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4200만원, 입사하면 본사 주식 무상으로 주는 회사

조회수 2020. 9. 21. 17: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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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쇼날인스투르먼트 입사가이드

2017년 한국내쇼날인스트루먼트(National instruments·이하 NI)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 지원자 A씨의 성적증명서를 본 면접관들은 깜짝 놀랐다. A씨가 모든 과목에서 최고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점 성적표는 양날의 검이다. 성실히 노력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반면, 학업 외 다른 활동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A씨는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업을 지속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같은 채용 면접장에서 지원자 B씨는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실제 B씨는 취업에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B씨는 ‘로봇 덕후’였다. 그는 면접장에서 로봇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을 드러냈다.


결과는 두 사람 모두 최종합격. HR팀 고경근 채용담당자는 “엔지니어링에 관한 기본지식을 보기 때문에 면접 때 성적증명서를 참고한다”며 “성적이 어떤지보다는 엔지니어링에 관심과 지식이 있는 지가 중점”이라 했다. 

출처: 한국NI 제공
강남 본사 모습

한국NI가 2018년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NI는 글로벌 테스트 솔루션 기업이다. 전자·항공우주·에너지·자동차 같은 제조 업체에 품질을 측정하는 테스트 제품(하드웨어·소프트웨어)을 판다. 컨설팅도 한다. 미국에 본사가 있고 전 세계 40여개 지사가 있다.


채용계획 및 절차


한국NI는 신입사원을 모두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Applications engineer·AE)란 직군으로 뽑는다. 매년 공대 출신 신입사원 엔지니어를 10~20명씩 뽑았다. HR팀 고경근 채용담당자는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인원은 모두 채용할 예정”이라 말했다.


4월 15일까지 홈페이지(korea.ni.com/recruit/ae)에서 지원서를 받는다. 서류→전화 면접→역량·PT 면접 →임원 면접 순이다. 학부 졸업과 석사를 따로 구분하거나, 석사를 우대하지 않는다.


5월 첫째주에서 둘째주 사이에 서류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구체적인 일정은 합격자에 한해 별도로 안내한다. 최종합격한 신입사원은 7월 초부터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계 기업 답게, 영어로 업무가 가능해야 하지만, 영어를 잘한다고 가산점을 주진 않는다. HR팀 관계자는 “면접에서 떠듬떠듬 말하더라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문제없다”고 했다.


대개 연구직이나 생산직의 근무처가 수도권이나 지방인 것과 달리, 한국NI의 근무지는 서울 강남이다. 복지와 기업문화가 좋아 공대 출신에게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NI를 '일하기 좋은 미국 100대 기업'으로 15년 연속 선정했다. 한국NI도 기업 조사기관 GPTW에서 뽑은 ‘한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명단에 2013년부터 5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출처: 한국NI 제공

서류전형


2018년 상반기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음과 같다.

1. 한국NI에 지원하는 동기와, 한국 NI에서 이루고 싶은 Career 개발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500자 이내)

2.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어진 과제에 대해 끝까지 수행한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500자 이내)

3. 소속된 조직(인턴, 아르바이트, 스터디그룹, 동아리 등)에서 타인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추구했던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500자 이내)

4. Applications Engineer 직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기술해주시고, 본인이 이 포지션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근거를 사례 및 경험 위주로 말씀해주세요. (500자 이내)

5. Why should we hire you? Please provide your answer in English. (Maximum 400 words)


HR팀 고경근 채용담당자는 “각 질문의 의도를 고민해보고 회사 및 직무에 관한 역량을 드러나게 쓰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작성 후 간결하고 알기 쉽게 썼는지, 답변은 논리적인지도 검토해보면 좋다”고 조언했다.

출처: 한국NI 제공
NI의 하드웨어 제품들.

면접전형


1차로 전화 면접을 본다. 화상이 아닌 유선 전화다. 5~10분 동안 실무자 또는 인사 담당자가 평가한다. 어려운 전공 지식은 묻지 않고, 회사에 대한 관심과 이력서 내용 등을 확인한다.


