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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만에 100만잔 팔아치운 '스벅' 슈크림라떼 누가 만들었나 봤더니

조회수 2020. 9. 18. 14: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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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놓는 메뉴마다 '인생음료'..스타벅스 음료개발팀 이끄는 박현숙 팀장
취향 저격 음료로 스타벅스 매출 80% 담당
1999년 이대점 바리스타로 입사
스타벅스 내 최초 여성 팀장
인기 음료 아이디어 기획

스타벅스 커피가 새로운 음료를 내놓을 때마다 SNS는 불탄다. 신메뉴를 평가하는 글이 하루에 수만개씩 쏟아진다.


올봄 내놓은 ‘슈크림라떼’는 22일 만에 100만 잔이 팔렸다. 한잔에 5800원이니 58억원을 팔아치운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 사상 가장 짧은 시간이었다. 빵에 주로 들어갔던 슈크림을 마실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역발상이 성공한 사례다.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 전문점에서 보기 힘든 메뉴를 많이 내놓는다. 2007년 여름에 내놓은 ‘레드빈 프라푸치노’는 ‘마시는 팥빙수’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식사 대신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망고 바나나 블렌디드’, 베트남 연유커피를 한국인 입맛에 맞춘 ‘돌체라떼’, 벚꽃을 갈아 넣은 ‘체리 블라썸 라떼’도 ‘스타벅스’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메뉴다.


1999년 한국에서 문을 연 스타벅스의 작년 매출은 1조28억원이다. 이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게 음료 매출이다. 5000~6000원짜리 음료를 약 2억잔을 팔아야 하는 수치다.


음료를 만들어내는 ‘음료개발팀’은 회사의 핵심 중에 핵심 부서. 박현숙(42) 팀장은 이 부서를 이끄는 수장이다. 지금 스타벅스를 상징하는 메뉴를 기획·개발할 때 모두 참여했다.


회사가 한국에 처음으로 문을 연 해 공채 1기로 회사에 입사해 2014년부터 음료개발팀을 이끌고 있다. 스타벅스 내 최초 여성 팀장이다. 부장·과장 같은 직급체계 대신 '팀장'으로 통일한다. 음료개발에 관해선 박 팀장이 책임진다. 그가 입사할 때만 해도 직원수는 40명, 매장수는 1개였다. 지금 직원수는 1만734명, 매장수는 1008개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출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박현숙 음료개발팀 팀장

1호 사원에서 핵심 부서 이끄는 수장으로 

1999년 경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다. IMF 위기가 불어닥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취업이 쉽지 않을 때 학교 취업 게시판에서 ‘스타벅스 공채 1기를 모집한다’는 글을 봤다. “96년 캐나다에 여행갔다 스타벅스를 처음 알았어요. 그때는 커피를 잘 몰라서 쓴 드립커피를 마셨죠.”


스타벅스 1호점인 이대점에서 바리스타로 시작했다. ‘바리스타’, ‘카페’라는 개념도 생소할 때였다. ‘대학까지 나와서 커피 타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이후 이대점 점장, 특정 지역의 매장을 모두 관리하는 지역 매니저를 거쳤다. 2007년 6월부터 본사에서 마케팅팀 음료 기획자로 일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고 오랫동안 매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음료를 잘 알았다. 


그가 처음 아이디어를 낸 음료는 ‘레드빈 프라푸치노’다. 우리나라 고유 여름 임식인 팥빙수에서 영감을 얻었다. 박 팀장이 당시 한국에 방문했던 본사 직원에게 제안했다 미국 본사 음료개발팀이 연구해 만든 음료였다. 한·중·일을 포함한 9개국에서 2007년 여름 2개월 동안 한정적으로 팔았다.


"호불호가 갈리는 음료이긴 했지만 한국의 여름 간식인 '팥빙수'를 모티브로 만든 음료가 다른 국가에도 팔린다는 건 의미가 컸습니다."


보통 음료 한 개를 개발하는 데 9~10개월이 걸린다. 음료를 기획할 때는 ‘무슨 음료를 만들지’보다 계절에 맞는 ‘주제’를 먼저 정한다. 그다음은 주제에 맞는 음료의 맛과 색을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분기별로 품평회를 여는데 이때 의견이 좋지 않으면 음료의 맛이나 콘셉트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음료를 개발하는 데 1~2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출처: 스타벅스 제공
슈크림 라떼

아이디어는 멀리 있지 않다 

새로운 메뉴를 생각해내기 위해 ‘남다른 창의력’이 필요할 것 같지만 아이디어는 멀리 있지 않다.


