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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밥그릇돌'→회사 창업, 매출 8억원 CEO로

조회수 2020. 9. 22. 11: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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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무명 걸그룹 가수→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된 컴퍼니93 이해리 대표
꿈은 아이돌 가수…부모님 설득하려 17세 대입
걸그룹 무명가수→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로
소비자 최우선, 광고한 제품 '완판'되면 짜릿

이해리(24)씨는 만 나이 열아홉에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 이름은 컴퍼니93(KOMPANY93). K팝 가수들의 앨범이나 그들이 입은 브랜드의 티셔츠 등을 해외 소비자에게 팔았다.


직원 하나 없던 1인 회사는 5년만에 광고·마케팅 대행, 예능프로그램·드라마 제작지원을 하는 종합회사로 변신 중이다. 연 매출 8억원, 직원은 5명으로 아직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2015~2016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마케팅을 대행했고, 드라마 앵그리맘, 오렌지 마말레이드, 오! 나의 귀신님 등 드라마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했다. 2016년 9월에는 골프예능 '킹국진의 깨백리그'를 제작했다. 


“어린 나이에 주목받는 스타들을 보면 멋있어요.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아이돌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잖아요.” 그녀는 원래 아이돌,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자신이 인기 연예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청춘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아 기쁘다고 했다.

출처: jobsN
이해리 컴퍼니93 대표.

어릴 때 꿈은 아이돌 가수…부모님 설득하려 17세에 대입

이 대표의 가족은 1997년 서울에서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그의 나이 4살. 그곳에서 정규 교육을 받았다. 뉴질랜드 온슬로 칼리지에서 고등학교 수업을 듣고, 빅토리아 대학을 들어갔다. “뉴질랜드에서 칼리지는 한국의 고등학교라고 보시면 됩니다.”


K팝을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웠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특히 엄마가 반대하셨어요. ‘김태희를 봐라, 서울대를 나와서 성공한거다’, ‘보아는 외국어를 얼마나 잘하니’ 라고 하셨습니다. 공부를 먼저 하라는 뜻이죠.”


학교 공부에 파고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대학에 가야할 것 같았다.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마치고, 남들은 2학년이 돼야 할 시기에 빅토리아 대학 입시를 치렀다. “뉴질랜드는 검정고시 같은 개념이 없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도 대학 시험을 치를수 있습니다. 전국에 7개 정도 대학이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입시 경쟁이 치열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일찍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운도 좋았죠.”


그가 입학한 빅토리아 대학은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 있는 국립 종합대학이다. 1897년 문을 연 이 학교는 2010년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매긴 세계 대학랭킹에서 225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해 QS평가에서 서울대는 50위, 연세대와 고려대는 각각 142위, 191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 이해리 대표 제공
걸그룹 마스코트로 활동할 당시 사진. 가장 오른쪽이 이해리 대표.

걸그룹 무명가수→마케팅·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로

-부모님을 설득했습니까


"한국에 와서 대학가요제에 나갔습니다. 워낙 유명한 프로그램이었고 제가 대학생이라서 부모님도 반대 하지 않으셨죠."


새내기 대학생은 한국으로 건너와 방배동 이모집에서 지냈다. 졸업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장도 없는 셈이다. 금방 가수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2010년에 나간 대학가요제에서는 입선도 못했다. 이후 연예기획사에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이력서를 넣었다. 2011년 4월 한 연예기획사에 들어갔다. "5명이 멤버인 걸그룹을 만든다기에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걸그룹 이름은 마스코트. 타이틀곡은 '내 얼굴 빨개'였다. 약 1년 간 활동했지만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다. "주목 받고 싶어서 제가 직접 방송국에 전화도 해보고, 인터넷에 걸그룹의 일상에 관한 글도 올렸습니다. 알아서 밥그릇을 챙기는 아이돌이라는 의미로 스스로 ‘밥그릇돌’이라고 이름 붙였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끝내 TV 가요 프로그램에 나오지는 못했다. 1년 만에 회사를 나왔다.

출처: 이해리 대표 제공
무한도전 멤버·스텝(왼쪽), 인피니트와 함께 있는 이해리 대표.

-그만둔 이유가 있습니까


“소속사 대표가 팀원 중 한 사람에게 말도 안되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도저히 같이 일할 수 없는 회사라고 생각해습니다.”


소속사나 매니저도 없는 무명의 걸그룹은 변변한 행사도 뛰지 못했다. 결국 뿔뿔이 흩어졌다. 가수의 꿈은 접고 다른 일을 찾기로 했다.


-이후 어떤 일을 했습니까


"온라인에 K팝 커뮤니티를 만들고 해외에 국내 가수들 앨범이나 티셔츠 등을 팔았습니다."


오피스텔을 얻어 혼자 일했다. 홈페이지 관리, 주문받기, 포장하기, 택배 보내기 모두 그의 일이었다. 생각보다 사업은 잘 됐다. 월 매출 약 8000만원이 나왔다. 하지만 ‘흥’이나지 않았다. “매일매일이 똑같았습니다. 하루종일 똑같은 일만 하는 것을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3년부터 새로운 일을 찾기 시작했다. 첫번째 조건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때 뉴질랜드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한국 가수들을 모아줄 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한국 가수들의 해외 원정 콘서트를 기획하는데 대행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인기 가수를 모으는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해외 업체가 원하는 가수 소속사에 무작정 전화를 했습니다. '해외 콘서트 계획이 있는데 참여할 수 있느냐’ 하고 묻는거죠. ‘회당 얼마’에 할 지 협의 했습니다. 일부 가수들은 출연료가 조금 적어도 뉴질랜드에 가보고 싶었다며 승낙하기도 했습니다."


시아준수, 바비킴, 손담비, 블락비…내로라 하는 인기가수들을 섭외했다. 이름을 밝힐수는 없지만, 몸값이 가장 비싼 TOP 가수는 해외로 나가 콘서트에 한 번 출연하는데 8억~9억원을 받는다고 했다. 

출처: jobsN
이해리 컴퍼니93 대표.

소비자 입장에 서는 게 최우선, 광고한 제품 '완판'되면 짜릿

-마케팅 전략이 있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겁니다. 가령 1000만원의 돈을 주는 회사는 '얼만큼의 광고 효과가 나기를 바라는 걸까'. 그러면 계약 내용에 적힌 것만 해주는 것으로 끝낼 수 없습니다.


만약 TV 드라마에 커피 간접광고 계약을 했다면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해당 커피를 홍보해줍니다. 물론 추가 보수나 수당은 받지 않고요."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그때 그때 상황마다 달라요. 특히 간접광고를 기획할 때는 신경이 곤두섭니다. 극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너무 튀어도 안됩니다. 그렇다고 제품이 드러나지 않아서 광고 효과가 없으면 실패한거죠. 한 번은 드라마에서 설현씨가 핸드백을 선물 받는 장면으로 간접광고를 했는데 이후 '완판'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짜릿했는지 모릅니다."


컴퍼니93의 근무 시간은 오전 11~저녁 6시다. 하지만 퇴근시간이 늦어질때가 많다고 했다. "해외 콘서트를 대행하면 외국 시간대를 맞춰야 할때도 있어서 퇴근했다고 일이 끝난 것은 아니거든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많습니다. 연기자 지망생도 키우고, 드라마도 제작하고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직원들이 스트레스 덜 받는,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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