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뷰 본문

월급날 꼬박꼬박 더 들어오던 ‘17만원’에 숨겨진 비밀

퇴직금, 월급에 포함시켜 미리 주면 '불법'입니다
프로필 사진
jobsN 작성일자2018.02.15. | 629,635 읽음
댓글
흙수저 위한 노동법③
퇴직금 분할약정에 숨겨진 꼼수
법적으로 퇴직금 당겨 받을 수 있는 상황

A(29)씨는 경기도 화성시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한 지 13개월차다. 입사 당시 회사와 합의한 연봉은 2400만원, 월급은 200만원이었다. 그런데 첫 달부터 월급이 17만원씩 더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인센티브라 생각했는데 회사에 물어보니 1년 치 퇴직금을 미리 나눠서 준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그는 이미 1년 치 퇴직금을 모두 받은 셈이다.


A씨의 사례처럼 회사가 근로자 월급에 퇴직금을 더해 주는 것을 이른바 '퇴직금 분할약정'이라 부른다. 몇몇 기업이 이런 방법으로 퇴직금을 정산하는데, 엄연히 ‘불법’이다. 퇴직금은 근로자가 퇴사할 때 한꺼번에 주는 게 원칙이다. 

출처 : 그래픽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퇴직금 분할약정에 숨겨진 꼼수


일부 회사가 이런 ‘꼼수’를 쓰는 것은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근속자가 퇴직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퇴직금으로 한 번에 내줘야 한다. 목돈이 든다는 뜻이다.


또 분할약정 방식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면 실제 퇴직금보다 더 적은 돈을 주게 된다. 예를 들면 10년 근속한 근로자 B씨가 있다. 초봉이 200만원이고, 다른 수당은 없었다고 가정하자. B씨는 매년 월급이 10만원씩 올랐다. 회사를 그만둘 때 월급은 290만원이었다. 회사에서 분할약정 방식으로 퇴직금을 정산했는데, 첫해에는 200만원, 이듬해에는 210만원, 10년째에는 290만원을 받았다. 10년동안 받은 퇴직금은 총 2450만원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에 따라 B씨가 일한 기간에 해당하는만큼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은 2900만원(290만원*10년)이다. 450만원 손해를 보게 된다. 각종 수당을 더한 급여로 퇴직금을 계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B씨의 손해액은 더 많아진다.


문제가 커지자 2018년부터 근로자 수 3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퇴직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규정이 생겼다. 퇴직연금이란 회사가 매년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금융기관에 넣었다가 근로자가 퇴직하는 시기에 주는 방식이다. 회사가 분할약정 방식으로 퇴직금을 줄 수 있는 길이 끊긴 것이다. 다만 근로자 수 30인 미만인 사업장은 2021년까지 퇴직금 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회사 중 일부에서 퇴직금을 미리 나눠주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출처 : 조선DB

회사, 분할약정 잘못하면 퇴직금 두 배


A씨처럼 퇴직금 분할약정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언제든 회사에 분할약정 중단을 요청할 수 있고, 퇴사할 경우 일한 기간에 따라 퇴직금을 요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미리 지급한 퇴직금과는 관계 없이 근로자가 일한 기간에 따라 정당한 액수의 퇴직금을 한꺼번에 지급해야 한다. 만약 분할약정 방식으로 미리 줬다는 이유를 들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체불’에 해당한다. 근로자는 소송을 통해 퇴직금을 받으면 된다.


그렇다면 회사 입장에서 미리 지급한 퇴직금을 떼이는 것일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근로자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내 돌려받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이 돈이 '퇴직금' 명목으로 미리 지급한 것인지 회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회사는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퇴직금 분할약정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퇴직금 당겨 받을 수 있는 상황


다만 근로자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이라도 퇴직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도 있다.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자신의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혹은 주거를 목적으로 전세금·보증금을 내야 하는 경우다. 근로자는 1회에 한해 퇴직금을 당겨 받을 수 있다. 가입자 자신이나 배우자,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예외로 인정한다.


한편, 부양가족의 대학 등록금, 혼례비 또는 장례비를 부담하는 때에는 퇴직연금제도 수급권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받을 권리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글 jobsN 이병희

그래픽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jobarajob@naver.com

잡스엔

jobsN 더보기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편의점

    많이 본 TOP3

      당신을 위한 1boo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