (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로컬 아이돌이 전국적으로 급증하며 그 영향으로 시장이 증가했다”는 내용이 있다.


물론 틈새시장이라 해도 대충 차린 로컬 아이돌 기획사가 승승장구하긴 쉽지 않다. 이미 엔터테인먼트 산업 자체가 고도로 발달해, 어중이떠중이 정도 걸러낼 역량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역 방송 아나운서, 리포터, 탤런트, 지역 미인대회 우승자는 압도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들은 인지도나 방송 출연 빈도는 좀 부족하지만 지역구 레벨에선 상당한 끗발이 있는 쟁쟁한 실력자들이다.


시장이 아무리 커져도 실패자는 나오기 마련이다. 비록 로컬 아이돌이 한국에서는 블루 오션급 시장이라지만, 손만 대면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은 아니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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