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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거듭하다 1년만에 20kg 감량..다이어트 비법은?

조회수 2020. 9. 22. 11: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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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생활습관, 식단 코칭 해주는 다노언니

'다이어트 노트 제시' 언니 이지수씨

72kg→52kg 6년째 유지하는 비법

다이어트 경험 살려 스타트업 '다노' 공동 운영


‘다이어트’로 인생을 바꾼 사람이 있다. 몸무게 72kg에서 52kg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차려 20대 스타트업 대표다. '다노언니 제시(jessie)'라고 불리는 이지수(28)씨다.


‘다노’란 다이어트 노트의 준말이다. 그녀는 다이어트 한 사람들이 대부분 겪는다는 ‘요요현상’ 없이 2012년부터 지금까지 6년간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페이스북과 다이어트 앱 ‘다노앱’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몸을 망가뜨리지 않는 건강한 다이어트 법’을 알려주고 있다. 다노앱의 다운로드 수는 200만건을 넘었다.


내친김에 대학 선배와 함께 다이어트 전문 스타트업 ‘다노’를 세웠다. 앱, 식품, 피트니스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유튜브에서 ‘다노TV’를 운영하고 있다. 6개월 만에 팔로워 23만명, 조회수 2500만건을 기록했다.


그는 ‘무조건 먹지 말라’고 윽박지르거나 ‘고통을 견디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다이어트는 ‘생활·식습관 성형’이다. 일시적인 체중감량이 아니라 잘못된 습관을 뜯어고친다.


지난 4월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30 under 30 2017 Asia)’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30인 명단에는 가수 제시카, 리우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최미선, 축구선수 손흥민, 한국화가 김현정도 있었다. 5월에 출간한 책 ‘습관성형’은 1만부가 팔렸다. 다이어트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수많은 전문가가 다이어트법을 말한다. 그 가운데 그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jobsN
이지수 다노 대표

◇엄마도 몰라보게 변한 몸


어릴 적부터 상체보다 하체에 살이 쏠려있는 이른바 ‘하비(하체비만)’ 체형이었다. 고등학교 때 별명이 ‘코끼리 다리’였지만 그러려니 했다. 몸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뚱뚱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2009년 1년 동안 미국 교환학생을 하며 생활습관이 엉망이 됐다. 이씨는 연세대에서 실내건축학을 전공했다.


“학생이니까 돈을 아끼려고 싸고 양이 많은 음식을 찾았어요. 정크푸드라 비판받는 탄수화물 덩어리를 먹고살았습니다. 또 미국은 우리보다 음식이 짜고 달고, 1인분 양도 커요.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성적이 떨어지니까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었어요. 눈앞에 음식이 있으면 다 먹어치우는 식습관 때문에 몸이 1년 만에 15kg이나 불었어요.”


키 169cm에 몸무게 72kg. 단순히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건강도 좋지 않았다. 햇빛 알레르기와 빈혈이 있었고 생리통이 심했다. 비염, 만성 위염을 달고 살았다.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갑자기 살이 찌면서 몸 여기저기 튼살이 생겼다. ‘먹으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입에 음식을 넣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의지박약’이라는 사실에 괴로웠다.  

출처: 다노 제공
(왼쪽) 고등학교 때 모습과 유학 시절 모습

◇시행착오 거쳐 ‘습관성형’하기까지


2010년 귀국했을 때 공항에서 엄마가 딸을 알아보지 못했다. 원래 입던 옷은 꽉 끼어 뜯어질 정도였다. 심각성을 느끼고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연예인이 몸매 관리하듯 ‘죽을 만큼’ 운동하고 ‘죽지 않을 만큼’ 먹었다.


