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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선 법대 원했지만…‘일밤’ 보고 택한 그의 직업은?

‘러브하우스’에 꿈 키운 청년, 톱 디자이너로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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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03.14. | 81,433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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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종완씨
구호·콜롬보 등 럭셔리 매장 디자인
10대 시절 '러브하우스' 보고 꿈 키워
"재능의 차이 인정해야 낭패 없어"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내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장. 양탄자처럼 구불구불하게 하늘에 떠 있는 물결모양 테이블 위 투명한 플라스틱 기둥과 그 위에 달린 접시가 보인다. 지진이 나서 접시가 하늘로 솟아 오른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접시와 테이블이 하늘을 나는 것 같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종완(33) 종킴디자인스튜디오 소장의 작품이다. 김씨는 국내 럭셔리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손꼽히는 신예 디자이너다. 프랑스 디자인 명문대(그랑제꼴)인 에콜 카몽도에서 학부와 석사(수석)를 마치고, 현지 유명 디자인 업체인 ‘파트릭주앙(Patrick Jouin Studio Paris)’에서 팀장으로 일했다.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파트릭 주앙(51)과 건축가 산지트 만쿠(47)가 설립한 업체다.  

김종완 디자이너.

출처 : 코렐브랜드 제공

파트릭주앙에서 그는 반클리프아펠 도쿄 긴자점·뉴욕점, 파리 축구장 VIP 라운지 등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2015년 국내로 와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하면서 갤럭시 스토어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2016년엔 독립해 종킴디자인스튜디오를 세웠다. 독립했어도 삼성과 관계가 끊긴 것은 아니다. 그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 한남동 플래그십스토어의 디자인을 맡았다. 박준우 셰프의 레스토랑 ‘알테르 에고’의 인테리어에도 그의 손길이 닿았다.


jobsN은 김 소장을 만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의 성장 과정을 들어봤다.


‘러브하우스’가 꿈 키운 계기


김씨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꿈을 키운 계기는 '러브하우스'다. 러브하우스는 MBC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2000년대 초중반 진행한 코너다. 사연을 바탕으로, 시청자의 헌 집을 새 집처럼 고쳐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김씨도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  

2000년대 초중반 인기를 끌었던 MBC 러브하우스.

출처 : KYK김영귀환원수 홈페이지 캡처

“고쳐준 새 집을 처음 봤을 때 부부의 기쁨이 제게도 와닿았어요. 공간 디자인이 이렇게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구나 싶었죠. 그래서 진로를 결정했어요.”


부모님을 설득해 2002년 프랑스로 다짜고짜 떠났다. 미대보다는 법대를 나와 법조인이 되기를 바랐던 부모님은 반대했다. 하지만 김씨는 프랑스에서 대학 예비과정을 수료한 뒤 그랑제꼴인 에콜카몽도에 입학했다.


학부 시절 그는 프랑스 고속도로청(SANEF) 휴게소 디자인대회에서 1위를 했다. 지금은 국내에도 도입이 됐지만, 당시로서는 시도가 없었던 상하행선 진입식 휴게소 디자인이었다. 기존의 휴게소는 한 개 방향 차로에서만 진입이 가능했다. 이를 상행선과 하행선에 터널이나 고가도로를 놓고 양방향 모두에서 산에 있는 휴게소에 진입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학부를 마치고는 군대에 다녀왔다. “군대가 오히려 휴식 같았다”는 말이 재미있다. 고교 시절부터 불어 공부에 그림 그리느라 잠 잘 시간조차 변변하게 없었는데, 규칙적인 생활을 강제하는 군 복무기간이 정신적으로는 더 편안했다고 한다. 군대에서는 신병교육대에서 근무했다.


