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휴가' 다녀오라며 '월급에 경비 200만원'까지 주는 회사

조회수 2020. 9. 23. 10: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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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근무하면 4주 유급휴가에 경비까지 지원해주는 게임회사
24년차 게임회사 '조이시티'
장기근속 한달휴가 등 대기업 못지 않은 복지
'도전'과 '새로움' 두려워하지 않는 팀원

조이시티(JOYCITY)에서 사운드디자이너로 일하는 이예라(32)씨. 그는 2016년 여름 한달 동안 휴가를 갔다. 2010년 11월 입사한 이씨는 만 5년 동안 일한 ‘장기 근속자’였다. 회사는 1월 초 이씨에게 장기 근속자임을 알리고 “한달 휴가 일정을 잡으라”고 말했다.


이씨는 미리 일정을 짜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2주 동안 장기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회사는 월급은 물론 200만원 경비를 지급했다. 나머지 2주 동안에는 집에서 여행지 사진을 정리하는 등 휴식 기간을 보냈다. 

출처: 이예라씨 제공
오른쪽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이예라씨다.

이씨는 "휴가를 가기 전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고 했다. 낯선 환경에서 일을 배우는 신입사원 시절을 지나 인생의 진로를 다시 고민하는 시기였다. 이씨는 “휴식을 취하며 한숨 돌리고 일하는 이유와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조이시티는 2015년부터 5년, 10년 장기근속자가 한달 간 휴가를 보내도록 하고 경비를 지원한다. 연차와는 별도다. 지금까지 30~40명이 휴가를 이용했다. 인사실 강기문(40)씨는 “직장인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장기 휴가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1994년 문을 연 조이시티는 온라인·모바일 게임 회사다. 온라인 스포츠 게임 '프리스타일', 모바일 게임 '룰더스카이', '건쉽배틀',' 주사위의 신',' 오션 앤 엠파이어'로 유명하다. 2016년 출시한 '건쉽배틀2 VR'은 구글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 1억건을 기록했다. VR게임 전용 앱마켓 오큘러스 스토어에서는 매출 1위다. 2016년 매출액은 728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이다. 

출처: jobsN
기업 복지와 문화에 대해 인터뷰한 사운드팀 이예라씨와 인사실 강기문씨.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문화

조이시티는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마다 ‘런치 세미나’를 연다. 회사 내 라운지에서 도시락을 먹으면 강연을 듣는 자리다. 강연을 듣고 싶은 직원은 일주일 전 사내 인트라넷으로 신청한다. 임직원 누구나 강연할 수 있다. 주제는 자유다. 130~140명이 런치 세미나를 듣기 위해 참석할만큼 인기가 좋다.


개발 중인 새 게임의 진행상황을 이야기 하거나, 다른 회사의 게임을 리뷰한다. 업계 관련 이야기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기타를 취미로 하는 직원이 ‘기타의 역사’를 말하거나 대학원에서 범죄심리학을 전공한 직원이 ‘직장 내 싸이코패스’를 주제로 한 강연한 적도 있다. 인사팀에서 ‘성과체계’를 설명하기도 한다. 교수, 변리사, 다른 회사 직원 등 외부 강사를 초청할 때도 많다.


인사실 심지현씨는 “카이스트 교수님이 강연한 ‘뇌과학’ 이야기, 포항공대 교수님이 말한 ‘인공지능’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조이시티가 런치세미나를 여는 이유는 직원들이 생각을 공유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라고 한다. 그래야 경쟁이 치열한 게엄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런치 세미나가 열리는 라운지에는 침대를 겸한 널찍한 소파도 있다. 한쪽 벽면이 유리창이라 분당 일대를 내려다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조이시티는 경기도 분당에 있는 분당퍼스트타워 10~11층에 있다. 

출처: jobsN
강연, 휴식공간 등 여러 장소로 쓰이는 라운지.

연봉과 복리후생

직원들끼리 직급으로 부르지 않는다. 2013년 ‘매니저’로 호칭을 통일했다가 2016년부터 ‘이름+님’으로 서로를 부른다. 대표나 이사도 예외는 아니다.


직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복지제도’가 많다. ‘사내 안마실’에는 4명의 전문 안마사가 오전 2명, 오후 2명씩 근무한다. 직원들은 사전에 예약해 1회 30분~1시간씩 이용할 수 있다. 이용 횟수에 제한은 없다.


인사실 강기문씨는 “다른 회사에서 마사지실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견학하러 올 정도”라고 했다. 마사지실을 이용할 수 없다면 라운지에 있는 안마의자를 이용할 수 있다. 

출처: jobsN
사내 카페테리아.

사내 카페테리아에서는 간단한 조식으로 토스트와 과일이 나온다. 점심 때 도시락을 먹는 직원들을 위해 밥솥과 기본 밑반찬도 준비했다.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직원은 회사 근처 원룸에서 살 수 있다. 20평짜리 원룸에서 2명씩 같이 산다. 현재 방 6개가 있다. 회사에서 월세와 보증금을 지원하고 직원은 수도·전기세 같은 공과금만 낸다. 6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하면 축하금으로 50만원을 주기도 한다.


