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가족까지 해외여행 보내주는 한국 회사

조회수 2020. 9. 24. 01: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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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 세계 3위, 토종 브랜드 '슈피겐코리아'
2016년 1800억 매출
아마존 등에 업고 해외 판로 개척
전 직원 해외 워크숍…점심시간 80분

지난달 13일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필 쉴러 애플 수석 부사장은 아이폰 X와 아이폰 8 시리즈에 ‘무선 충전’ 기능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무대 화면에는 무선 충전 국제 표준인 치(Qi)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이 소개됐다.

출처: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달 13일 필 쉴러 애플 수석 부사장이 아이폰 신제품 무선 충전 기능을 설명하며 무선 충전 국제 표준인 치(Qi)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을 소개했다. 그중 하나로 토종 브랜드인 '슈피겐코리아'가 거론됐다.

이날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 전문 글로벌 브랜드 벨킨(Belkin), 인시피오(INCIPIO)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한국 토종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슈피겐코리아(Spigen Korea)’다. 슈피겐코리아는 2009년 2월 휴대전화 보호필름 전문 회사로 시작했다. 이후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와 주변기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주력은 ‘휴대전화 케이스’. 지난해에만 1512만개 이상을 팔아 연 매출 1793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24%다. 전체 매출 중 70~80%가 해외에서 나온다.


50조원 규모라는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주변기기 포함)’ 시장에서 슈피겐코리아는 세계 3위 기업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을 등에 업고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까지 성장한 ‘슈피겐코리아’. 최철규(45) 경영지원본부장을 만나 슈피겐코리아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출처: jobsN
슈피겐코리아 최철규 경영지원본부장.

선점하면 ‘리드’ 할 수 있다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구체적인 비결은


“초기 시장을 선점했던 게 핵심 성공 요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애플은 2008년 미국에서 아이폰 3G를 출시했다. 이에 맞춰 슈피겐코리아는 ‘SGP’라는 브랜드로 해외에서 먼저 아이폰 케이스를 팔기 시작했다. 제품 개발이 끝난 상태라 국내에 아이폰 3GS가 출시된 2009년에 다른 경쟁 업체보다 먼저 출시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아이폰 열풍을 등에 업고 2010년 매출이 210억까지 뛰었다. 그중 국내 매출은 150억원이었다. 국내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이 커지니 경쟁 업체들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우리 회사 판단은 달랐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국내 시장에만 머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해외에서 더 적극적으로 판로 개척을 시도했다.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처음부터 눈부신 결과가 있었던 건 아니다.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아기자기하고 시각적으로 예뻐 보이는 걸 선호한다. 휴대전화 케이스를 씌워도 아이폰의 전반적인 외형이 드러나길 바라기 때문에 얇은 케이스를 더 좋아한다.


하지만 미국인의 취향은 달랐다. 실용적이고 튼튼한 케이스를 선호했다. 얇은 휴대전화 케이스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약간 두껍고 제품 보호 기능을 극대화한 케이스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네오하이브리드’, ‘아머(ARMOR) 시리즈’ 같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케이스가 그 결과물이다.

출처: 아마존·슈피겐코리아 웹페이지 캡처
왼쪽은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슈피겐코리아 '아머 시리즈' 아이폰 케이스. 오른쪽은 갤럭시 노트8용 '네오하이브리드' 라인.

현재 슈피겐코리아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60여개국에 제품을 유통한다. 독일의 경우 하루 평균 케이스가 5000개 팔린다. 미국은 1만5000개 수준이다. 전체 매출의 70~80%는 해외에서 나온다. 세계 최대 인터넷 종합 쇼핑몰인 아마존을 통해 가장 많이 유통한다.”


휴대전화 신제품이 출시되면 가장 바빠지는 회사


-새로운 휴대전화가 출시될 때마다 케이스 모양도 바뀌어야 할 텐데 어려움은 없나


“아이폰 신제품이 나올 때 가장 바쁘다. 애플의 경우 새로운 아이폰 기종 출시 전 항상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연다. 제품 규격 수치 데이터 등을 애플 홈페이지에 올려서 휴대전화 케이스 제작 회사들이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예전에는 새로운 아이폰 출시일보다 한 달 전쯤에 언팩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지금은 2주 전에 발표하기도 한다. 회사 차원에서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신제품에 대한 기초 기획 및 디자인이 들어가고 확실한 정보가 주어진 이후 빠르게 생산에 돌입하는 프로세스를 셋업 했다.”


-8년 동안 회사가 굴러가면서 위기는 없었나


“애플은 원래 휴대전화 케이스를 안 만들었다. 그런데 2011년부터 애플 공식 리셀러(APR, Apple premium reseller) 매장인 ‘프리스비(Frisbee)’나 ‘A#’에서 아이폰 케이스를 팔기 시작했다. 기능이나 퀄리티는 비슷한데 우리 제품보다 2배는 비싸다. 하지만 고객이 브랜드 가치 때문인지 거기 제품을 찾았다.


휴대전화 케이스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성장했다. 휴대폰 제조회사인 애플과 삼성이 케이스, 거치대, 충전 케이블까지 생산하다 보니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규모도 커졌다. 우리는 휴대전화 제조사보다 훨씬 싸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퀄리티만 좋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더 이로운 환경이 된 거였다.”

출처: 슈피겐코리아 제공
슈피겐코리아 전 직원은 2017년에도 사이판 해외 워크숍을 다녀왔다.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복지를 할 줄 아는 회사


-사소해 보이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복지를 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던데


“직원 평균 나이가 33.3세로 젊다.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복지는 2017년 초부터 시작한 ‘80분 점심시간’이다. 우리 회사는 아침 10시 출근이어서 점심시간이 오후 1시다. 그런데도 입주해 있는 건물에 다른 회사 직원들도 워낙 많다 보니까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동안 점심시간을 너무 많이 까먹는다. 기존 점심시간 앞뒤로 10분씩 여유를 뒀는데 산책을 하거나 개인 볼일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직원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출처: 슈피겐코리아 제공
슈피겐코리아는 2016년 일본 홋카이도로 해외 워크숍을 다녀왔다.

-전 직원이 해외 워크숍도 간다고 하더라


“2010년 첫 해외 워크숍을 진행했다. 적은 인력을 가지고 쏟아지는 주문을 처리하다 보니까 직원들이 많이 지쳐있었다. 보상을 해주고 싶어서 전 직원 가족 동반으로 5일간 괌 해외 워크숍을 떠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각 직원들에게 법정휴가에 더해 추가로 이틀의 연차를 제공하고 있다. 휴가비 50만원도 지원한다. 일이 많다 보니 차라리 휴가를 가지 않으려는 직원들이 많았다. 추가 연차 제공과 휴가비 지원 프로그램은 직원들을 휴가 보내기 위한 회사 차원의 특단의 조치다.


회사가 커질수록 중요한 건 함께 일하는 사람인데, 각 직원의 생산성과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도울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하고자 한다.”


글 jobsN 박가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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