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5개월 만에 CES 2017에서 '최고 혁신상' 받은 한국 스타트업

조회수 2020. 9. 18. 15: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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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7 '최고 혁신상' 받은 프린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에서 한국의 스타트업, 망고슬래브가 '최고 혁신상'을 받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CES의 혁신상은 숫자에 제한이 없습니다. 남발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최고 혁신상의 영광은 각 분야별 최고의 제품 36개에만 주어집니다. 일종의 '왕중왕'인 셈이죠.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대기업이 최고 혁신상의 단골손님이었는데요, 스타트업이 이 상을 받은 겁니다. 그것도 생긴 지 5개월 밖에 안된 스타트업이 말이죠.

출처: 조선DB
망고슬래브 정용수 대표(좌)와 박용식 CTO가 네모닉을 선보이고 있다.

망고슬래브는 삼성전자의 사내(社內)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C-Lab)' 출신입니다. C랩은 삼성전자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해 개발을 지원하고, 사업성이 있는 프로젝트는 독립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정용수(36) 대표도 C랩에서 아이디어를 키워오다 박용식(44)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삼성전자를 다녔던 3명과 함께 2016년 6월 독립, 망고슬래브를 세웠습니다.


망고슬래브가 CES 2017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제품은 뭘까요? 바로 미니 프린터 '네모닉(nemonic)'입니다. 물론 단순한 프린터가 아닙니다. 스마트폰이나 PC로 쓴 메모를 점착(粘着)식 메모지에 프린트하는 기계입니다. 점착식이란 쉽게 말해 끈적거려 붙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 대표는 CES 최고 혁신상 수상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아이디어와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르면 3분기 내에 출시될 망고슬래브의 네모닉을 직접 써봤습니다.

출처: unboxfirst.com
네모닉 구성품

네모닉 구성품입니다. 왼쪽부터 네모닉에 전원을 공급해주는 어댑터와 네모닉 본체, 그리고 메모가 출력되는 종이 뭉치입니다. 전원 어댑터 아래쪽에 있는 건 설명서입니다.

출처: unboxfirst.com
네모닉 본체

네모닉 본체입니다. 마치 메모지가 쌓여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출처: unboxfirst.com
네모닉의 앞면, 뒷면

네모닉의 각 면입니다. 전면은 오른쪽 아래에 LED가 2개 있습니다. 하나는 전원이 들어와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들어있는 용지의 색을 알려주는 LED입니다. 뒤쪽엔 USB 단자와 어댑터를 꽂는 전원 단자, 그리고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출처: unboxfirst.com
네모닉의 좌측면과 상단

네모닉의 좌측면엔 프린트 용지를 넣기 위해 뚜껑을 여는 레버가 있습니다. 상단 오른쪽 아래 모서리엔 삼각형의 버튼이 보입니다. 이 버튼은 바로 전 프린트했던 메모를 다시 출력하는 버튼입니다.

출처: unboxfirst.com
네모닉 크기 비교

네모닉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보통 쓰는 신용카드와 비교해봤습니다.

출처: unboxfirst.com
네모닉 전용 프린트 용지

네모닉에 들어가는 프린트 용지입니다. 보통 카드 결제 뒤 받는 용지와 같은 '감열지'입니다. 말 그대로 열을 감지하는 종이입니다. 이 종이는 열을 가하면 검게 변하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를 이용해 프린트합니다. 따로 종이에 무언가를 쓰기 위한 잉크를 넣지 않아도 돼 유지 보수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흑백으로만 인쇄가 가능하다는 건 단점입니다. 물론 네모닉의 종이는 특수한 코팅이 돼 있어서 영수증보다는 좀 더 일반적인 종이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출처: unboxfirst.com
용지를 넣기 위해 뚜껑을 연 모습

메모가 프린트되는 용지를 넣기 위해 뚜껑을 열었습니다. 좌측면의 레버를 아래로 내리면 뚜껑이 열립니다.

