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부장 연봉이 신입의 3배라면, 여기는 10배"

조회수 2020. 9. 25. 22:2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야근·회식 강요하지 않고 한국보다 소득세 낮은 인기 해외취업 국가
해외 취업 인기 국가 '싱가포르'
취업난 20대·고용 불안정 40대 도전해볼만
글로벌 컨설팅 전문가가 말하는 싱가포르 취업

싱가포르는 해외 취업을 꿈꾸는 한국인 청년 사이에서 인기 있는 국가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표한 ‘2016년 해외취업종합통계’에서 2014~2016년 사이 우리 청년이 많이 취업한 국가로 일본과 미국 다음가는 순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금융허브로 다국적 기업 아시아 본부가 1000개 넘게 있다. 예를 들면 전세계 140여개 국가에서 컨설턴트 17만5000여명이 일하는 국제적인 회계·컨설팅 회사 언스트앤영(EY) 아시아태평양 본부도 싱가포르에 있다.


싱가포르 EY 본부에서 이사로 근무 중인 송재준(41)씨는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출신으로, 4년 전 직장을 옮겼다. 담당 업무는 글로벌 기업의 회계·재무·경영 컨설팅 프로젝트 수행·관리다.


그는 “(싱가포르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20대와 명퇴·자녀 교육 때문에 걱정인 40~50대에게 좋은 나라”라며 “SKY출신 혹은 공대 출신이 아니어도 충분히 취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싱가포르의 기업 문화와 취업 방법을 들었다. 

출처: 송재준 이사 제공
언스트앤영 아시아태평양 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송재준 이사.

①기업문화와 취업 시장


인종은 중국계가 인구의 약 75%를 차지해 가장 많고 그다음이 말레이계, 인도계 순이다. 공용어는 영어·중국어·말레이어·타밀어 4개다. 종교도 불교·기독교·이슬람교·도교·힌두교 등 신자 비율이 고르다. 이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강하다 한다. “무슬림은 술과 돼지를 먹으면 안되고, 힌디는 소고기를 먹으면 안되죠. 술이나 음식을 강제로 권유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가끔 동료들과 맥주 두어잔 마실 뿐, 회식은 연중 행사예요.”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도 없다. “오히려 미국, 유럽보다 더 열려있어요. 한류 열풍 덕인지 ‘한국사람이 깔끔하고 부지런하다’는 좋은 이미지가 있어요.”


근무 분위기 또한 자유로운 편이다. “야근도 강요하면 안되구요. 재택 근무가 별난 일이 아니고, 화상 통화가 자연스럽습니다. 직원 평가를 할 때도 근무태도보다는 주로 업무 성과만으로 이야기하죠.”


그는 싱가포르에 자리잡은 기업에 지원하려면, ‘기획’이나 ‘재무’ 분야를 노려보는게 유리하다 조언했다. “한국인이 부지런하고 일처리가 확실하다는 인식이 있어 이 직군들이 유리해요. IT개발자는 인도, 필리핀 등에도 경쟁자가 무수히 많으니 유의하는 게 좋습니다.”


채용 전문 포털이나 관심 있는 기업 홈페이지에서 수시로 공고를 확인하면 좋다. 송 이사는 링크드인(Linkedin) 같은 인맥 사이트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분들이 링크드인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기업이 비용을 덜 들이면서도 직무에 맞는 인재를 찾으려 링크드인을 씁니다. 저희도 최근 유럽에서 3명을 뽑았는데, 링크드인에서 보고 연락했어요. 자신도 모르는 새, 어떤 회사에서 나를 데려오고 싶어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이직 생각이 없더라도 링크드인에 이력서를 6개월마다 업데이트하는 게 좋습니다.”

출처: 송재준 이사 제공
송재준 이사(왼쪽에서 세번째)와 동료들.

②눈에 띄는 CV·Cover letter쓰는 법


회사에 지원할 때 반드시 챙겨야할 서류가 있다. CV 또는 레쥬메·커버레터·추천서다. CV(Curriculum Vitae)는 ‘이력서’로 레쥬메(Resume)라 부르기도 한다. 커버레터(cover letter)는 자기소개서다. 지원 서류는 대부분 양식이 자유롭다.


지원 서류를 작성하기 전에, 채용공고에 담긴 직무기술서(jobs description)를 10번 이상 읽어야 좋다. 해외에선 직무기술서를 상세히 적어두기 때문에, 이를 공부해야 채용 담당자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CV는 ‘스펙을 나열하는 페이지’다. ‘강점’부터 적고, 그 다음 개인정보-경력 순으로 쓰는게 좋다. “강점에 ‘신사업 타당성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일목요연하게 적습니다. ‘유명대 출신, 토익 만점, 공모전 수상’ 같은 경험은 개인 정보에 불과합니다. 추상적인 내용이나 느낀 점은 쓰지 않아요. 지원 직무와 관련성이 없는 경력은 뺍니다.”


