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58만명이 열광하는 벼락스타된 평범한 한국 직장인

조회수 2020. 9. 18. 10: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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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대신 꿈 선택한 '롱보드 여신' 고효주
스트레스 풀기위해 시작한 취미가 직업으로
UI 디자이너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즐거움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취미 생활 갖길...”

2016년, 춤을 추듯 보드를 타는 한 여성의 영상은 당시 유튜브에서 조회 수 18만 건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긴 생머리를 흩날리며 나비처럼 보드를 타는 모습에 ‘롱보드 여신’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유튜브 누적 조회 수 91만에 달하는 롱보드 영상의 주인공은  보드 경력 4년 차 롱보드 라이더 고효주(29) 씨다.


롱보드는 스케이트보드의 한 종류로 길이는 72cm~115cm 정도다. 보드를 타는 여러 가지 스타일 중, 고 씨처럼 춤을 추듯 스텝을 밟으며 주행하는 것을 댄싱(dancing)이라고 한다. 취미로 타기 시작한 보드로 인기를 얻은 그는 국내외 약 15개의 광고와 미국 힙합 그룹 'Far East Movement'의 ‘Umbrella’, 스페인 EDM 그룹의 ‘together’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네이버 라인 팀에서 UI 디자이너로 일하며 롱보드를 즐겼던 고씨는 올 2월, 직장을 그만두고 롱보드 라이더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보드를 타고 콘텐츠를 만드는 현재 삶에 만족한다는 고효주씨. “비록 전처럼 수입이 일정하지는 않지만 나 자신을 위한 일을 하기 때문에 성취감도 크고 행복합니다.”

스트레스 풀기 위해 시작한 취미

출처: 고씨 제공
고효주씨

직장 생활 3년 차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몸을 써서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까지는 손뜨개질처럼 정적인 것을 즐겼지만 처음으로 활동적인 취미를 갖고 싶었습니다.”


-왜 롱보드였나요.

“막연히 활동적인 것을 찾던 중 롱보드 댄싱 영상을 보고 나도 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날 바로 보드를 사서 배웠습니다. 워낙 운동신경이 없어서 보드에 발 올려놓기도 어려웠어요. 찾아본 롱보드 영상과 내 모습이 달라서 당황하기도 했죠.”

-연습은 어느 정도 했나요.

“회사 때문에 연습을 자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고 하잖아요. 재밌어서 시간 날 때마다 탔습니다. 다만 평일에는 야근이 많아 주말에 라이딩을 나갔어요. 점심시간에 회사 앞 공원에서 타기도 했죠. 2년 뒤에야 완전히 보드가 제 것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


-보드를 타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계속되는 야근으로 지쳐있던 날이었어요. 아무도 없는 밤에 롱보드를 타고 퇴근했던 날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출처: 고씨 제공

직장 그만두고 롱보드 라이더로 전향

그는 6년의 회사 생활을 접었다. “롱보드를 타기 시작하면서 ‘롱보드 세계여행’이란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인 제가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회사를 그만둘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죠.”


-그만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4년 사내 영어 수업 중, 꿈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습니다. 선생님이 제 꿈을 듣고 ‘왜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 하나, 늦지 않았다, 나도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했어요. 열심히 일해도 모두 나 자신이 아닌 회사를 위한 일이었죠. 온전히 나만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친구들은 부러워하면서도 응원해줬습니다. 부모님은 걱정을 많이 하셨죠. 지금은 친구분들께 자랑도 하십니다.”


-‘롱보드 세계여행’ 꿈은 이루었나요.
“차근차근 이루고 있습니다. 2016년에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로 첫 롱보드 여행을 시작으로 19개 도시를 돌았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So You Can Longboard Dance'라는 가장 큰 롱보드 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 입상은 못 했지만,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출처: 고씨 인스타그램 캡처
롱보드 여행을 다니는 고씨는 SNS에 사진과 영상을 올린다

롱보드 라이더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

자신을 롱보드 라이더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한다. 일상에서 보드를 타는 영상과 세계 곳곳에서 라이딩 한 영상을 직접 편집해서 올린다.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국내 SNS는 물론 중국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웨이보에서는 58만 명이 그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영상은 언제부터 찍기 시작했나요.

“보드 타는 자신의 모습을 직접 봐야 실력이 는다는 말을 듣고 처음 탈 때부터 찍었어요. 그때는 개인 소장용이었죠. 6개월 후에 SNS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보드 타는 모습 외에도 패션과 보드 라이더 등을 주제로 한 여행기를 영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출처: 고효주씨 인스타그램

-악플도 있을 것 같아요...

“네, 당연히 있죠. 평소에는 무시합니다. 다만 실력에 대한 지적은 수용하고 연습으로 보완하려고 합니다.”


-기획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나요.

“3주 전부터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시청자에게 상품을 나눠주기도 하고 해외 라이더와 같이 방송을 하기도 했어요.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출처: 고씨 제공
광고 촬영 중인 고씨

-수입원은 어떻게 되나요.

“콘텐츠를 통한 광고수익과 광고 모델료입니다. 평균적으로 일반 직장인 월급 2배 정도 벌어요.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행복합니다. 고정적인 수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중이기도 해요.”

“즐거움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취미 생활 갖길...”

출처: jobsN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영상 콘텐츠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제가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그림, 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고 싶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꿈과 현실이 일치된 삶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사람마다 속해 있는 현실이 달라 무조건 ‘하고 싶은 걸 하세요’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취미 생활 하나쯤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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