덴마크 다이어트·원푸드 다이어트·황제 다이어트 등 유행한다는 다이어트는 모두 했다. 음식은 ‘다이어트’, ‘저열량’이라 쓰여있는 것만 골라 먹었다. 단백질 위주로 식사했고 인스턴트 음식은 일절 손도 대지 않았다. 운동도 죽기 직전까지 열심히 했다. 노력 끝에 2년 동안 20kg을 감량했다. 2011년 그의 몸무게는 52kg. 하지만 살을 뺐다는 기쁨도 잠시, 이 몸무게를 계속 유지할 자신이 없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칼로리의 노예였다’고 했다.


“칼로리를 계산해주는 앱을 내려받아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입력했어요. ‘사과 1개 100칼로리’, ‘밥 한공기 300칼로리’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칼로리를 계산이 그렇게 정확하지 않아요. 음식량을 일일이 재는 게 아니니까요. 또 크기, 당도, 영양분에 따라 열량이 달라요. 가령 잡곡밥이 흰쌀 밥보다 열량은 높아도 영양이 풍부하고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거든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적게 먹은 날에는 괜히 더 배고픈 것 같아 폭식하게 되고, 많이 먹은 날에는 ‘식욕 조절을 못했다’는 생각에 괴로웠어요.”


2년 동안 살을 빼고 다시 찌는 요요현상에 시달렸다. 몸무게가 빠지는 건 잠시뿐이었다. 극단적으로 굶어 일주일에 3~4kg을 뺀 적도 있다. 하루 종일 운동만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격한 운동은 3일 이상 하기 어려웠다. 빨리 뺀 살은 금세 다시 돌아왔다. 다이어트에 시행착오를 겪는 그에게 조언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터넷 검색으로 얻는 정보는 겉핥기 식이라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정보’인가 싶으면 결국 다이어트 제품 광고였어요. 그렇다고 한번에 10만~20만씩 하는 PT(개인 트레이닝)를 받자니 대학생인 제게는 부담이었어요.”  

출처: 다노 제공
(왼쪽) 현재 모습과 72kg 시절 모습

2011년 말 다시 살이 찌고 있었다. ‘인간의 몸이 뭐길래’라는 철학적인 생각까지 들었다. 책이라면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식품영양학 서적과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클린,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 칼로리의 거짓말처럼 다이어트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이때 ‘올바른 다이어트’가 무엇인지 처음 깨달았다.


“몸무게, 열량에 집착하기 보다 ‘식단 구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몸무게를 48kg으로 빼고 스키니를 입을거야’라는 다짐은 당장 실현할 수 없어요. 그만큼 도중에 그만두기 쉽습니다. 하지만 '흰쌀밥'보다는 보리밥을 먹자’는 계획은 오늘 점심때부터 할 수 있죠. 이렇게 식단 구성을 바꾸는 건 바로 실천할 수 있어요. 동시에 평생 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이죠. 사실 ‘다이어트’라는 개념보다 내 평생 생활·식습관을 바꾸는 거예요.”


이씨는 습관을 ‘성형’하기로 했다. ‘단백질은 많이 양은 적게’ 식단을 깨부수고 ‘4·3·2·1’ 법칙을 정했다. 하루 식단을 100%라 했을 때 채소 40%, 탄수화물 30%, 단백질 20%, 지방 10%로 구성했다. 탄수화물을 먹더라도 흰쌀보다 현미나 호밀 같은 껍데기를 벗기지 않은 곡물을 먹고 지방은 견과류, 올리브오일로 섭취했다. 식품을 살 땐 1회 제공량과 영양성분을 알 수 있는 영양분석표를 들여다봤다. 단순히 열량을 계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제품 한개와 1회 제공량은 달라요. 1L짜리 음료수에 붙어 있는 영양분석표에 1회 제공량 칼로리가 100이라고 적혀 있다고 가정해보죠. 사실 그 음료를 다 마셨을 때 섭취한 칼로리는 500입니다. 보통 음료의 경우 1회 제공량은 200ml 정도예요. 제조업체들이 전체 포함 칼로리와 1회 제공량 칼로리를 동시에 써 놓습니다. '1회 제공량/전체 제공량' 이런 식으로 써 놓습니다. 그런데 1회 제공량을 전체 제공량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문제는 지방, 나트륨도 지나치게 먹는다는 겁니다. 또 건강한 곡물 음료, 요거트라 해도 당과 지방함량이 높은 경우도 많아요.”  

