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휴대폰 든 저 20살 남자..이 회사에서 연수입 '3억'

조회수 2018. 11. 5. 09:3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매년 성장하는 회사, 눈치 안 봐도 되는 회사
'오늘만 무료'로 시작한 모바일광고회사 오드엠
인기 SNS 운영자와 기업 광고 연결 플랫폼
설립 5년간 매출 매년 성장…직원이 행복한 회사

올해 스무살인 선재(닉네임)씨. 2016년 한 해 동안 3억원을 벌었다. 자신의 블로그 등 팔로워 120만명인 소셜미디어(SNS) 계정에서 나온 수익이다. 그는 3년째 SNS를 운영한다. 영감을 주는 이야기나 신기한 물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린다. 수익은 광고에서 얻는다. 페이지 

성격에 맞는 제품이나 이벤트 등을 소개하고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다. 콘텐츠에 어울리는 광고를 끼워 넣는 것이다. 


선재씨는 자신에게 맞는 광고를 찾기 위해 일일이 광고주를 찾아다니지 않는다. 광고주가 직접 선재씨 같은 SNS 운영자를 물색하지도 않는다. 광고주와 선재씨가 만나는 곳은 '애드픽'이라는 마케팅플랫폼이다. 

출처: 애드픽 캡처·오드엠 제공
애드픽(www.adpick.co.kr) 사이트에는 기업에서 올린 회원가입 이벤트나 제품 소개 캠페인이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이 중 자신과 잘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골라 광고·홍보한다. 사진 왼쪽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부터 3년간 애드픽 사이트를 이용해온 선재씨.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물한살인 선재씨는 2016년 매출 3억원을 냈다. SNS계정 운영자들은 페이지로 자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보통 자신의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10만명에게 131억원의 수익을 안긴 회사 

애드픽은 팔로워가 많은 소셜미디어(SNS)계정 운영자나 파워블로거 등 영향력있는 개인을 광고주를 연결해주는 사이트다. 애드픽에선 이런 영향력 있는 SNS운영자와 블로거를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부른다. 


기업은 광고하고 싶은 앱, 브랜드, 영화, 이벤트 등 각종 상품·서비스를 애드픽에 올리고, 인플루언서는 이 가운데 자신과 잘 맞는 제품을 골라 홍보·광고하고 수익을 얻는다. 애드픽에 가입한 회원은 45만명 가량이다. 


애드픽은 지난 3년간 인플루언서 9만5000여명에게 약 131억원 가량의 수익을 지급했다. 모두가 수억원을 버는 것은 아니다. 2016년 애드픽 인플루언서 회원은 연평균 45만원을 벌었다. 선재씨처럼 수억원을 버는 인플루언서는 적다. 대신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하는 회원이 많다. 


연예인 등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 애드픽을 만든 회사는 어떤 곳일까. 

출처: 애드픽 페이스북 페이지
애드픽을 이용하는 사람들. 왼쪽부터 인플루언서 회원 페북왕, 광고주 라온엔터테인먼트 윤혁재씨, 인플루언서 퉴퉴, 인크로스 강병구씨, 인플루언서 김영기씨. 페북왕은 애드픽에 광고를 하던 회사를 다니다가 인플루언서가 됐다. 부업으로 애드픽을 하는 퉴퉴은 본업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김영기씨는 서울에 집 한채 살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애드픽은 모바일광고마케팅회사 오드엠이 운영한다. 2011년 유용한 앱을 소개하는 '팟게이트' 서비스를 기반으로 창업했다. '오늘만 무료'라는 코너로 유명해졌다. 

본격적으로 인플루언서마케팅을 시작한 2014년 17억원으로 시작해 2016년 98억원 매출을 냈다. 


애드픽은 실제 구매나 이벤트 참여로 연결된 경우에만 기업으로부터 광고료를 받는다. 인플루언서는 광고를 본인 SNS 채널 등에 게재하고, 실제 팔로워가 서비스에 가입했을 때만 건당 수익(200~7150원)을 얻는다. 애드픽은 광고캠페인을 중개하고, 광고별 데이터를 분석해 모니터링해준다.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성과가 났을 때만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이나 팔로워 성격과 잘 맞는 제품·서비스만 고르게 된다. 애드픽에서  2016년 연간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인플루언서는 106명이다.  

출처: 오드엠 제공
(왼쪽) 오드엠을 공동창업한 안소연 부사장과 박무순 대표. 이들 뒤에 있는 벽에 오드엠 직원이자 프로 미술작가인 장원영 과장의 작품이 걸려있다. 오드엠은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적극 지원한다.

휴가 자유롭게 쓰고 자기계발비·도서구입비 지원 

직원 2명짜리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6년째 살아남은 오드엠은 매년 성장하는 만큼 직원 복지도 좋다. 오드엠의 한 직원은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와 동료가 좋아서 일을 하지 않는 주말이 빨리 지나가길 바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휴가 잘 다녀오세요!" 회사 시스템에 휴가신청을 하면 뜨는 말이다. 휴가를 내고 싶은 당일에 별도 사유를 써넣지 않고 신청해도 된다. 매년 기본 휴가 15일에 근속연수에 따라 날짜가 늘어난다. 하루를 쪼개 반차나 4분의 1차도 쓸 수 있다. 


출근은 오전 10시, 퇴근은 오후 7시다. 야근은 하지 않는다. 하루 근무 시간을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은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점심은 오후 12시 30분부터 1시간 30분간이다. 다른 회사와 겹쳐 식당가에서 허겁지겁 식사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직원의 자기계발을 적극 지원해준다. 매달 15만원을 자기계발비로 지급한다. 외국어, 꽃꽂이, 댄스 등 직무와 상관없는 수업도 들을 수 있다. 업무와 관련된 도서 구입비는 무제한 지원한다. 근무 시간을 넘겨 야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미술 작가나 아마추어 사진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직원이 많다. 