2차는 역량·PT 면접이다. PT면접 전 며칠 동안 면접자가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준비할 시간을 준다. NI와 직접 관련 없는 주제도 상관없다. 면접자는 면접 당일 5~10분간 발표한다. 이후 면접관이 발표 내용에 관해 질문한다. 자기소개서 내용을 바탕으로 전공 지식도 묻는다. HR팀 관계자는 “후보자가 같은 주제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주제 예시를 공개하지 않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했다.


3차는 임원면접이다. 지사장이 1대1로 면접자를 평가한다. 20~30분 동안 회사 인재상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본다.


면접에서는 지금까지 “지원한 이유” “한국NI에 대해 아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을 뽑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생에서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인가요?” “(전공 관련) 샘플링 이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회사에서 부당한 지시를 받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좋아하는 운동은 무엇인가” 등이 나왔다. 지원 이유로 단순히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뽑혀서’, ‘워라밸이 좋다고 해서’라는 답변을 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기업문화 및 복지


한국NI의 별명은 ‘인재 육성 사관 학교’다. NI만의 교육 프로그램 ELP(Engineering Leadership Program) 덕분이다. 신입사원은 입사 후 6개월 동안 일 대신 공부만 한다. NI에서 만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 과정이 있다. 신입사원은 과제를 풀고 선배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보완해 최종완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6개월 동안 과제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발표를 3번 해야 한다.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이메일이나 전화로 고객과 소통하는 법, 고객에서 NI 제품을 교육하는 법 등을 포함한다. ‘ELP Bootcamp’에 참여해 아시아 태평양 지사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와 교류할 기회도 있다.

출처: jobsN
(왼쪽부터) 2016년에 입사한 서지혜, 김형균 사원.

신입사원 초봉은 4200만원. 대리·과장급은 5000만~6000만원, 차장급 이상은 7000만~8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매년 연봉 인상률은 성과와 직무마다 다르다. 근속연수는 10년 이상이다.


직무도 자유롭게 바꿀 기회가 있다. 각 부서별로 필요한 인원을 전 사원 대상으로 공개 모집한다. "잘 맞는 사람(right person)을 잘 맞는 자리(right place)에 배치한다"는 철학을 반영한다.


직원에게 미국 본사 주식 300여주를 무상으로 준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신입사원도 예외는 아니다. 또 임직원 주식 구매 프로그램(ESPP, Employee Stock Purchase Plan)이 있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본사 주식을 할인된 금액으로 살 수 있다. 김주희 마케팅팀 과장은 “직원을 위한 복지 혜택일 뿐만 아니라, 직원이 주인의식과 리더십을 갖을 수 있다”고 했다.


기본 연차는 15일. 2년 이상 일하면 1년마다 1일씩 연차가 늘어난다. 휴가는 눈치보지 않고 쓴다. 2017년 입사한 신입사원인 C씨는 6개월 교육과정을 마치고 10일 동안 미국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는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잘 다녀왔다”며 다른 회사 신입사원은 눈치 보느라 휴가를 가지 못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부속품이 아니라 동료로 존중한다는 느낌”이라며 “믿음이 있으니 일에 대한 의욕, 만족감이 더 높아진다”고 했다.


유연근무제도 가능하다. 오전 8~10시에 출근해 하루 8시간 일하고 오후 5시~7시에 퇴근한다. 분기별 또는 부서별로 시간대를 나누지 않고, 직원이 언제든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바꿀 수 있다.


직원 건강을 위한 복지혜택도 있다. 회사 근처에 있는 삼성 코엑스 내 피트니스 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내에 있는 안마의자기계도 언제든 사용가능하다. 생명·상해·실비·치과 보험은 5년 이상 근무하면 부모까지 혜택을 받는다.


기업평가사이트 잡플래닛을 보면 “첫 커리어를 시작하기에 좋은 회사” “정시 출퇴근 및 자유로운 휴가 사용 가능” “가파른 성장 후 정체기” “성과급이 적다”는 익명 리뷰가 있다.  

