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손자 '전원일기 영남이'가 연간 8억원 번 아이템은?

조회수 2020. 9. 22. 15: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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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외식 산업 생태계를 변화 시키는 것
아역 배우→증권맨→스타트업 대표
외식업 창업자 키우는 키친 인큐베이터
목표는 “외식 산업 생태계를 변화 시키는 것”

‘양촌리 김회장의 큰 손주, 영남이’


그에게 3살부터 18살까지 본명보다 편했던 이름이다. 그는 사실상 국내 최초의 국민 아역배우였다. 그러나 배우 할 생각은 없었다. 드라마 전원일기 촬영 스태프 친구를 둔 엄마 따라 촬영장에 놀러 갔다. 감독님이 계속 울던 아역배우 대신 놀러 온 꼬마를 보고 즉석에서 캐스팅했다. 그렇게 유년시절과 학창시절 15년을 영남이로 살았다. 그 영남이는 자라 증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지금은 스타트업 창업자이자 대표다. 오래전 TV에서 봤던 영남이가 심플프로젝트 컴퍼니 김기웅(37) 대표라고 적힌 명함을 내민다.

출처: 본인제공, jobsN
드라마 전원일기에 영남이로 출연했던 어린 김기웅 대표의 모습과 현재

심플프로젝트 컴퍼니는 서울창업허브에서 국내 최초 키친 인큐베이터(주방 공유) 서비스 위쿡(wecook)을 운영한다. 푸드 메이커(외식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한 달에 정해진 금액을 받고 주방을 제공한다. 지금은 서울창업허브에서 나오는 지원금으로 운영중이다. 위쿡 주방에 입점한 창업자들은 메뉴를 개발하거나 직접 만든 음식을 판매한다. 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테스트 하는 셈이다.


회사는 입점한 창업자의 시장 조사나 브랜딩도 돕는다. 창업자가 만든 음식을 유통하는 경로를 찾아주기도 한다. B2B 배달, 출장 서비스 등이 그 예다. 2016년, 심플 프로젝트 컴퍼니는 연매출 8억을 달성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위쿡은 매출 산정이 어렵다. 다만 하루에 손님 400명 정도가 위쿡을 찾는다.

군대에서 취업 준비 후 '1등 신랑감' 증권맨 되다

촬영이 싫었던 18살 청년 김기웅은 배우를 그만둔다. 이후 대학교 입학도 했고,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는 26살, 대학교 4학년 늦은 나이에 입대했다. 입대 전엔 취업보다 사업을 하고 싶었다. 군대에서 취업 목표가 뚜렷한 어린 친구들과 지냈다. 직장생활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취업준비를 시작했다. 군복 입고 면접도 보러 다녔다.


-어디에 취업했나요.

"대학 졸업 후, 대우증권에 입사했습니다. 당시 호황을 누렸던 업종입니다. 증권맨들이 '1등 신랑감'으로 불릴 때였죠. 마침 경영학을 전공하기도 했고, 이왕 취업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좋은 곳을 가고 싶었습니다."


-2014년에 퇴사하셨습니다.

"일본 장기불황 동안 도시락이나 가정간편식이 뜬다는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유행이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도 저성장 모드에 들어갔어요. 한국에서도 도시락 사업이 뜰 것으로 생각했죠. 퇴사하고 도시락 가게를 준비했습니다."

도시락 사업에서 떠오른 '키친 인큐베이터'

강남에서 도시락 배달 전문점을 시작했다. "월 매출은 4000만원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상하게 영업이익률은 낮았습니다.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용이 만만치 않더군요. 비용을 낮출 방법을 찾았습니다."

출처: 위쿡 홈페이지 캡처
김기웅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도시락 배달 업체

-조사결과는 어땠나요.

"구조적인 문제가 컸습니다. 식당이 70만 개가 넘더군요. 그리고 외식업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죠. 아무리 수입이 일정하더라도 그에 비해 식재료비, 건물 임차료, 인건비는 항상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해결방법은요?

