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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못갔던 찌질남→삼성이 와달라 애원하는 스타 강사로

조회수 2018. 11. 5. 0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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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강사 김창옥
'열등감'을 직업으로 바꾼 사나이
유튜브 강연 3000만뷰, 매달 강연 30~40개
“트라우마가 여러분의 강력한 힘입니다"

“자기 이름을 세상에 알리지 않던 지방의 겸손한 전문대가 있거든요. 시험 봤는데 떨어졌어요. 삼수 끝에 유명한 대학을 갔어요. 해병대. 그런데 해병대에서 성격이 이상해지더군요. 귀신 잡아야 하니까.”  


“음대에 가려고 음악 레슨 수업비를 벌기 위해 취직했는데 너무 잘됐어요. 제가 언론인 출신입니다. 왜, 새벽에 언론 하는 거 있잖아요? 신문 배달. 지금 웃을 타이밍이 아닌데요?”  


별로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데, 유튜브 누적뷰 3000만을 기록하며 전국적으로 팬들을 거느린 스타 강사가 있다. ‘소통의 달인’ ‘국민 멘토’로 불리는 김창옥(44)씨다. 특유의 유머와 제스처, 표정으로 관객 호응을 이끌어내는 그는 삼성전자·LG·포스코 등 주요 기업과 대학·정부기관에서 지금까지 5000회 이상 강연했다. KBS 아침마당을 비롯해 CBS, tvN 등 주요 방송 단골 연사다. 지난해 10월 자신의 강의를 모아 출간한 책 ‘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는 8만부가 팔렸다.   


단골 강연 주제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열등감’과 ‘실패’에 대한 깨달음이다. 몸이 불편한 일용직 아버지 밑에서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제주도의 한 공업고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 두 차례 실패하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전역하고 뒤늦게 꿈을 찾아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 2000년 월급 104만원 주는 지방의 시립합창단에 테너로 취직했다. 


17년이 지난 지금, 그는 남 부럽지 않은, 오히려 남이 부러워하는 수입을 올리는 스타 강사다. 당시 한 달치 월급은 지금 그가 받는 시간당 강사료에 못 미친다. 기업들은 그에게 강연당 수백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한다.   

출처: jobsN
김창옥씨

 “한 달에 기업 강연을 30번, 최대 43번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게 뭔지 아세요? ‘사람들이 왜 돈을 내고 제 강연을 듣나’는 생각이 매번 든다는 거에요. 명문대 나와 성공한 것도 아닌데 공감하신다는 겁니다. 열등감에 가득 찬 제 인생 스토리가 직업이 될 줄 몰랐습니다.”   

자신의 일상 깨달음을 강연으로 '지금까지 강연 5000번‘ 

-강연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향후 두 달치 스케줄은 보통 잡혀 있습니다. 원래 강의 요청이 오면 대부분 수락했는데, 지금은 힘이 들어 거절도 많이 합니다. 한 달에 3주는 주7일 강의를 하고, 한주는 일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 직장인과 쉬는 날이 비슷해집니다.”  


-자신의 일상과 경험으로만 5000번 강연하면 지치지 않습니까.  

“강의할 땐 개인감정을 드러내면 안 됩니다. 무대에 필요한 감정이 따로 있어요. 그래서 감정적으로 힘듭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영화 단역으로 출연하고 있어요. 영화배우가 꿈은 아닙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제 안에 열정을 쏟아 붓기 위해 합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특별시민’에도 번개처럼 나왔다가 번개처럼 사라진답니다. 사실 무대에 ‘깡통 음식’을 올리면 안 됩니다. 싱싱한 ‘활어’같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별도의 강연 스크립트를 쓰지 않습니다만, 모든 안테나를 열어두고 새로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무대로 가져 오고 있습니다.” 

출처: 방송 캡처

그는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껄끄러운 자신의 경험을 무대에서 솔직하게 쏟아내 인기를 얻는다. ‘돈에 대한 생각’이란 강연의 한 대목이다.  