사내 동호회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원하는 사람 누구나 동호회를 만들 수 있다. 영화·농구·배트민턴 같은 기본적인 활동부터 클라이밍·수공예·방 탈출 게임 같은 이색 활동도 있다. 이예라씨는 “‘클라이밍’같은 경우에는 관심이 있어도 여러 장비를 빌려야 해 혼자하기 쉽지 않다”며 “동료들과 함께 경험해 보면서 흥미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초 3년 동안 근속한 사원들끼리 단체 여행을 갈 수 있고, 이 비용은 회사에서 지원한다. 이밖에 건강검진, 사내대출제도, 어학비·체력단력비 지원, 회사 제휴 콘도 할인 등 다양한 복지 제도가 있다. 

출처: 이예라씨 제공
(왼쪽부터) 이예라씨가 스톡홀름에서 여행할 때 머문 숙소, 성소수자 축제에 참여했을 때 모습, 웁살라 대학도서관 모습.

조이시티 초봉은 3000만~3300만원 정도다. 직원수는 300여명, 평균연령대는 30대 초반으로 젊은 기업이다. 평균 연봉은 5000만원(2016년 기업보고서 기준)이다.


또 조이시티는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을 지급한다. 인사실 강기문씨는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인지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다른 게임회사들보다 성과급 분배 비율이 높은 편”이라 말했다.  

출처: jobsN
10층에 있는 또 다른 휴식 공간. 각종 게임과 만화책이 있다.

채용방식과 인재상

조이시티는 부서별로 필요한 인력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직원을 뽑는다. 한달에 평균 3~4명이 입사한다. 채용 사이트(https://corp.joycity.com/recruit/Process.do)를 자주 들러 공고를 확인하면 좋다.


조이시티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다. 2016년 12월엔 '2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앞으로도 세계 시장에 새로 선보일 게임들이 많아 조이시티에는 대외사업, 전략기획, 홍보·마케팅, 해외서비스 지원 등 ‘사업 부문’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실감 있는’ 게임 화면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늘면서 그래픽 디자이너, 원화 디자이너 같은 ‘아트 부문’ 인재도 계속 뽑을 예정이다.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조직장이 지원자에게 전화를 한다. 10~15분 정도 짦은 전화 면접이다. 직업관이나 회사에 지원한 이유 등 기본적인 사항을 묻는다. 이후 회사로 와 과제평가-조직장(실무진) 면접-임원 면접을 거친다. 인사실 강기문씨는 “평가를 하루 안에 끝낸다”며 “지원자가 회사에 방문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면접 전 보는 ‘과제평가’는 1시간 동안 직무에 관한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가령 게임 기획자에게는 ‘전투 시뮬레이션을 기획하시오”와 같은 문제가 나온다. 강씨는 “간혹 엑셀, 시뮬레이션 값을 정확히 쓰지 않더라도 ‘어떤식으로 구현하겠다’는 논리가 있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출처: 조이시티 제공
(왼쪽) 조이시티에서 만든 모바일 게임 '룰더스카이'. (오른쪽) '주사위의 신'을 본따 만든 모형. 조이시티 사내에 전시돼 있다.

조직장 면접은 부서별 실장급에 해당하는 조직장이 지원자와 면담한다. 면접 방식은 부서별로 다르다. 조직원들과 다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지원자와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임원 면접도 면접 대상자만 다를 뿐 지원자와 면접관이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조이시티는 ‘새로움’과 ‘도전’을 강조한다. 강씨는 “조이시티는 예전부터 게임업계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구자)’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시도를 많이 하기 때문에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이시티는 199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스포츠 게임 ‘프리스타일’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게임 사용자가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으로 교류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게임 ‘룰더스카이’를 처음 내놨다. VR게임을 처음 상용화한 것도 조이시티가 처음이다. 

출처: jobsN
이예라씨는 '프리스타일 풋볼 Z', '쥬쥬 히어로', '주사위의 신', '건쉽 배틀:세컨드 워', '3on3 Freestyle' 등의 게임 음악, 효과음, 음성을 직접 만들었다. 강기문씨는 15년 동안 네이버, 넥슨, 한게임, 쿠팡 등을 거친 인사전문가다.

주로 경력직을 뽑지만 신입에게도 기회는 있다. 강기문씨는 인재상으로 3가지를 강조했다. 협업·전문성·비전이다. “게임은 여러부서가 협업하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습니다. 한명의 천재보다 ‘집단지성’이 필요합니다. ‘전문성’은 고객에게 얼만큼 좋은 서비스를 하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소비자와 약속을 지키려면 전문성이 있어야 겠죠. 마지막으로 지원자는 ‘넥스트 드림’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연 조이시티에서 그 꿈을 이룰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해요.”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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