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금금→월화수목토토토' 언제쯤 가능할까

조회수 2020. 9. 18. 13: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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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주4일제' 확산 가능성에 설레는 직장인들?..경북도 실험에 쏠리는 관심
경북도 주4일제 실험에 직장인들 관심 높아
당장 적용까진 힘들어도 격무 여건 개선 기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일찌감치 주4일제 시행

최근 경북도가 출연출자기관의 신입직원들에게 ‘주4일’ 근무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주4일제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북도는 출연출자기관 30곳 중 경북개발공사·경북관광공사·포항의료원·경북테크노파크 등 20곳이 올해 12월까지 신규 채용할 인원 99명을 ‘하루 8시간, 주 32시간 근무, 주 4일 출근’하는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기존 도 산하 의료원 등 출연출자기관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직원 가운데 정규직 전환이 예고된 50명도 12월 이전에 주 4일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경북도가 계획중인 주4일제 근무 방식은 ‘월~목요일 근무’또는 ‘화~금요일 근무’다. 경북도는 주 5일제 정규직 대비 20% 이상 인건비가 줄어 그만큼 정규직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 그래픽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예컨대 월급 100만원 받는 주 5일 근무 직원 5명을 뽑을 수 있다면(총 인건비 5명X100만=500만원), 주 4일 근무로 채용하는 경우 월급 80만원을 주고 1명의 직원을 더 뽑는 것(6.2명X80만=496만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예산과 인건비 절감에 따른 신규 채용 인원 등을 수치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주4일제 실험, 기대감에 지켜보는 직장인들 

직장인들은 경북도의 ‘주4일제 실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의 실험이 야근이나 주말·공휴일 근무와 같은 직장 격무(激務) 여건이 개선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대기업 8년차 직장인 이모(35)씨는 “지방자치단체 한 곳에서 시도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기업에도 약간의 영향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은 소박하다. “주4일은 바라지도 않고, 이번 일을 계기로 주5일만이라도 확실히 보장됐으면 한다”는 이야기다.


공공기관 7년차 직장인 A씨는 “사기업은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겠지만, 정부 시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공공기관은 머지 않아 근무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가 이뤄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욜로(YOLO)’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주4일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인생은 한 번뿐이란 뜻의 'You Only Live Once'에서 앞 글자를 딴 신조어 욜로는 미래에 저당 잡히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는 것. 일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이승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2015년 발표한 ‘근로자의 근로시간, 건강, 생산성의 상관성 연구’ 보고서를 보면 주당 근무시간이 61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근로자의 68.2%가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주 41~52시간을 근무하는 근로자는 26.7%, 주 36~40시간을 근무하는 근로자는 12.3%만이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북도의 조치가 ‘일자리 증대’라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근무 시간 축소에 따른 ‘임금 동결·삭감 추진’의 근거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는 직장인도 많다.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주 4일이나 주4.5일과 같은 근무 시간 축소를 시행하는 것이 ‘무(無)임금 재택근무’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 13년차 직장인 김모(40)씨는 “사측은 근무 시간 축소를 ‘인건비 절감’으로 활용하고 싶을 것이고, 노측은 임금 삭감을 최소화하거나 동결하면서 ‘근로 시간 축소’를 추진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할만한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이케아 채용페이지
이케아 직원들

선진국은 주4일제 일반적…“한국, 후진적 근로 문화부터 바꿔야” 

우리나라에서 주4일제는 생소한 근무형태이지만, 일부 선진국은 이미 오래 전 주 4일제를 도입했다. 스웨덴·덴마크·네덜란드의 평균 노동시간(2014년 기준)은 주 28~33시간이다. 주 4일제가 일반적인 근무형태인 셈이다. 스웨덴 기업 대부분은 시간 단위 탄력근무제를 시행한다.


이케아가 대표적인데, 이 회사의 정규직은 크게 풀타임과 시간제로 나뉜다. 시간제 정규직은 주당 16·20·25·28·32시간 등으로 탄력근무가 가능하다. 시간제 정규직의 경우 보수만 다를 뿐, 주당 40시간 일하는 정규직과 처우는 동일하다.


독일은 1990년대초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자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일자리를 나누자’는 취지에서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활발해졌다. 폭스바겐의 경우 1990년대초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시간으로 줄이고 임금을 10% 삭감했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맞벌이 가정이 급증하면서 유연근무제 도입이 이뤄졌다. 미국 IT기업인 아마존은 지난해 9월부터 파트타임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주당 30시간)를 시작했다. 파트타임이지만 처우는 정규직과 비슷하다. 파트타임 근무자들은 주 40시간 근로자와 똑같은 복지 혜택을 누리지만,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근무한다. 나머지 시간은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근로 형태가 가장 비슷했던 일본도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일본 후생노동성 조사)가 주4일제를 도입했다. 일본 유니클로의 경우 지역 정사원에 한해 본인이 원하면 주4일 근무하고, 3일은 쉴 수 있도록 근무 형태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 Mashable Asia 캡처
일본 유니클로 매장 모습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주4일 또는 주4.5일과 같은 근로시간 단축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유연근무제(시간제, 재택근무제, 시차출퇴근 등) 도입률은 3~12.7%다. 유럽연합(EU) 66~68%, 미국 38∼81%, 일본 11.5∼52.8% 등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 중에는 한국 기업에 주4일제가 적용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은 주4일제 적용까지 오랜 기간 논의를 거친데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4일제 도입 전, 이미 무분별한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하지 않는 상태였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세종대 경영학과 김대종 교수는 “주4일제를 도입하기 전, 한국 사회의 잘못된 기업 문화를 바로 잡는게 먼저”라고 지적한다. “지나친 수직적 위계질서와 업무 성과 외의 요소로 직원 평가가 이뤄지는 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야근이나 주말 근무와 같은 초과 근무를 뿌리 뽑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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