 

“우리 집은 항상 ‘돈,돈,돈,돈’ 했어요. 노동일을 하던 아버지가 노름을 해 항상 돈이 없었습니다. 이후 강사가 되면서 기업 강의 요청이 왔어요. 시간당 20만원, 40만원으로 강연료가 올랐어요. 그걸로 정신없이 명품을 샀어요. 브랜드가 밖에 드러나지 않으면 안 샀습니다. 그런데 하나 사도 목이 마르고, 두 개 사도 목이 마른 거에요. 1년 6개월간 명품 사고 그만뒀습니다. 사실 우린 수십만원 호텔비를 결제하면서 몇천 원짜리 물은 아깝다고 안 먹습니다. 차는 비싼 거 사면서 수건과 면도날은 조금만 좋은 것도 아까워해요. 그런데 진짜 부자는 보이지 않는 주변에 투자하는 사람 아닐까요. 면도 크림, 구둣솔, 슬리퍼, 양말을 좋은 걸 쓰는 사람이 부자 아닐까요.” 

 

김씨는 ‘김창옥휴먼컴퍼니’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3명은 김씨의 강연일정을 만들고 강연에 쓸 콘텐츠를 개발한다. 직원 인건비 같은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그의 연 순수입은 1~2억원 사이. “제 또래보다 많이 버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강사를 하는 이유는 돈이 목적이 아니에요. 시간당 2만원 받고 학원에서 스피치 강사를 하던 시절에도 행복했습니다. 제 ‘찌질한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힘을 얻는 게 보람입니다.” 무료 강연도 많이 한다. 전방 군부대나 어려운 복지단체는 무료로 진행한다.  

대학 졸업 후 월급 100만원 직장에서 새로운 기회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에게 유년시절 가장 뿌듯했던 경험은 중학교 때 반에서 ‘18등’을 했을 때다. “중학교 시절 매일 아침에 시험을 봤어요. ‘매일 고사’란 건데, 전날 시험보다 오늘 점수가 떨어지면 떨어진 점수만큼 맞았어요. 예를 들어 어제 90점을 맞았는데 오늘 80점을 맞으면 10대 맞았습니다. 자주 맞았습니다. 공부는 여전히 제 컴플렉스에요.”   


대입에 두 차례 연속 실패하고 바다에 투신할 생각도 했다. 인생이 정말 안 풀리는 것 같았다. 해병대에 자원입대했고, 돌아와서 음대 입시를 준비했다. “영화 ‘시스터 액트’를 보고 감동하고 음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공부도 못하고, 음악도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스스로 다그쳤어요. ‘좋아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비겁하게 사는 거야. 그 소리에 응답해, 지금’” 신문배달을 6개월 하며 한 달에 25만원씩을 벌어 음악 과외를 받았다. 


1997년 25살의 늦깎이 대학생으로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자존감은 높아지지 않았다. “동기 50명이 있는데, 다들 피아노도 잘 치고 음감이나, 박자감도 좋은 거에요. 저처럼 기초가 없는 친구는 드물었습니다. 유학 갈 돈도 없고, 실력도 없고, 부모님은 일흔을 넘기셨거든요.” 해병대를 다녀온 그는 2년간 군복을 입고 다녔다. “남들이 저에게 말 거는 게 싫었습니다. 나이도 많고, 비주류였어요. 군복이 제 ‘보호막’이었습니다.”  


-그래도 취업은 했군요.  

“충남 아산에 있는 시립합창단이었습니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퇴근했습니다. 월급 100만원에 좌절할 때쯤, 합창단 운영위원인 한 병원 의사분이 ‘목소리를 바꾸고 싶은데 레슨을 해줄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분은 지방대 의대를 나왔는데, ‘인 서울 의대’ 출신 의사들에 비해 인생이 안 풀린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어요. 