다만 인사팀 직원이나 컨설턴트는 CV보다 커버레터를 먼저 읽는게 보통이다. “지원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이용해 성과를 거둔 경력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CV와 커버레터를 보는 시간은 각각 10초 내외 뿐이니, 강조하려는 핵심 단어를 적재적소에 넣어야 해요. CV나 커버레터를 쓴 다음에 덮어놨다가 나중에 읽어보며 어떤 단어가 쏙쏙 들어오는지를 보세요. 친구들에게도 보여주면서 글이 ‘눈에 잘 들어오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출처: 플리커 제공
싱가포르의 명물 '머라이언'.

③추천서의 중요성


해외에서 추천서(reference)는 CV와 커버레터보다 중요하다. “추천서만 있다면 지원 서류나 면접 과정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한국처럼 수십, 수백명을 뽑는 공채는 해외에선 드뭅니다. 추천서는 추천해준 사람이 지원자의 능력·성격·업무 스타일 등 모든 걸 보증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추천서를 쉽게 주지 않는데다, 써준다해도 칭찬만 나열하진 않아요. 좋은 추천서를 받을 수 있도록 미리 노력해둘 필요가 있어요.”


④생활과 연봉


싱가포르는 물가가 높기로 유명하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세계 생활비'(Worldwide Cost of Living) 보고서에서 싱가포르는 4년 연속 세계 도시 물가 1위였다. 의료·교통·집세가 특히 비싼 편이다. 대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유학생이나 사원은 쉐어하우스에 산다. 이 경우 월세가 700~1500싱가포르 달러(약 56만원~122만원)선이다. 보증금은 2개월치 월세다. “대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근처 나라 물가는 쌉니다. 비행기값도 우리나라 국내선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아 여행 가는데 부담은 적어요.”


연봉 협상 시 기본 생활비가 높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싱가포르에서는 전 직장 연봉을 잘 묻지도 않고, 이직자가 증빙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이전 국가의 물가는 반영이 됩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직급이더라도 일본이나 미국에서 온사람은 2억, 동남아에서 오면 1억, 한국에서 오면 1억 5000만원 정도입니다. 소득세는 한국 대비 40~50% 낮은 편입니다. SGD 12만 달러(약 1억원)라면 구간세율은 11.5%이니 실제 소득세는 6.6%정도입니다. 8만 달러까지 세금이 3350달러이고, 나머지 4만 달러는 11.5%를 적용하니까요. 한국이라면 실제 소득세가 20%정도일테니 싱가포르가 3분의 1인 셈이죠."


싱가포르에서는 연간 개인 소득이 2만 싱가포르 달러 미만일 때 소득세율이 0%다. 32만 싱가포르 달러를 넘는 최고 소득구간에서도 소득세율은 22%다. 한국에서는 연간 개인소득 1200만원의 경우 소득세율 6%부터 시작한다. 5억원을 넘는 고액연봉자의 소득세율은 40%다. 2017년 세법개정안이 12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2018년부터 최고 세율은 42%다.


신입 수준에서 적절한 연봉은 최소 5000만원 정도다. “싱가포르에서는 직급별로 연봉차이가 큽니다. 한국에서 부장 연봉이 신입의 3배 정도인 반면, 이곳에선 10배 정도예요.”   

출처: inland revenue authority of singapore 페이지 캡처https://www.iras.gov.sg/irashome/Individuals/Locals/Working-Out-Your-Taxes/Income-Tax-Rates/
싱가포르의 개인소득세율 구간표.

⑤커리어의 성장과 발전


싱가포르 지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글로벌 기업의 본사에 진출하거나 다른 국가로 이직할 기회가 많다. 한국에 돌아가도 커리어를 인정받을 수 있다.


“저는 30대 후반에 싱가포르에 왔습니다. 처음엔 자녀 교육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나이 드신 부모님도 자주 찾아뵀으면 했구요. 싱가포르는 한국과 가깝고 교육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요. 투자의 귀재 ‘짐로저스’도 자녀 교육을 위해 2007년 싱가포르로 이사했다고 합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 중 이만큼 다채롭고 이점이 많은 곳도 드물 겁니다.”


해외 취업이 ‘도피처’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의 기업문화는 과거에 머물러 있어요. 어렵게 직장에 들어가도 치열한 경쟁과 복잡한 사내정치를 견뎌야 합니다. 충성을 강요당하면서 조직만 있을 뿐 개인은 없어요. 이런 기존의 한국식 성공 방식으로는 앞으로 개인도, 회사도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봤지만 일이 잘 안풀리고 아쉬운 생각이 든다면, 싱가포르 취업 도전을 권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