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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초짜'의 대반전..월매출 6천 1석2조 아이템

조회수 2020. 9. 25. 22: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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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 즐기고 이웃도 돕고 일석이조
마리테이블 양순모 대표
노인 고용 문제
온라인 취미 플랫폼으로 풀어내

취미를 즐기면서 이웃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마리테이블이 만든 온라인 취미 클래스 ‘하비풀'이다. 마리테이블은 취미 생활에 필요한 재료가 담긴 키트와 전문 아티스트의 강의 영상을 집으로 보내준다.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키트를 포장한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돕는 것이다. 

출처: 양순모 대표 제공
어르신들 일감을 물류업체 '품고'로 보낸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6달 만에 구독자가 3000명으로 늘었다. 2017년 12월 기준 월 매출은 6000만원. 마리테이블의 창업자 양순모 대표(31)를 만났다.


사업의 굴곡, 진정한 경영자가 되기까지

출처: jobsN
양순모 대표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사회적 기업가 단체 ‘인액터스’에서 쪽방촌 어르신들과 꽃가게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반 평 정도의 공간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인’이었다. 이 노인들이 꽃다발·화분을 만들고 배달했다.


하지만 사업은 점점 어려워졌다. 어르신들의 생활을 바로잡고 일을 가르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느라 제대로 수익이 나지 않았다.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였다. 부모님의 반대도 극심했다. “일 년 동안 마루를 잘 못 나갔어요. 죄송하기도 하고. 항상 질문에 시달려야 하니까.”


그가 대학 때 손댔던 꽃 가게나 마리테이블은 소셜 벤처다. 소셜 벤처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운 기업이다. 소득이 낮거나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복지나 일자리를 제공한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인증한 소셜 벤처는 인건비와 4대 보험료, 세금 감면 등을 지원한다.


그러나 소셜 벤처도 기업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제가 너무나 초짜라는 걸 알았어요. 어르신들을 어떻게 도울 건지 경영을 다시 생각해봤어요.” 그는 결국 꽃가게 사업을 접었다.


실패에서 태어난 ‘하비풀’


어르신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시장에서도 환영받을 사업이 뭘까 고민했다. 꽃가게를 할 때 해 본 오프라인 클래스를 떠올렸다. 유명한 호텔 헤드 플로리스트를 영입해 클래스를 열었더니 1000명이 문의를 했다. 하지만 실제로 수업에 오는 사람은 100명 내외였다. 이유를 물어봤다.


‘시간이 없어서, 거리가 멀어서, 비싸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저렴하게 클래스를 열 수 없을까’ 고민 한 결과가 바로 ‘하비풀’이다.


그는 ‘하비풀’이 단순한 배송 서비스가 아니라고 했다. “고객들에게 취미 키트를 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제 뭔가를 배울 수 있는 클래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에요. 취미를 통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디자인해주고 싶어요.” 

출처: 네이버 스토어팜 캡쳐
하비풀 구매자 후기

‘하비풀’의 후기를 보면 상품에 대한 평가는 별로 없다. 일상 속에 위로와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네이버 온라인 쇼핑몰 ‘스토어팜’ 기준 구매자 만족도가 97%에 달한다.


핵심은 콘텐츠


실제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사진·영상 콘텐츠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다. 회사 구성원도 콘텐츠팀이 10명 중 5명이다. “저는 그런 재능이 없어요. 하지만 훌륭한 사람들이 같이 있어요.”


콘텐츠팀을 이끌고 있는 건 동국대 영화영상학과를 나온 이재현씨다. 어반자카파, 홍대광 뮤직비디오를 만든 영상 전문가다. 소녀시대 ‘수영’, ‘수지’ 등 가수들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딩고 동영상 서비스에서 피디로 활동하기도 했다.

출처: 하비풀 홈페이지 캡쳐
프랑스자수 마리몬드 목련 파우치 클래스 영상

그들이 좋은 사진과 영상을 만든다. 덕분에 페이스북 팔로워를 10만명 가까이 모았다. “콘텐츠 하나를 만들면 여러 통로로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잖아요. 또 쉽게 모방하기가 어려워요. 차별성을 만들어 주는 거죠.”


’하비풀’이 커가는 이유


‘하비풀’은 2월 웹툰과 합작한 ‘미니어처 만들기’를 새 취미로 선보일 계획이다. 영화·웹툰·캐릭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취미 카테고리에 넣을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서비스 기능을 늘린 ‘하비풀 2.0’을 출시한다. 하비풀 2.0은 취미 SNS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을 사고서 안 만든 분들도 계실 거예요. 중간에 모르는 부분이 생겼을 때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자신이 완성한 걸 자랑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런 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해요.”


월 매출이 1억5000만원이 되면 일하고 있는 6명의 어르신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려고 한다. “어르신들께 단순히 월급을 드리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플 때 치료할 수 있는 병원비, 집을 마련하기 위한 보증금까지는 지원하고 싶어요.”


글 jobsN 최하경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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