그런 콤플렉스가 평소의 행동, 말투, 표정을 딱딱하게 만들었습니다. 언제나 어깨와 목에 힘을 주고, 카리스마 있게 말하려고 문장을 짧게 끊어 말하는 겁니다. 성악가의 발성법을 가르쳐 주었더니 굳은 얼굴이 풀리고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  

출처: 방송 캡처
강연 모습

-이때 강사로 직업을 바꾸기로 한 겁니까. “그렇습니다. 성악을 하면서 배운 발성법으로 소통, 화법을 가르치는 ‘보이스 컨설턴트’(voice consultant)란 일을 할 수 있다고 봤어요. 사실 긴장하면 얼굴을 습관처럼 찡그립니다. 저절로 목소리가 탁해지고 매력이 없어집니다. 그런 사람은 유머를 구사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우리나라 리더들은 자꾸 ‘권위적인 말소리’에 집착합니다. 제가 지도한 분 중에는 하버드대에서 박사를 한 교수도 있습니다. 지식은 많은데, 강의가 지루하고 열정,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분의 목소리를 바꿔 드렸어요.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바꾸려면 사람의 인생 스토리를 다 알아야 합니다. 대개는 자신의 트라우마, 상처를 자꾸 잊으려고 노력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 상처를 인정하면 목소리, 얼굴표정이 다 달라질 수 있어요.”  


-어떻게 했습니까.  “6개월만에 시립합창단을 그만두고, 서울 종로의 스피치학원에 프리랜서로 취업했습니다. 한 달 8차례 강의로 32만원 벌었습니다. 교회 지휘, 대학생 입시 레슨까지 부업을 뛰었습니다. 월수입은 120~130만원 선이었습니다.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3~4년 목소리 컨설턴트로 일하다 우연한 계기로 방송에 출연했다. KBS 아침마당 시청률은 그가 등장하면서 시청률이 7~8%에서 13.6%로 올랐다고 했다. 전국에서 강연이 쇄도했다. 목소리, 발성법 위주 강연에서 점점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전하는 강연으로 발전했다.  

출처: jobsN

"트라우마가 직업이 되더라” 

-오랫동안 겪은 열등감이 직업이 됐네요.“어두운 과거를 외면하면 안 됩니다. 사람에게 강력한 에너지는 트라우마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또 창피함을 마음껏 공유해야 합니다. 상처를 먼저 드러내면 공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자기계발 분야 강사는 추천할만한 직업입니까.  ”강의는 지식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감정에 관한 거에요. 강의를 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어 그만둘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단역 영화배우로 출연을 하는데요, 워낙 처우가 좋지 않아요. 지금 제 직업이 고마워지더군요. 자기계발 분야 강사 중에 연간 1억 이상 버는 강사는 거의 없어요. 박봉에 월 100만원도 못 벌다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다만 만약 자신이 10년 이상 나만의 스토리를 가진 길을 걸어왔고, 그 길을 공연으로 만들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합니다. 그러나 수십억, 수백억 부자를 꿈꾸며 하면 안 됩니다.“  


-스스로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자존심이 있고 자존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존심은 내가 잘났음의 문제고, 자존감은 소중함에 대한 문제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자존심만 쫓아요. 숫자만 쫓는 삶을 삽니다. 그런데 원하는 숫자를 달성하면 ‘유지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옵니다. 


자신이 걸어온 ‘마이 웨이’(My way)가 있을 겁니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뚝심으로 간 그 길. 그 길에 집중해보세요.  체면, 권위, 자존심을 버리세요. 대신 의미, 흥미에 집중하세요. 그럴 때 최고의 몰입, 창의가 나옵니다. 인생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길 중 두 가지 중 하나만 있어도 됩니다. 저도 불필요한 자존심을 버리니 인생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면접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첫째 특별한 ‘주파수’를 면접관에게 보내야 합니다. 그 주파수를 받은 면접관이 ‘이 친구는 살아 있는 말을 하네’란 느낌을 받아야 합니다. 답변을 외우지 마세요. 그건 죽은 말입니다. 

둘째 무질서한 말하기의 원인은 무질서한 생각과 삶 때문입니다. 신발장, 옷장을 열어보세요. 속옷은 정리됐는지, 신발은 진열이 똑바로 됐는지, 스마트폰 앱은 종류별로 정리됐는지 보세요. 생활을 정리해야 말도 질서 있게 할 수 있답니다.”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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