출처: jobsN
한번에 먹기 쉬운 과자나 음료수는 영양성분을 따져보는 게 좋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운동할 때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쉬지 않고 최대한 많이 여러번’했다. 하지만 대부분 지키지 못할 계획이었고 사실 그는 운동이 죽기보다 싫었다. 이제는 한꺼번에 몰아서 운동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몸을 자주 움직인다. 두 정거장 일찍 내려 걷거나, 양치질을 할 때 스트레칭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스쾃(쪼그려 앉기)을 한다. 그는 이렇게 습관을 ‘성형’해 2012년부터 지금까지 50kg 초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맛집과 열량 높은 음식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다이어트에 ‘도전’하지 말라고 한다.


“‘초콜릿 먹지 말자’, ‘조금 먹자’라고 생각하면 결국 폭식으로 이어져요. ‘금지 목록’을 만들어서 스스로를 규제하지 말고 먹을 수 있는 걸 생각해보세요. ‘단백질을 더 먹으려면 뭘 먹을까’, ‘식이섬유를 챙겨 먹으려면 어떻게 하지’라는 식으로요.” 

출처: 다노 제공
이지수씨가 지금까지 먹고 있는 한끼 식단들.

◇개인 경험을 사업 아이템으로

이씨는 2013년 페이스북에 자신의 ‘다노언니 제시’라는 이름으로 다이어트 수기를 올렸다.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다이어트 식단, 운동법을 알려주자 1주일 만에 10만명이 페이지를 구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그는 경영학 수업에서 만난 정범윤(32) 대표와 다른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창업한다는 대학생들은 ‘SNS’에 꽂혀있었어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영향이었죠. 저희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영화와 공연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문화콘텐츠 SNS’를 준비했어요. 하지만 투자자에게 ‘사업모델이 부실하다’는 평을 듣고 낙심하고 있었죠. 많은 사람들이 솔직하고 올바른 다이어트 정보에 목말라 한다는 걸 깨닫고 사업 아이템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출처: 다노 제공
현재 모습

2013년 7월 다이어트 정보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다노’를 내놨다. 2014년 다이어트 식품을 파는 ‘다노샵’, 2015년 트레이너에게 1대1 코칭을 받을 수 있는 유료앱 ‘마이다노’, 2016년엔 피트니스센터 ‘다노핏’을 시작했다. 이제는 다노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똑같이 따라 하는 회사들도 생겨났다. 패스트트랙아시아, GS홈쇼핑, 아주IB투자 등에서 유치한 투자금액은 25억원이다. 매출은 밝히지 않았다. 이씨는 “아직 매출을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다이어트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운동을 가르쳐주는 동영상과 글이 넘쳐난다. 이젠 다이어트 후기를 자세히 남기는 다이어트 준전문가들도 많다. 다노가 갖는 경쟁력은 ‘지속성’이다.

출처: 다노TV 영상 캡처
다노TV에서 운동을 가르치는 이지수씨.

“저희가 만든 식품을 먹고,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일주일 만에 10kg이 빠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동안 마음에 들어않았던 식습관, 생활습관을 바꿔드릴 자신은 있습니다.”


이씨는 '다이어트'를 계기로 외모를 바꾸고 진로도 찾았다. 하지만 그는 '다이어트하면 인생역전할 수 있다'며 과도하게 채찍질하지 않는다.


"다이어트, 살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너무 말라서 고민인 사람들도 있죠. 더이상 '다이어트'는 '몸매 관리'에서 끝나지 않아요. 식이장애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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