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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비트코인 캐시’인 8인조 걸그룹의 정체

암호화폐 열풍이 낳은 새 사업과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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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01.11. | 76,787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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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풍이 낳은 새 사업과 직업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뒤, 이를 바탕으로 새 기업이나 직업군이 생겨나는 건 당연한 이치다. 때로는 이런 흐름이 우리가 상상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는 사건을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열풍인 암호화폐 또한 상당히 뜬금없는 방면에서 새 사업과 직업을 만들어내고 있다.


암호화폐 아이돌


우선 들 수 있는 사례는 최근 일본에서 등장한 8인조 아이돌 걸그룹 ‘가상통화소녀(仮想通貨少女)’다. 가상통화소녀는 기존 아이돌 걸그룹인 성좌백경(星座百景) 멤버 중 일부로 구성된 유닛(부분팀)이다. 활동은 지난 5일부터 개시했다. 

가상통화소녀 멤버들.

출처 : 신데렐라 아카데미 홈페이지

가상통화소녀 멤버 8명은 각각 다른 가상화폐를 대표한다. 비트코인 캐시(BCH),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네오(NEO), 모나코인(MONA), 카르다노(=에이다·ADA), 뉴이코노미무브먼트(XEM), 리플(XRP)를 상징하는 멤버가 있다. 소속사 신데렐라 아카데미는 “사람들 욕심 때문에 가상통화에 담긴 유망한 기술이 그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가상통화가 단순 투기 수단이 아닌, 멋진 미래를 창조하는 기술임을 엔터테인먼트로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가상화폐소녀 멤버별 활동 복장(왼쪽)과 프로필 사진

출처 : jobsN

실제 암호화폐 거래판에선 원조 코인이자 인지도가 가장 높은 비트코인을 ‘대장’으로 부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가상통화소녀에선 통념과 달리 비트코인 캐시를 맡은 나루세 나나(成瀬らら)가 리더다. 소속사가 비트코인 캐시에 투자를 했는지, 혹은 비트코인 캐시 개발자 우지한(吴忌寒)이 자존심을 건 역대급 펌핑을 한 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컨셉에 따라 가상통화소녀 라이브 콘서트 입장료, 굿즈(Goods·아이돌 관련 상품) 등은 모두 암호화폐로만 결제할 수 있다. 소속사에서 예로 든 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나머지 코인은 언급이 없어 사용 가능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암호화폐 캐릭터


암호화폐는 캐릭터 시장 쪽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선두에 선 나라는 역시나 ‘가상통화소녀’의 모국 일본이다.


지난해 6월 일본어 사이트 ‘가상통화혁명 스크립트 커런 걸즈(仮想通貨革命クリプトカレンシーガールズ)’가 문을 열었다. 여기에선 서기 20XX년 ‘블록체인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가상통화도시’에서 블록체인기술을 익힌 '스크립트 커런 걸즈(암호화폐소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각종 암호화폐를 인간 캐릭터로 의인화(擬人化)해 소개한다.

왼쪽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 리플, 뉴이코노미무브먼트(넴), 라이트코인.

출처 : 가상통화혁명 스크립트 커런 걸즈

캐릭터 또한 각자 나름 설정이 있다. 예를 들면 이더리움은 직업이 ‘가상통화학원 도서위원장’으로, 수재(秀才)지만 내성적이라 남과 대화하길 어려워하는 성격이다. 뉴이코노미무브먼트는 초등학생으로, 어른스러운 리플을 동경한다. 비트코인은 가상통화도시 아이돌이며 전 세계에 팬이 많다.


물론 이런 캐릭터화는 단순한 설정 놀음을 넘어 비즈니스로 이어진다. ‘가상통화혁명 스크립트 커런 걸즈’ 홈페이지에선 이 소녀들을 프린팅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휴대전화 케이스, 머그컵, 에코백, 티셔츠 등 품목이 다양하다. 또한 지난해 8월엔 네이버 메신저 LINE에 이 캐릭터들을 활용한 스티커를 출시했다 한다.

실제 판매 중인 암호화폐 캐릭터 관련 상품.

출처 : 가상통화혁명 스크립트 커런 걸즈

덕업일치


아직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암호화폐가 취미와 돈벌이를 합친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 내리라는 기대도 s나온다. 이는 암호화폐 ‘오타쿠 코인(OTAKU COIN)’과 연관이 있다.

오타쿠 코인 로고.

출처 : 조선DB

오타쿠 코인은 지난해 12월 도쿄 오타쿠 모드(Tokyo Otaku Mode)라는 단체 주관으로 초기 코인 제공 검토(ICO)를 시작한 암호화폐 시스템이다. 올해 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 한다. 참고로 ICO는 새 암호화폐를 개발하는 업체가 투자 자금을 모으기 위해, 발행하는 암호화폐 중 일부를 현금 혹은 다른 기존 암호화폐를 받고 파는 것이다. 즉, 주식 발행과 비슷한 데가 있다.


아무튼 이 오타쿠 코인은 얻는 방법이 다른 암호화폐들과 좀 다르다. 대부분 암호화폐는 알고리즘에 따라 일정 주기로 생성되는 블록(Block)에 담긴 해시 함수를 풀면 그 보상으로 코인이 나온다. 아주 단순화해 설명하자면, 정기적으로 금고가 튀어나오고 사람들은 이에 맞는 열쇠를 일일이 찾아내 문을 따고 돈을 가져가는 식이다. 이 과정을 흔히 ‘채굴(mining)’이라 한다. 물론 열쇠가 되는 함수 연산은 사람 머리로 감당 될 수준이 아니다. 그 때문에 보통 ‘채굴기’라 불리는 고성능 연산 장비를 쓴다.


하지만 오타쿠 코인은 연산 채굴이 없다. 대신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감상 후 리뷰를 작성하거나, 타인과 공유하면 코인이 나온다. ‘코믹 마켓’ 등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행사에 참여해도 코인을 준다 한다. 구체적인 지급 방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개발진은 만화·애니메이션 문화를 즐기는 행위 자체가 화폐 획득으로 이어지게 할 계획이라 한다. 취미가 곧 돈벌이로 이어지는 이른바 ‘덕업일치’의 구현인 셈이다.


물론 아직 개발 중일뿐인 코인이니 제작진 의도대로 잘 만들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한 속는 사람보다 속이려 드는 인간이 더 많은 난장판인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이 코인 자체가 스캠(scam·사기 화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어쨌든 암호화폐가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군을 하나 보여줬다는 점만으로도 나름 의의가 있다.


시장이 살아있는 동안엔


지난 7일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은 이날 오후 9시 55분 기준으로 암호화폐 합산 시가총액이 8295억1561만달러(약 883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총액 8985억달러(약 958조원)로 상장회사 중 세계 1위 덩치인 애플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암호화폐는 아직 그 앞날을 짐작하기 어렵다. 무사히 제도권 내로 편입돼 동전이나 지폐처럼 통화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버블이 터져 만인의 꿈과 희망을 갈아 마시고 녹아버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세계적 규모로 시장을 이루는 동안엔,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새 일자리를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짐작 가능한 분야에서건, 혹은 앞서 든 사례들처럼 전혀 엉뚱한 영역에서건 말이다.


※암호화폐란?

☞가상화폐의 일종으로, 해시 함수를 이용해 생성한다. 이 함수를 풀어 코인을 얻는 과정은 '채굴'이라 한다. 실물화폐와 달리 발행을 맡은 중앙은행이 없고, 전세계 인터넷 네트워크에 분산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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