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김연아 광고처럼..앰부시 마케팅으로 재미 '솔솔'

조회수 2020. 9. 23. 15: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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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피해 매복하는 앰부시 마케팅
규제 피해 매복하는 앰부시 마케팅
공식스폰서 넘는 광고효과 얻은 사례

‘연아와 함께 2018 평창 응원하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은 김연아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말한다. SK텔레콤이 만든 이 ‘평창 응원 캠페인’ 영상은 예상대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한 달 후 TV 화면에서 사라졌다. 평창올림픽의 공식 후원자이자 경쟁사인 KT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이라며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출처: 특허청 제공
권고를 받고 수정한 SK텔레콤 광고. ‘PyeongChang’, ‘Welcome to 5G Korea’ 문구때문에 또 규제를 받아 결국 중단했다.

앰부시 마케팅이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스포츠 대회를 이용해 광고나 홍보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적인 축제인 올림픽이나 월드컵 시즌에 주로 벌어진다. 본격적 시작은 1984년 LA 올림픽이다. 중계권 판매료가 주 수입원이었던 이전 올림픽들과는 달리 이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기업들과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고 후원을 받았다. 덕분에 2억 25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원칙적으로 공식 스폰서만이 올림픽 로고와 ‘올림픽’, ‘올림픽 개최도시명’, ‘국가대표’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 마케팅·홍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올림픽 대목 기간에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들도 두 손 놓고 있지는 않는다. 아이디어를 짜내 올림픽이나 개최도시를 떠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공식 스폰서들이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간다.


”공식 스폰서 아니었어?”…공식 스폰서 넘보는 경쟁사들

최초로 앰부시 마케팅을 펼친 기업은 필름 업체 코닥이다. 1984년 LA 올림픽의 공식 후원사는 후지필름이었다. 그러나 코닥은 방송 중계사인 ABC와 미국 육상팀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자사 로고를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여름의 공식 필름(Summer’s Official Film)’이란 광고 문구로 마치 공식 스폰서인 듯 홍보했다. 경기 후 나오는 관중들에게 무료로 필름을 나눠주는 마케팅까지 펼쳤다. 거액을 들여 공식 후원사 자리를 산 후지필름은 분을 삼켜야 했다. 코닥은 다음 올림픽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후지필름을 제치고 공식 스폰서에 올랐다. 

출처: 플리커 제공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신용카드 업계 경쟁사들의 공방이 치열했다. 먼저 공식 후원사인 비자가 선수를 쳤다. ‘올림픽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받지 않습니다(The Olympics don’t take American Express)'라는 자극적인 광고 문구를 쓴 것이다. 스폰서권이 없었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아이디어로 맞섰다. ‘스페인 방문에는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 (To visit Spain, you don’t need a visa.)’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던 스페인의 상황을 이용해 비자에 역공을 퍼부은 것이다. 재미를 본 회사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여권만 준비하세요. 비자는 필요 없습니다’란 카피를 다시 사용했다. 

웬디스 버거는 앰부시 마케팅으로 업계 선두기업이자 공식 후원사인 맥도날드를 곤경에 빠뜨렸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웬디스의 회장 데이브 토마스가 직접 피겨 스케이팅 상대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광고로 만들었다. 광고에서 그는 1992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개인 챔피언 크리스티 야마구치에게 “짝이 되어줄 수 있나” 묻는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맥도날드가 아닌 웬디스가 올림픽 공식 후원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출처 : SponsorWatch) 앰부시 마케팅으로 후원사 이상의 홍보효과를 본 셈이다. 

출처: 나이키홍콩 유튜브 캡처
영국 수도가 아닌 다른 '런던' 지명을 활용한 나이키의 'Find Your Greatness' 광고

나이키는 앰부시 마케팅의 대표주자 가운데 하나다. 스포츠 용품 업체라는 특성을 살려 스타선수들에게 자사 제품을 입힌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미국 육상선수 마이클 존슨은 결승라인을 가장 먼저 끊으며 전 세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이키 로고가 찍힌 그의 번쩍이는 금빛 신발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선수는 나이키 신발을 목에 건 채 미국의 주요 매체 타임지 표지도 장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런던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다는 원칙을 교묘한 방법을 동원해 깨버렸다.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다른 ‘런던’ 지역을 돌아다니는 광고를 찍었다.

출처: 픽사베이 제공
콴타스항공은 올림픽 슬로건과 비슷한 자사 슬로건으로 공식 후원사라는 착오를 불러일으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는 공식 후원사인 호주의 앤셋항공과 같은 호주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이 경쟁을 벌였다. 콴타스항공은 ‘호주의 정신(The Spirit of Australia)'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올림픽 슬로건 ‘정신을 나눠라(Share the Spirit)’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호주 국가대표 선수와 자사 슬로건을 실은 신문 전면 광고를 냈다. 호주 사람들의 58%가 앤셋항공이 아닌 콴타스항공을 공식 후원사로 알고 있었다. (출처 : Woolcott Research) 앤셋항공은 거세게 항의하고 소송까지 불사했다. 하지만 해당 마케팅은 이미 끝난 후였다. 패럴림픽을 앞두고 더 이상 권리를 침해하지 않겠다는 협의를 받아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출처: 조선DB, 펩시 홈페이지
개회식에서 펼친 '태극 : 우주의 조화' 공연과 펩시 로고

펩시 콜라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케팅을 위해 회사를 상징하는 브랜드 색깔까지 바꿨다. 파란색이 아닌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 캔에 담은 ‘빨강 콜라’를 내놓았다.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를 연상시켜 신경전이 일었다. 또한 이번 2018 평창 올림픽에서 뜻하지 않은 광고효과를 얻었다. 개막식에서 등장한 우리나라의 태극마크가 펩시 콜라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다. ‘거대한 펩시 광고인 줄 알았다’, ‘펩시가 후원하는 줄 알았다’, ‘펩시가 먹고 싶어졌다’ 등 유머글이 번졌다. 월 2억명 이상이 방문하는 미국 온라인 미디어 ‘버즈피드’도 이 사실을 보도했다.


글 jobsN 최하경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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