“프랑스 오지마라” 멘토 조언에 창업 결심


김씨는 군 전역 후 다시 프랑스로 돌아갔다. 에콜 카몽도에서 석사 과정을 다녔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김씨는 본격적으로 디자이너로서 일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생인 김씨가 프랑스 인테리어 업계에 이름을 알린 계기는 ‘에르메스 인터내셔널 파빌리온 디자인 콩쿨’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에르메스 계열 유리 세공회사인 ‘생 루이(St. Louis)’의 사옥 하나를 전면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로, 그는 관광정보센터 겸 전망대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디자인해 호평을 받았다. 상금과 함께 특전으로 그는 생 루이 장인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석사 과정 재학 중인 2010년 파트릭주앙 사무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주앙은 디자이너로서 김씨의 멘토였다. 2015년까지 주앙과 함께 근무하면서 김씨는 반클리프아펠 뉴욕, 파리, 도쿄 긴자점 인테리어를 맡고, 프랑스 파리의 축구장 내 VIP라운지 디자인도 맡았다.


주앙은 그의 독립을 격려해 준 사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퇴사를 앞둔 2016년 4월의 일이다. ‘관리의 삼성’이라 불릴 정도로 철두철미한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김씨는 자신이 디자인에 참여했던 반클리프아펠 도쿄 긴자점 오픈행사에 초대돼 주앙 대표를 만났다. 재입사를 타진했더니 주앙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혼자 일해야 하는 사람이다. 우리 회사로 오면 나야 좋지만, 당신은 돌아가는 셈이다. 돌아가지 말고 창업해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만들어 보라. 실패하면 그때 와도 받아주겠다.” 그렇게 창업을 했다.


“난 상업작가…클라이언트가 돈 벌게 해주는게 목표”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김 소장은 그릇브랜드 코렐의 전시장 인테리어를 맡았다. 그런데 대중적인 그릇 브랜드와의 협업이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주로 만들던 그의 커리어와는 다소 맞지 않아 보였다. 이에 본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고 물었다. “저는 럭셔리 인테리어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상업공간을 만드는 디자이너입니다. 클라이언트가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게 제 업(業)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렐은 집에 누구나 한두개 정도는 갖고 있는 그릇 브랜드지만, 꼭 찾아가 구매할 필요는 없다는 이미지를 가진 제품이다.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이 김 소장의 미션이었다. 미션은 성공적이었다. 실제로 이번 코렐 전시장은 박람회 관람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릇 전시장을 구경하면서 인스타그램에 라이브 중계를 하기도 했다.  

김 소장이 착안한 코렐브랜드의 전시장 콘셉트(위)와 실제 구현된 모습.

출처 : 종킴디자인스튜디오 홈페이지

김씨는 주어진 예산에서 최대한 고급스럽고 멋있게 만들고, 해당 브랜드를 찾는 사람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며, 더 나아가 고객사 브랜드의 매출이 많이 나도록 노력한다는 원칙도 말했다. 실제로 김씨는 삼성물산의 구호 매장을 설계할 당시, 단순히 매장 도안만 들고 간 것이 아니라 매장 진열 콘셉트와 상품기획(MD) 전략, 마케팅 방안까지 준비해 최고경영진의 호평을 받았다.


연예인이 아닌 디자이너지만, 매니지먼트사가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씨의 매니지먼트사 ‘스피커’는 그의 외부 활동을 조정하는 일도 하지만, 종킴디자인스튜디오와의 마케팅 협업에도 나선다. 김씨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는 공간에 대해 이벤트나 프로모션이 필요하면, 스피커가 대행을 맡는 식이다. 클라이언트에게 수주 전 제안을 할 때에도 제작부터 프로모션까지 한 번에 제안하기도 한다. 

김종완 소장이 실내 디자인을 맡은 한남동 구호 플래그십 스토어.

출처 : 종킴디자인스튜디오 홈페이지

“재능의 차이 인정해야 실망 없어…겸손한 노력이 비결”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했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분명히 재능이 특출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그 차이를 인정합니다. 겸손하게 노력해야 자신의 작품 세계를 쌓아 나갈 수 있습니다. 왜 나는 노력해도 저 사람처럼 되지 않느냐고 하면 답이 없지요.”


하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디자이너를 또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무언가를 창작해 내야 하는 직업이 스트레스라고 했다. 그렇게 인터뷰는 끝나고, 그는 다음 공간을 향해 떠났다. 한 특급호텔의 시설 리노베이션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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