“망고바나나 블렌디드는 아이에게 집에서 망고와 바나나를 간 음료를 만들어주다 생각해냈어요. 아이에게 건강한 음료를 주고 싶고, 명색이 엄마가 음료회사에서 일하는데 아이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음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회사에서 ‘커피’말고 다른 마실 거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때였습니다. 생과일 음료로 망고바나나를 택했죠.” 

출처: jobsN·스타벅스 커피 코리아 제공

음료를 만들 때는 ‘맛’ 뿐만 아니라 마케팅적 요소도 중요하다. 망고바나나 음료는 매장에서 손님이 직접 바나나 한개를 골라 만들도록 한다. ‘진짜 생과일 음료’라는 신뢰를 주기 위해서다. 생과일 음료라 해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소비자가 믿고 마시기 힘들다. 냉동 과일을 쓰거나 오래전에 깎아 놓은 걸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생과일 음료’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고객이 직접 바나나를 고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맛있는 바나나를 고르기 위해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바나나는 배송 중에 연초록이어야 먹을 때 알맞게 익어요. 익은 채로 배송하면 도착했을 때 물러지고 반점이 많이 생깁니다. 겉보기에 신선해 보이지 않죠. 그런데 달고 맛있는 바나나는 겉에 반점이 몇개 있어야 해요. 숙성 시기를 맞추기가 어려 웠죠.”


망고 바나나 블렌디드는 2012년 한국 시장 출시 후 그해 매출 45억원을 냈다. 이후 아시아 전 매장에 고정메뉴로 팔린다. 박 팀장은 망고 바나나 블렌디드를 가장 애착이 가는 음료로 꼽았다. 

출처: 스타벅스 제공
(왼쪽부터) 망고바나나 블렌디드, 아이스 돌체라떼

“음료를 만든다고 ‘음료’로만 한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음료든 다른 디저트이든 '어떻게 해야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또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건 관찰력입니다. 시장조사를 나갈 때 아이스크림 가게도 가보고 그릇가게도 가봅니다. 스타벅스에 뭐가 없는지, 앞으로 뭐가 있으면 좋을지 두루두루 살펴봐요.”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입맛도 생각해야 한다. 해외에 있는 음료를 한국에 그냥 들여오지 않는다. '돌체라떼'는 베트남에서 많이 먹는 '연유커피'를 한국식으로 만든 것이다. 스타벅스가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기념 프로젝트로 개발한 음료다. 한국에선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다음으로 인기가 많다.


"베트남에서는 쓴 커피에 연유를 넣어 마십니다. 모든 종류 연유를 먹어봤어요. 베트남식에 가까우면서 한국인 입맛에 낯설지 않은 맛을 찾았어요. 또 아이스 돌체라떼가 연유-우유-얼음 순으로 들어가고 마지막에 에스프레소 샷을 부어요. 층층이 쌓인 모양이 예쁘죠. 이걸 저희가 만들어서 다른 아시아 매장에서 쓰고 있습니다."  

출처: jobsN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 소공동점.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입사 방법 

스타벅스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으로 운영한다. 매장에서 만나는 직원 모두 스타벅스코리아 소속 정직원이다. 매장 당 평균 10명 이상 근무하는데, 선발 경로는 두 가지다.


첫째가 무기계약직 신분의 '신입 바리스타'다. 매장 필요에 따라 상시 채용으로 매달 100명 이상 뽑는다. 만 18세 이상 고등학교 졸업자면 지원할 수 있다. 바리스타-수퍼바이저-부점장-점장-지역매니저 순으로 승진한다. 지역매니저는 12-13개 매장을 묶어 총괄하는 직급이다.


둘째가 대졸 공채다. 1년의 매장 '부점장 교육생' 생활을 거쳐, 바로 부점장이 된다. 이후 점장, 지역매니저 순으로 승진한다. 올해의 경우 50명 뽑는데 2500명이 몰려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업 연봉 정보 크레딧잡을 보면 대졸 초임은 2536만원이다.


신입직원이라면 모두 ‘커피 마스터’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커피 수확부터 추출까지 전반적인 지식을 테스트하는 사내 시험으로, 점장이 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강의로 준비할 수 있고, 두 달에 한 번 시험이 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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