네모닉에 감열지를 넣어봤습니다. 오른쪽 사진처럼 감열지 뭉치의 화살표와 네모닉의 화살표가 평행을 이루게끔 넣습니다.

감열지 뭉치에서 종이를 조금 뺀 뒤, 네모닉 본체 상단의 구멍으로 종이를 조금 빼주고, 뚜껑을 닫습니다.

출처: unboxfirst.com
전원 연결 및 전원 켜기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전원 버튼을 눌러주면 나와있던 종이가 자동으로 잘리면서 세팅이 완료됩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플레이스토어', 애플 스마트폰에선 '앱스토어'를 실행한 뒤 '네모닉'으로 검색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합니다.

앱을 실행하고 설정으로 가서 네모닉을 찾습니다. 네모닉과 스마트폰은 블루투스로 연결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블루투스가 켜져 있어야 합니다. 네모닉을 선택하면, '등록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0000을 입력하면 됩니다.

네모닉 앱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빈 화면에 스마트폰 자판으로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손가락으로 글을 쓰면 됩니다.

그리고, 아래의 인쇄 버튼을 터치하면 네모닉에서 인쇄가 시작됩니다. 

2~3초 정도 기다리면 네모닉에서 메모가 나옵니다.

텍스트와 글뿐만 아니라 사진도 출력 가능합니다. 물론 흑백입니다.

점착식 감열지를 이용해 벽에 붙일 수 있습니다.

네모닉 앱에서는 점착면 설정을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기본 설정은 메모 위쪽에 점착 성분이 붙어있지만, 이를 왼쪽, 아래쪽, 오른쪽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앱을 세심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네모닉 앱에는 다양한 '템플릿'도 들어있습니다. 템플릿은 자주 쓰는 형식을 미리 넣어놓은 서식입니다.

이렇게 '할 일(To do list)' 템플릿을 출력해 그 위에 펜으로 글씨를 쓸 수도 있습니다.

사실 네모닉을 좀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선 필기 기능에 특화돼 있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왼쪽은 갤럭시 노트 FE에 S펜으로 쓴 메모고, 오른쪽은 갤럭시 S8에 손가락으로 쓴 메모입니다. 아무래도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는 것과 S펜으로 글씨를 쓰는 것은 정교함에 차이가 있습니다.

네모닉의 특징 중 하나가 여러 대의 스마트폰과 동시에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회의 때 빛을 발합니다. 여러 명이 회의를 하면서 각자 메모를 하고, 이를 각자 출력해 가져가면 되니까요. 물론 USB를 컴퓨터와 직접 연결하면, PC에서도 사용 가능합니다.

네모닉 앱은 메모를 저장하고, 이를 클라우드 서비스인 '드롭박스'에 자동으로 저장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포스트잇에 손으로 써 놓은 메모는 잃어버리기 쉽지만, 네모닉으로 출력한 메모는 잃어버리더라도 뒤져서 다시 출력하면 됩니다. 드롭박스에 저장된 메모를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지금까지 CES 2017 최고 혁신상에 빛나는 망고슬래브의 네모닉을 살펴봤습니다.


네모닉의 가격은 대략 13만원 선, 용지의 가격은 한 뭉치에 6000원 정도로 책정될 예정입니다. 실제 출시 때는 흰색 종이뿐만 아니라 노랑, 분홍, 하늘색 등 기존의 포스트잇과 비슷하게 다양한 색의 전용 용지도 같이 내놓는다고 합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집에서 쓰기엔 다소 애매합니다. 집에서 포스트잇을 쓸 경우는 대게 일찍 출근하거나 집을 비우면서 남아있는 가족에게 남길 메시지를 적는 경우일 텐데, 이럴 땐 프린터로 출력한 것보다는 펜으로 직접 쓰는 게 빠르기도 하고, 감성적이기도 할 테니까요.


그래서인지 망고슬래브도 우선 기업 회의용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합니다. 회의가 잦은 회사라면, 한 명이 간단히 스마트폰에 메모해서 이를 출력해 팀원들에게 나눠주면 회의 내용을 숙지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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