출처: jobsN

실무자가 알려주는 꿀팁


2016년에 입사한 김형균(26·한양대 기계공학과 졸), 서지혜(27·경희대 생체의료공학과 졸) 사원에게 최종합격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서씨는 2017년 신입사원 채용 때 전화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Applications Engineer는 무슨일을 하나

(김) “크게 3가지다. 우선 ‘Technical Support’는 한국NI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쓰는 고객에게 문제가 있을 때 전화나 이메일로 해결하는 업무다. 다음으로 ‘Customer Training’은 고객에게 우리 제품을 교육하는 업무다. 마지막으로 ‘Customer Interaction’은 학회나 세미나, 마케팅 이벤트를 열거나 참여해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다.”


-토익 점수는 필수인가?

(김) “토익 성적표가 있지만 입사 지원 시 제출하지 않았다.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다녀온 적도 없다. 하면접 때 영어 질문이 나오긴 한다. (나는) 인턴 때 했던 프로젝트를 영어로 설명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 더듬거리면서 천천히 답했다. 하지만 끝까지 말하려 노력했다. 입사 후 영어를 배우고 싶으면 회사에서 학원비를 지원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


-자기소개서 어떻게 썼는지

(김) “내가 겪은 경험이 어떻게 직무 역량과 맞아 떨어지는지 설명했다. 군 생활을 섬에서 했는데, 그 섬에 있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활동을 했다. 이런 경험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직무 역량에 어울린다고 썼다. 대학 때 했던 과제나 공모전, 인턴 경험으로 일을 적극적으로 끝까지 해내는 진취적인 모습을 어필했다.”


(서) “채용공고에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진 공학 전공자'라는 문구가 있었다. 열정과 배움에 집중했다. 내가 전공한 의료 공학은 융합학문이어서 전자공학·기계·생물·화학을 모두 알아야 한다. 다양한 학문을 배울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공부했다는 점을 어필했다.”


-전화면접은 어떻게 진행하나?

(서) “자기소개서를 솔직하게 썼는지를 평가한다. 자소서에서 눈에 띄는 사항을 물어보는데, 서류에 있는 내용과 다른 답변을 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또 기술지원부 직무를 알고 있는대로 설명해보라 묻기도 했다. ‘묻지마 지원자’를 걸러내는 과정이라 봐야할 것 같다.”


-면접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김) “기술 면접에서는 대학 때나 인턴을 하며 했던 과제 내용을 풀어나가면 좋다. 잘한 점만 말하기보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면접관에게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가 아니고, 정말 편안하게 말하는 자리다. 인상 깊었던 점은, 지원자가 면접장에 들어가면 면접관이 일어서서 명함을 나눠주고 자기소개를 한다. 이렇게 면접관이 자신을 소개하는 회사는 거의 없는 걸로 안다. 임원면접에서도 지사장님이 한국NI라는 회사가 어떤 곳인지 설명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설명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신입사원이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지사장이 됐는지 들려줬다.”


-회사가 여가생활, 동아리 지원을 잘 해준다 들었다.

(서) “한달에 한번씩 같은 동호회 직원끼리 여가 활동을 즐기러 간다. 나는 독서와 운동 동호회를 꾸준히 하고 있다. 양궁·컬링·수상스키·오피스 요가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렵지만 해보고 싶은 운동을 한번씩 해보기도 한다. 맥주 만들기, 철인 3종 경기 등 범위 제한이 없고 일정 금액도 지원한다. 타부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어 좋다.” 

출처: 한국NI 제공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5박 6일 동안 열린 ELP Traning에 참여한 김형균 사원.

-ELP 트레이닝은 어땠나.

(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5박 6일 동안 각국 엔지니어와 교류했다.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세일즈 분야는 1년에 한번씩 미국 본사에 방문하는 NI 위크를 보낼 수 있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본사나, 지사와 교류가 항상 많진 않은데, 한국NI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 좋다.”


이 입사가이드를 HR팀 고경근 채용담당자가 도와주셨습니다. 궁금한 점은 이메일(nikorea.hr@ni.com)로 문의해 주십시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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