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뷰 본문

이슈·2017.08.10. 작성

하루 12시간 인터넷 뒤져 ‘문상벌이’ 잡는 30대의 직업은?

‘리벤지 포르노’부터 청소년 ‘문상 벌이’까지…디지털 시대 각광받는 온라인평판관리의 세계
프로필 사진
jobsN 213,863명이 봤어요 ·개 댓글
 아래로 스크롤
‘리벤지 포르노’ 증가로 전문 업체 찾는 사람 늘어
같은 반 친구 사진 넘겨 문화상품권 버는 10대들
2교대 근무… 의뢰 들어오면 24시간 모니터링

# 21살 여대생 김모씨는 지난 6월 온라인평판관리 상담을 받았다. 사흘 전 아는 오빠로부터 음란물에 나오는 여성이 자신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링크를 받고 접속해보니 정말 자신이었다. 3개월 동안 교제한 남성이 있었는데, 이별을 통보하자 복수를 한 것이었다. 김씨는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이 영상이 다른 곳에도 퍼져 있을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고심 끝에 SNS를 통해 온라인평판관리 업체에 연락을 취했다.


김씨는 150만원 정도를 지급하고 한 달 동영상 삭제 및 유포 관리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김씨의 동영상은 온라인상에서 일주일 만에 자취를 감췄다. 온라인평판관리 업체가 김씨 대신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업체가 3주간 모니터링을 했지만 더 이상 동영상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김씨는 여전히 불안했다. 업체에 다시 연락해 한 달 더 모니터링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온라인평판관리 업체를 찾는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 피해자가 늘고 있다. 리벤지 포르노란 일방적인 이별 통보 등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상대의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는 행위를 말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년 새 개인 성행위 영상 삭제 요청 건수가 5배 증가했다.

출처 : 포겟미코리아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개인 성행위 영상 삭제 요청이 최근 5년 새 7배나 증가했다. 2012년 958건이던 수치가 지난해 7325건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해킹을 통한 사생활 정보 노출과 제3자에 의한 몰래카메라 촬영이 성행하면서 ‘온라인평판관리사’라는 직업이 각광받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4년 온라인평판관리사를 신(新) 직업으로 선정했다. 포겟미코리아(forgetmekorea) 김소라(32) 전략기획실장을 만나 온라인평판관리 직업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김소라 실장은 3년 차 온라인평판관리사다.

출처 : jobsN

-온라인평판관리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온라인상의 평판을 관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개인에 대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부정적인 정보, 즉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일을 한다. 한 달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뢰받은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했더라도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유포되진 않는지 서비스 기간 내내 모니터링한다.”


-온라인평판관리 의뢰는 누가 하나


“의뢰 고객들은 크게 ‘개인’과 ‘기업’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개인의 경우 본인의 동의 없이 유포된 음란물 삭제를 요청한다. 화장실에서 찍힌 몰래카메라 촬영 영상이나, 전 이성친구에 의해 유출된 음란물 삭제 의뢰가 가장 많다.


기업의 경우 명예훼손 의뢰가 많다. 예를 들어 퇴사한 전 직원이 자신이 다녔던 회사에 대해 안 좋은 내용의 글을 작성해 유명 커뮤니티에 해당 글을 올린 사건이 있었다. 대기업일수록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걸 이용한 악의적인 게시글이었다. 작성된 글의 80% 이상이 허위 사실이었다. 사건 발생 후 회사 측은 게시물을 작성한 전 직원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온라인평판관리 업체에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게시글이 허위라는 내용을 입증하는 자료를 포털 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관리자에게 전달했다. 내부 정책에 따라 악성 게시글들이 삭제됐다.


악성 게시물 삭제뿐만 아니라 법적 대응도 진행한다. 온라인평판관리 업체들은 법적 대응을 도울 수 있도록 변호인 연계 시스템을 갖춘 곳이 많다. 앞서 악성 게시글로 곤욕을 치른 기업은 게시글 작성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결국 두 달 만에 무작위로 악성 게시글을 생산하고 유포하는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었다.


갈수록 평판관리 의뢰 요청이 늘고 있다. 저희 회사만 해도 2015년에 357건 의뢰가 들어왔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420건을 처리했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약 70건의 의뢰를 받는다. 이전에는 개인과 기업이 비슷한 수준으로 의뢰가 들어왔다. 하지만 요즘은 개인 의뢰 건수가 기업 의뢰 건수를 넘어섰다. 연예인과 같은 공인이 아닌 일반 개인 고객 의뢰 건수가 늘었다.” 

출처 : 조선일보 DB

-평판관리 과정은 어떻게 되나


“고객들은 의뢰를 할 때 직접 찾아오시기 보다 SNS를 이용해 상담을 받는다. 얼굴 내비치는 걸 꺼리는 분들이 많다. 의뢰가 들어오면 계약서와 위임장을 받는다. 해당 게시물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일을 평판관리 업체가 대행하기 때문에 위임 과정이 필요하다.


