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에 우유빼달라는 손님이 알바 설명듣고 내뱉은 말
아르바이트 직원은 보통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린다.
낮은 시급, 깐깐한 사장님, 그리고 ‘진상’ 손님. ‘손님은 왕’이라지만, 눈 쌀 찌푸리게 하는 손님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고도의 인내를 요한다.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오늘도 참을 인(忍)자를 수십 번 가슴에 새긴다. 업종별 진상 고객 유형을 실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영화관
연말의 영화관은 전쟁터다. 영화가 끝난 상영관을 청소하기 위해 빗자루를 잡고 뛰어 들어간다. 현장은 처참하다. 일부러 버린 듯한 팝콘, 발 받침대로 쓰인 베이비 시트, 냄새 나는 음식을 먹은 흔적들은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 밤이 되면 취객들이 영화관을 찾는다. “제발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기도 전에 그 사람의 토사물을 보고 말았다.
카페
“그린티라떼 우유 빼고 주세요.” 이게 무슨 앙꼬 없는 찐빵 같은 소리인가. 정신을 가다듬고, 고객에게 그린티라떼에 대해 설명해준다. “라떼 제품에는 모두 우유가 들어갑니다 손님^^”
라떼(latte)가 이탈리아어로 우유라는 뜻이라는 말까지 덧붙여주려다가 참는다. 손님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니 “아니 그러니까 녹차를 달라고요”라는 말을 툭 뱉는다. “죄송합니다”하고 녹차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손님의 주문. “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호프집
아버지뻘 돼 보이는 손님들이 호프집에 우르르 들어왔다. 주문을 다 받고 가려는데 여자인 내 팔을 잡았다. “더 필요한 거 있으세요?”라고 묻자 아재가 하는 말. “어디까지 줄 수 있는데? 뭐 해줄 건데?"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키득거린다. 기가 차고 코가 차서 얼굴 한 대 확 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렀다. 대충 웃어넘기고 등을 돌렸다. 그러자 뒤에서 들리는 말. “영계도 잘 먹고 안 익은 것도 잘 먹는데." 저 XX를 진짜.
편의점
술에 잔뜩 취한 20대 청년 4명이 편의점에 들어왔다. 맥주, 라면, 과자와 함께 뭔가가 날아 왔다. 신용카드였다. 알아서 계산하라는 뜻이다. 화를 꾹 참고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한다. “다음에 또 오세요^^” 그들이 향한 곳은 편의점 앞 테이블. 방금 치운 테이블이 맥주, 라면, 과자에 더럽혀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30분 뒤, 소음 민원때문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
드럭스토어
“봉투 100원밖에 안 하는데 그냥 주시면 안돼요?” 100원밖에 안 하는 거 알면 그냥 좀 내라고 하고 싶은 마음을 숨긴 채 “마음대로 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굳은 표정,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면 샘플이라도 많이 주세요.” 3만원 이상 구매자에게만 샘플을 증정하고 있다고 말하자, 손님은 소리를 질렀다. 그 손님의 구매금액은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