"주변 식당들에게 배달직원을 공유하자고 의견을 냈습니다. 7개 가게에 27명의 배달원이 있었어요. 배달시간을 계산하니 15명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았죠. 더 나아가 한 곳에서 주방을 공유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자리잡은 업체가 주방을 옮긴다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신규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위쿡인가요.

"네, 실제 외식업 평균 창업 비용은 6000만~7000만원입니다. 하지만 음식·숙박업종 경우 업체 43.4%가 창업 후 1년을 버티지 못해요. 이것을 줄여보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요리할 주방과 판매 공간을 마련해준다면 초기 창업비용이 훨씬 줄어들 것 같았죠. 창업 전, 1~2개월 정도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 베드 역할도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서울산업진흥원, 롯데 액셀러레이터 투자 유치

외식 창업자들을 돕는 키친 인큐베이터를 만들고 싶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사업이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200여개가 있다. 2016년 미국으로 떠났다. "키친 인큐베이터 대표들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직접 방문해 업체들을 살폈습니다. 운영방식과 공유 주방에서 성장하고 있는 창업자들을 확인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강남에 약 198㎡(60평)짜리 공간을 얻었다. 심플 프로젝트 컴퍼니를 시작했다. 당시 위쿡은 정식 서비스 시작 전 테스트 기간이었다. 일본 라멘 브랜드 '초면' 판매와 홍보를 도왔다. 당시 위쿡은 롯데 액셀러레이터 2기에 선정됐다.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를 하고 롯데그룹을 통해 테스트 베드, 멘토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초면은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롯데마트 구리점에 입점했다.

출처: jobsN
쉐어 키친에서 회사 소개를 하고 있는 김기웅 대표와 서울창업허브 3층에 위치한 위쿡

2017년 6월,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창업지원기관 서울창업허브를 오픈했다. 건물 내 푸드코트를 운영할 업체를 구했다. 이 소식을 들은 김 대표는 그 공간을 운영해보겠다고 나섰다.


"넓은 공간에서 위쿡을 운영해볼 좋은 기회였습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일반 프랜차이즈가 아닌 창업자에게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죠. 상부상조였어요. 서울창업허브 입주 스타트업으로 지원금도 받았습니다. 7월부터 위쿡에 입점할 창업자들을 모집했어요. 돈을 벌 목적이 있는 곳은 제외했습니다. 위쿡에서 2~3개월 정도 테스트 후 실질적인 창업을 준비하는 브랜드 위주로 선정했어요. 그래서 최대 계약기간도 3개월입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총 5개 브랜드를 뽑았죠."

목표는 외식 산업 생태계를 변화 시키는 것

위쿡 서비스는 쉐어 키친과 프라이빗 키친으로 나뉜다. 쉐어 키친에는 세대형오븐, 발효기, 냉장고·냉동고 그리고 포장 기기 등 모든 주방기기가 마련돼있다. 신청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와서 메뉴개발을 하거나 배달 음식을 요리한다. 15팀이 이용 중이다.


프라이빗 키친은 직접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프라이빗 키친 이용자들이 서울창업허브에서 현재 테스트 삼아 음식을 팔고 있다. 지금은 월단위로 계산해 부가세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입점한 브랜드 5곳이 나눠 갖는다.

출처: jobsN
위쿡 입점 브랜드가 판매하는 음식.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리면 줄을 서기도 한다.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 모두 인기가 많다. 소문을 들은 손님이 외부에서도 찾아온다. 준비한 재료가 매진되기도 한다. 모두 실제 창업을 준비 중이다. 위쿡을 발판삼아 푸드트럭이나 배달업체로 성장할 예정이다.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대표는 "10년 뒤 외식산업이 어떻게 변할 것 같냐"고 되물었다. "지금 식당에서는 키오스크(터치스크린 형식의 무인 주문 시스템)로 주문을 받고, 로봇이 피자를 만듭니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은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죠. 키친 인큐베이터를 통해 창업자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창업자 폐업률이 높은 외식 산업 생태계를 바꾸고 싶어요."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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