계약이 체결되면 의뢰인에게 관련 정보를 요청한다. 음란물이 발견된 링크나 이미지, 원본 자료 등을 건네받는다. 자체 개발한 검색 시스템을 통해 삭제가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당 정보를 삭제한 뒤 고객에게 최종 보고를 한다. 서비스 기간이 종료되면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데이터는 삭제한다. 의뢰받은 내용과 관련해 모든 콘텐츠를 제거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순 없다. 전 세계에 뻗어 있는 인터넷망을 다 관리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2달 내지 3달 정도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개인 고객의 경우 한 번 음란물이 유포되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정말 다 삭제된 게 맞냐’고 계속 문의한다.”


-근무 형태는 어떻게 되나


“근무 시간은 긴 편인데, 하루 평균 12시간 일한다. 각자 직급이 있긴 하지만 저희 회사에선 평판관리 의뢰를 받고 처리 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을 모두 ‘엔지니어’라고 부른다. 엔지니어들은 2교대 근무를 한다. 24시간 모니터를 하기 위해서다. 의뢰받은 음란물을 제거했더라도 언제 어디서 게시물이 재등장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급여는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의뢰가 들어오면 케이스에 따라 1명의 엔지니어가 맡거나 2명 이상의 프로젝트 팀을 꾸린다. 팀 단위로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각자 데이터를 수급하고 처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혼자 작업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재택근무를 하는 건 아니다. 관련 프로그램을 돌려 데이터 처리를 하려면 회사에 직접 나와야 한다. 개인 정보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회사 시스템에 접촉하지 못하게 했다.”

같은 반 여학생의 얼굴 사진을 제공하고 문화상품권을 챙기는 일명 '문상 벌이'가 유행이다. 해당 사진은 음란한 이미지와 합성돼 인터넷에 퍼진다.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유출 문제가 있다면 뭔가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제보’라고 부르는 신종 범죄가 생겼다. 언론사에 기사거리를 알려주는 제보와 같은 단어지만 뜻은 전혀 다르다. 10대 청소년들이 음란사이트에 여학생 사진을 넘기는 것을 제보라고 한다. 음란물 제작자에게 온라인으로 여학생들의 사진을 주고 문화상품권을 받는다. 음란물 제작자들이 이 사진에 있는 얼굴과 몸매가 다 드러난 사진을 합성해 인터넷에 뿌린다.


고1 딸을 가진 학부모가 의뢰를 해 온 적이 있다. 딸아이와 같은 반 남학생이 자신의 딸 외에 8명의 여학생 사진을 넘겼다. 여학생 얼굴을 이용한 합성 음란 사진이 인터넷에 돌았다. 해당 남학생은 사진을 건네준 대가로 문화상품권 90만원어치를 받았다.


청소년들에게 문화상품권은 현금과 같다. 각종 게임에서 문화상품권으로 유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 이런 ‘제보’ 후 ‘문상(문화상품권) 벌이’를 사건을 처리해달라는 의뢰가 계속 들어 온다."


-온라인평판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컴퓨터 관련 전공을 해야 하나


“컴퓨터 관련 전공을 한 분들이 유리하다고는 생각한다. 빅데이터 마이닝, 해시값 검증 방법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파일마다 암호화된 수치가 있는데 이를 해시값이라고 한다. 각각의 해시값을 식별한 후 비교해서 인터넷 공간에 동일한 값으로 올라와 있는 사이트 리스트를 추출한다. 저 역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업무를 익히는 데 훨씬 수월했다.


하지만 인문학적 자질도 필요하다. 의뢰를 받고 상담을 하는 과정을 한 명의 엔지니어가 모두 처리해야 하는 환경이다. 정보 처리 과정도 알고 있어야 하지만 구체적으로 의뢰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캐치해야 한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받쳐줘야 탁월한 온라인평판관리사로 일할 수 있다고 본다.”


-온라인평판관리사 전망은 어떠한가


“온라인평판관리사는 200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3~4년 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는 20여개의 전문 업체가 있다. 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분들도 있다.


온라인평판관리사가 되는 데 필요한 전문 자격증이나 교육과정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앞으로 관련 체제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온라인평판관리 의뢰 건수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폭발적인 수준으로 확대된 건 아니다. 언론에서 ‘신(新) 유망 직업’으로 많이 다뤄지다 보니 전문 업체가 늘어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분명한 것은 이 직업은 디지털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정보 유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글 jobsN 박가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jobsN
플러스친구 추가는
모바일에서만 가능
친구추가
jobsN 더보기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격공

    많이 본 TOP3

      당신을 위한 1boo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