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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바꾸는 아주 손쉬운 방법

조회수 2020. 9. 25. 22: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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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일반자전거가 '전기자전거'로 변신합니다
바퀴 센서가 자동차 자동변속기처럼 작동
2시간이면 완충, 당분간 전량 수출
한양대 특허 기술로 세운 산학협력 스타트업

하이코어는 모터가 달린 자전거 '바퀴'를 만드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이곳에서 만든 제품은 ‘센티넬휠’이라고 부른다. 일반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만들어주는 핵심 장치다. 자전거 뒷바퀴에 센티넬휠을 달면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도 페달링 할 수 있다. 사람의 ‘두 다리’라는 엔진에 전기 모터라는 보조 엔진이 추가되는 셈이다.


2017년 10월, 첫 양산품이 나왔는데 해외에서 받은 선주문만 1만7000여개에 달한다. 한개당 판매가격은 80만원. 2018년 예상 매출액은 약 130억원이다. 박동현(43) 대표는 “하이코어가 단순 전기자전거 개발 업체가 아닌 차세대 동력 이동수단을 만드는 회사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출처: 하이코어 제공
하이코어 직원들과 박동현 대표(오른쪽) 모습.

선주문만 130억원어치 들어온 전기자전거


-바퀴 하나 바꾸면 전기자전거로 바뀌는 비결이 뭡니까

“하이코어가 만드는 자전거 바퀴에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각종 센서가 들어갑니다. 센서가 라이더의 패달링하는 힘을 감지해 모터를 움직여요. 전기모터가 바퀴를 굴리는데 힘을 보태면 자연히 사람은 힘을 적게들이면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됩니다.”


하이코어 센티넬휠에는 파워모터와 스피드모터가 각각 한개씩 들어간다. 이 모터들은 자동차의 자동변속기 역할을 한다. 자동변속기가 스스로 기어를 바꾸는 것처럼 모터들이 알아서 움직인다. 처음 출발할 때는 파워모터가 작동하고, 이내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스피드 모터가 바퀴를 굴려준다. 페달을 돌리는 라이더의 다리 힘을 자동으로 감지해 작동하기 때문에 사람은 모터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출처: 하이코어 제공
일반 자전거 뒷바퀴 자리에 하이코어 센티넬휠을 부착한 모습.

한양대 특허 기술로 세운 산학협력 스타트업


하이코어는 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에서 출발했다. 한양대가 보유한 특허기술이 바탕이 됐다. 한양대학교 졸업생과 재학생, 교수 등 동문들이 회사의 주축이다. 박 대표는 한양대학교 졸업생은 아니었지만,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전략사업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며 한양대학교에서 11개 스타트업을 만드는데 공을 세웠다. 그의 역할은 학생·교수들이 개발한 기술을 평가해 사업성을 검토하는 일이었다. ‘창업 가능한지’, ‘회사를 세우면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했다.


박 대표는 산학협력단에서 청년 창업을 도우면서 직접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어졌다고 했다. 그때 한양대 전자전기제어계측공학 박사과정생이었던 이호열씨를 만났다. 센티넬휠의 원천기술이 됐던 모터기술 개발자였다. 기술창업을 생각하던 이호열씨와 그를 돕던 박대표가 손을 잡고 세운 회사가 하이코어다.


사업초기 한양대 엔젤 클럽에서 투자받은 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한양대 엔젤클럽은 이 대학출신 동문들이 모여 만든 투자모임이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자금을 경쟁력있는 모교 후배들의 사업에 초기투자 형식으로 지원한다. “마른논에 단비 같았습니다.” 이후 사업성을 높게 평가한 알톤스포츠를 비롯해 벤처투자회사 등에서 약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자금으로 대만에 센티넬휠 공장을 세웠다.


-모터가 작동하면 페달링에 얼마나 도움이 됩니까

“보통사람이 평지에서 일반자전거를 탈때 100정도의 힘이 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속도를 올리고 싶거나 언덕길을 올라가려면 힘이 두세배 더 많이 들죠. 이때 추가로 들여야하는 힘을 전기모터가 공급해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뒤에서 밀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모터가 더 많이 작동하게 설계하면 사람은 70~80 정도의 힘만 사용해 언덕을 오를 수 있습니다.”


그는 각종 센서와 모터, 배터리를 자전거 바퀴 휠 부분에 집약할 수 있는 기술이 관건이라고 했다. 특히 이 기술을 제어하는 모터컨트롤유닛(MCU) 소프트웨어 기술을 직접 개발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에서 하드웨어는 베낄 수 있어도 소프트웨어까지 카피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런 기술 덕분에 ‘디자인과 감성’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얻었다. “산악용부터 로드바이크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닦고, 조이고, 손질하면서 애정이 생겼을겁니다. 이런걸 두고 전기자전거를 따로 사려면 부담스러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바퀴하나만 바꿔서 전기 자전거로 변신시킬 수 있으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 업체들도 이런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출처: 하이코어 제공
박동현대표가 국내 자전거 전문기업 알톤스포츠와 투자협약을 맺는 모습(왼쪽). 하이코어의 센티넬휠 내부 모습.

2시간이면 완충, 당분간 전량 수출


센티넬휠의 무게는 약 6kg이다. 가정용 전기로 2시간이면 완전 충전할 수 있다. 약 50km를 달린다. 시속 15km로 달린다고 가정하면 약 3시간 30분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모터는 사용할 수 없는 ‘조금 무거운’ 자전거가 된다. 하지만 배터리를 갈아끼울수 있기 때문에 여분의 배터리를 들고 다니면 장거리를 이동할때도 모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유럽을 비롯해 전량 해외로 수출한다. 자전거 업체에 대량 납품하는 B2B방식이다. 국내에는 2018년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페달링을 하지 않아도 작동하게 만들 수는 없나요

“만들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전거에 우선 집중했습니다. 페달링 없이도 굴러가는 이륜차는 오토바이로 분류되거든요.”


하지만 자전거를 넘어 오토바이, 전기자동차까지 만드는 게 박 대표의 목표다. “자전거 바퀴라는 작은 몸체에 모터, 배터리, IT 기술을 응축했다면 전기자동차도 얼마든지 만들수 있습니다. 문제는 초기 투자 비용 많이 든다는 점이죠.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가며 준비할 계획입니다. 애플, 구글, 테슬라같은 전혀 다른분야의 기업들도 자동차를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머지않아 하이코어 자동차를 꼭 소개하겠습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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