이밖에도 오래 앉아서 일하는 업무 특성에 맞춰 유산균 제품, 음료 등 간식도 지원한다. 전체 2층 중 한 층에 음료수를 가득 채워둔 냉장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박무순 오드엠 대표는 "저도 편안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게 좋다"며 "업무 환경은 삶의 질 뿐 아니라 업무 성과와도 직결돼 있는만큼 직원들이 항상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출처: jobsN
(오른쪽) 총 2개층을 쓰는 오드엠은 그 중 한 층을 직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한쪽 벽면에는 음료수를 채운 냉장고를 둬 자유롭게 마실 수 있게 했다. 주방에서는 음식을 해먹을 수 있어 마음에 맞는 직원끼리 점심을 해먹는다.

신종플루 덕에 창업의 꿈 이루다

오드엠 창업자인 박무순(40) 대표는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개발자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 컴퓨터학원에 다니면서 개발 언어를 배웠다. 이후 코딩에 빠져 중고교 시절 학업은 소홀히 했다. 1996년 전주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이미 실무를 익힌터라 수업보다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지금 돌아간다면 공부도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 일찍 경험을 쌓을 수 있었지만 정식으로 개발을 배울 시기를 놓쳐 나중에 다른 개발자와 소통이 잘 안될 때가 있었거든요." 


제대 후 웹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졸업하면서 인터넷 정보상거래 서비스를 창업했지만 1년 반 만에 실패했다.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려면 인맥, 법률지식,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업가가 꿈이었지만 조직 생활을 해보기로 했다. 당시 야후코리아에서 프로젝트를 위한 단기 계약직 채용공고를 봤다. 세계적인 포털 사이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였다. 계약직이었지만 성실함과 개발 능력을 인정 받아 2년 만에 정직원이 됐다. 공동창업자인 안소연(38) 부사장도 야후코리아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아동용 포털 '야후꾸러기'를 함께 기획·개발했다.

 

출처: 오드엠 제공
박무순 대표가 2010년 신종플루에 걸려 집에서 쉬면서 만든 앱 소개 서비스 '팟게이트'. '오늘만 무료'라는 코너로 유명해졌다.

2010년 유행한 전염병 '신종플루'는 박 대표의 인생을 바꿨다. 신종플루에 감염돼 2주간 집에만 있어야 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될 때라 앱을 소개하는 '팟게이트'라는 서비스를 재미삼아 만들었다. 신기한 모바일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소개했다. 공짜 앱을 소개하는 '오늘만 무료'라는 코너를 만들어 히트쳤다. 다운로드 10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팟게이트를 사고 싶다'는 요청이 밀려 들었다. 2011년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고 퇴사하고 창업했다. 모아둔 2000만원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3평짜리 사무실을 얻었다. 창업 직후 매출 16억원을 냈다. 주 수익원은 배너광고료였다. 


서비스를 점점 개선 시켜 나갔다. 우선 팟게이트에 올라온 리뷰를 살펴보니 글의 양이나 질에서 편차가 컸다. 리뷰가 충실할 수록 앱 다운로드 숫자가 많았다. 추천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업그레이드한 서비스가 인플루언서마케팅 플랫폼 '애드픽'이다. 앱을 다운로드하고 공유하는 사용자를 참여시켰다. 단순히 앱 서비스 리뷰만 올리던 사용자들이 자신의 SNS에 앱이나 이벤트 등을 공유하게 했다. 이를 보고 실제 앱이나 이벤트에 가입하거나 사용하면 소정의 수수료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매출이 빠르게 올랐다. 2014년 17억원, 2015년 43억원, 2016년 98억원으로 매출이 매년 껑충 뛰었다. 올해 목표는130억원이다. 

출처: 오드엠 제공
오드엠 직원들 근무 모습. 가운데 고양이는 사무실 근처 길고양이를 입양해 키우게 됐다.

인턴에게도 권한을 주는 회사

현재 직원 30명인 오드엠에서는 4월 29일까지 광고홍보 부문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3년 이상 경력자가 대상이다. 연봉은 경력에 따라 개인별로 협상한다. 자세한 채용 정보는 페이스북(바로가기)에서 볼 수 있다. 


오드엠에는 현재 인턴이 3명 있다. 직원 30명의 작은 조직인만큼 인턴이라고 해서 쉽게 뽑지 않는다. 향후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두고 회사에 잘 맞는 사람을 찾는다. 


인턴 월급은 150만원. 정규직에 비해 적지만 자기계발비·도서구입비 등 나머지 복리후생은 모두 똑같다. 업무나 회사에 대한 의견도 자유롭게 낼 수 있다. 


인턴 정유선씨는 인턴기간이 끝나는 대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대학 4학년인 김예은 인턴은 우선 복학할 예정이다.


마케팅팀에서 일한 김씨는 "인턴이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실행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라며 "오히려 더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라고 말했다. 신규사업팀에서 일한 정씨는 "업무에 적극 참여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라며 "회사에 모난 사람이 없고 칼퇴근이 가능한 수평적 문화가 갖쳐줘 있어 입사를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대표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발자로 일할 때는 개발 업무만 잘 하면 됐지만 대표가 되니 조직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했습니다. 또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한 말과 의사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 무거운 짐이자 행복한 목표가 됐습니다.(박무순 대표)"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